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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공급을 둘러싼 암투와 경쟁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돈벌이를 위해 전기의자를 만들었다?

에디슨은 축음기, 영사기, 백열전구 등 수많은 발명품을 최초로 만들어낸 인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에디슨의 이면에는 비열한 기업가의 모습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고안한 직류 방식의 전기를 홍보하기 위해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교류 방식 전기의 위험성을 거짓으로 과장했고, 교류 전기로 개와 고양이를 태워 죽이는 잔인한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미국의 역사학자 질 존스가 쓴 ‘빛의 제국’은 전기가 처음 소개된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책이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그리고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설립자 조지 웨스팅하우스 세 사람이 미국의 전력 공급을 둘러싸고 벌인 경쟁을 긴장감 넘치는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전기의 상업적 가능성은 엄청났다. 전등 하나만으로도 미국에서 4억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됐다. 이때 가장 먼저 앞서나간 인물이 바로 직류 전기 진영에 선 에디슨이었다.

에디슨과 대척점에 선 인물은 불운한 공학자였던 테슬라였다. 그는 전기를 상업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에디슨과 뜻이 맞지 않아 그의 회사에서 쫓겨나고 자신의 특허마저 빼앗긴 채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저자가 본 웨스팅하우스는 이상주의자였다. 노동자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비번제도를 도입한 인물이었다. 그는 테슬라를 만나 교류 방식 전기를 개발하며 도약의 발판을 만든다. 이들과 직류 전기를 옹호한 에디슨의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저자는 이 19세기 마지막 과학 전쟁을 ‘전류전쟁’이라 부른다.

이들의 갈등은 ‘가장 유명한 발명가가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공격한’ 세 번의 전류전쟁에서 절정에 이른다.

전기의자를 이용한 사상 최초의 사형 집행을 통해 에디슨은 교류 전기의 위험성을 홍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사형수가 즉사하지 않아 오히려 의심을 받는다.

이어 벌어진 시카고 세계박람회 조명설비 입찰에서는 테슬라가 개발한 교류시스템이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전투인 세 번째는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계 최초의 수력발전소를 설치하는 문제였다. 이번에도 웨스팅하우스의 교류시스템이 승리했고, 오늘날 우리가 쓰는 전기는 교류 방식이 됐다.

‘빛의 제국’은 소설처럼 빠른 전개와 시대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돋보인다. 특히 전기의자 발명과 최초의 사형집행 순간에 대한 설명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정확하고 매끄러운 번역도 읽는데 큰 부담이 없다. 현대 문명을 발전시킨 다양한 전기기술의 발전사와 원리에 대해서 함께 알 수 있다는 것도 이 책만의 장점이다.
 

빛의 제국^질 존스 지음, 이충환 옮김(양문, 536쪽, 2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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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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