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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언어를 모를 때 우리는 제스처로 대화한다. 그런데 말 자체에도 제스처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의 아트 누스바움 박사팀은 말의 속도나 음조가 말하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연구결과를 ‘저널 오브 메모리 앤 랭귀지’(The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8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학생 24명에게 컴퓨터 화면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점을 묘사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위로 가고 있다’거나 ‘아래로 가고 있다’ 두 문장 중 하나만 말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점이 위로 가고 있다고 묘사할 때 목소리의 음조가 아래로 가고 있다고 말할 때보다 평균 6Hz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움직이는 점이 아니라 문장을 읽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빨리 움직이는 점을 묘사할 때는 말이 더 빨라졌다.

말을 듣는 사람은 이런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연구팀은 속도가 변하는 점 실험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음성을 녹음해 다른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학생들은 말의 속도에서 점의 속도에 대한 정보를 얻어 움직이는 점의 빠르기를 정확히 맞췄다.

누스바움 박사는 “말의 속도나 음조를 바꾸는 것을 ‘말짓’(spoken gesture)이라 부를 수 있다”며 이는 “손을 이용한 제스처에 비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와! 멋진 차인데!’라는 말을 듣고 그 차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또는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자인 메디슨 위스콘신대의 글렌버그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우리와 언어를 공유하지 않는 동물의 의사소통 방식을 연구하는데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원숭이가 하늘 위의 독수리를 보고 내는 날카로운 소리와 발아래의 뱀을 보고 내는 다급한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말의 속도나 음조가 말하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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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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