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아빠는 딸이 자신을 닮으면 어쩌나 걱정한다. 못생긴 아빠도 예쁜 딸을 얻을 수는 없을까. 최근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실이 밝혀졌다. 못생긴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 하우스핀치는 예쁜 새끼를 얻기 위해 더 노력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크리스틴 나바라 교수팀은 화려한 붉은 깃털을 가진 수컷과 짝짓기했을 때보다 누런 깃털의 수컷과 짝짓기했을 때 암컷이 낳은 알에 비타민 A·E 같은 영양분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생리ㆍ생화학 동물학회지’(Physiological and Biochemical Zoology) 11·1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하우스핀치의 둥지 150개에서 수컷 하우스핀치를 잡아 꼬리표를 붙이고 잘생긴 것과 못생긴 것으로 나눴다. 이후 둥지에서 암컷이 알을 낳을 때마다 찰흙으로 만든 가짜 알로 바꿔치는 방법으로 암컷이 알을 반복해서 낳도록 유도해 수거한 알의 노른자 성분을 분석했다.
새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외모는 생존 능력이 우월하다는 증거다. 생존 능력이 뛰어난 새만이 먹이를 충분히 구하고, 남는 에너지로 아름다운 깃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암컷이 아름다운 수컷을 선호하고, 또 이들과 짝짓기 한 알에 더 많은 영양분을 포함시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기존 학설을 깨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나바라 교수는 “한때 위기에 처했던 하우스핀치의 개체수가 급증했다”며 “결점 있는 수컷과 짝짓기하더라도 우수한 새끼를 낳으려는 암컷의 전략이 성공한 결과”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