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잎에는 기공이라는 작은 구멍이 있다.
한쌍의 공변세포가 여닫는 기공은 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체들이 오가는 일종의 통로다. 공변세포는 날씨가 맑고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이 충분할 때 기공을 열고, 반대 상황에선 기공을 닫는다. 그런데 세균도 기공의 여닫이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식물병리학자 솅양히 박사팀은 애기장대를 이용한 실험에서 잎이 세균의 공격을 받을 때 기공을 닫는다는 사실을 밝혀 지난 9월 8일‘셀’에 발표했다.
보통 잎의 기공은 세균에 노출된 지 한시간 안에 닫힌다. 이런 행동은 식물이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식물의 잎은 단단한 층으로 덮여 있어 세균이 식물세포로 침투하려면 잎에 난 상처나 기공을 통해야만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슈도모나스 시링게’(Pseudomonas syringae)라 불리는 식물병원균은 굳게 닫힌 기공을 쉽게 연다. 이 균은‘코로나틴’(coronatine)이라 불리는 식물호르몬 유사물질을 분비해 식물을 속여 기공을 열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