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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로 표현하는 리히터규모와 데시벨

2007년 1월 20일 오후 8시 56분 강원도 평창에서 리히터규모 4.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리히터규모’는 무슨 뜻일까?

리히터규모는 1935년 미국의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만들었다. 지진이 발생할 때 방출되는 탄성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척도로 관측 위치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리히터는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지진을 관찰하며 지진의 규모를 결정하는 방법을 최초로 고안했다.

지진의 규모는 진앙에서 100km 떨어진 곳의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최대 진폭에 상용로그를 취해 얻는다. 지진의 최대진폭이 I㎛(마이크로미터, 1㎛=${10}^{-6}$m)일 때 규모M=${log}_{10}$ I다. 규모M인 지진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E라 하면 ${log} _{10}$ E=11.8+1.5M로 나타낸다. 따라서 규모가 1만큼 커지면 발생하는 에너지는 ${10}^{1.5}$(약 32)배로 늘어난다.
 

지진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탄성에너지는 상용로그로 표현한 리히터규모로 나타낸다.


로그는 17세기에 발달한 천문학과 항해술에서 큰 수를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614년 스코틀랜드의 수학자 존 네이피어가 계산을 위한 보조수단으로 처음 쓰기 시작했고, 영국의 수학자 헨리 브리그스는 10을 로그의 밑으로 쓰는 상용로그를 만들었다.

몇년 뒤 독일의 천문학자인 케플러는 로그가 행성의 움직임을 연구하는데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1620년 행성에 관한 논문을 내며 로그의 창시자인 네이피어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는 “로그의 발명은 천문학자들이 계산하는 수고를 덜어줘 그들의 수명을 두 배로 늘렸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로그가 계산을 얼마나 쉽게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로그는 수학의 역사에서 갈채를 받았다. 그 이유는 뭘까? 로그는 양수 x, y에 대해 ${log}_{10}$xy=${log}_{10}$x+${log}_{10}$y, ${log}_{10}$$\frac{x}{y}$=${log}_{10}$x-${log}_{10}$y로 정의하는데, 곱셈과 나눗셈을 덧셈과 뺄셈으로 바꿔 계산을 한결 수월하게 했다.

성능 좋은 계산기와 컴퓨터가 복잡한 계산을 순식간에 해결하는 오늘날에도 로그함수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는 지수함수와 관련있기 때문이다. 1746년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관계를 발견했다. 그는 네이피어와 브리그스가 만든 로그를 이용해 방정식 ${a}^{x}$=b의 해를 멋지게 구했다.

수학교과서에서는 로그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a>;0, a≠1일 때, 양수 b에 대해 ${a}^{x}$=b를 만족하는 실수 x는 반드시 하나 존재한다. 이때 x의 값은 a를 밑으로 하는 b의 로그가 되고 x=${log}_{a}$b로 나타낸다. 여기서 b를 ${log}_{a}$b의 진수라고 한다.

로그는 로가리듬(logarithm)을 줄인 말로 케플러가 처음 사용했다. 그리스어로 로고스(logos, 비율)와 아리드모스(arithmos, 수)를 결합해 ‘비율을 나타내는 수’라는 뜻의 로그가 탄생했다.

로그를 단위로 사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소리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아주 작은 소리(${10}^{-16}$W/cm²)부터 고통을 느낄 정도로 큰 소리(${10}^{-4}$W/cm²)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0}^{-4}$W/cm²은 ${10}^{-16}$W/cm²의 1조배나 되는 소리다. 이렇게 광범위한 소리를 표시하기 위해 편의상 소리의 단위로 상용로그를 사용한다.

측정하고자 하는 소리의 크기를 I라 하자. I를 ${I}_{o}$(${10}^{-16}$)로 나눈 값에 상용로그를 취하면 소리의 단위인 벨(B)이 된다. 여기에 10을 곱한 값이 흔히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데시벨(dB)이다. 따라서 소리의 크기는 D(dB)=10l${log}_{10}$$\frac{I}{{I}_{o}}$(I는 소리의 강도, I0=10-16, I와 ${I}_{o}$의 단위는 W/cm²)로 나타낼 수 있다.

평균적으로 나는 생활소음은 약 40dB이며 일상의 대화는 약 60dB, 시끄러운 록밴드의 음악소리는 110dB 정도다.

20dB은 10dB보다 10배 더 강한 소리고 60dB은 40dB에 비해 100배 더 큰 소리다. 여기서 문제 하나. 천둥소리의 크기가 120dB이고 번잡한 거리의 소음이 80dB다. 그렇다면 천둥치는 소리는 거리의 소음보다 실제로 몇 배 더 큰 소리일까? 정답은 10000배다.

200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흥규 수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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