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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원천이며 생명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과학동아'87 6월호 참조) 이런 귀중한 물이 산업화 과정에서 더럽혀져 이제는 거꾸로 생명을 위협하기에 이르렀으니 이 얼마나 큰 아이러니인가?

 

자정(自淨)능력 떨어져
 

수질오염(Water pollution)이란 인위적 요인으로 하천, 호수 및 해양과 같은 자연수역에 오염물질이 섞여 수자원을 이용하기 어렵게 하거나, 수중생물과 인간의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말한다.
 

자연계의 물은 스스로가 오염물질을 여과, 침전, 산화 시킴으로써 정화를 할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양이 혼입되면 정화 능력 범위를 넘어 자정작용을 할수 없게 된다. 그리하여 수중에 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수질오염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수질오염은 공중보건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수중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인간문명의 산물인 건축구조물, 선박, 공장의 급수 배관, 상수처리 비용의 증가등 경제적 손실도 동반 한다.

 

오염의 원인들
 

공업화와 도시의 비대화, 산업 규모의 확대 및 토지 이용의 증대는 오염물질의 대량 방출로 수질을 오염 시킨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오염물질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하천, 호수, 해역에 유입 되었을 때 수질오염이 발생한다.
 

수질오염의 발생원을 크게 나누면 도시하구, 공장폐수, 농경하수 등이 있다.
 

도시하수는 가정과각종 건물및 시설물로 부터 방출 되는 하수로서 분뇨와 쓰레기를 다량 함유 한다. 도시하수에는 각종 무기물과 유기물이 포함 되어 있는데, 그중 각종에 세제(detergent)는 하천 수면에 포막을 형성, 용존산소를 감소 시키며 부패를 촉진 시키기도 한다. 도시하수는 당연히 하수도와 하수 처리장을 거쳐 처리되어야 하는데 하수도 설비의 미비와 하수처리장의 불비로 처리 되지 않은 상태로 하천에 유입 되는 경우가 많다.
 

공장폐수는 공장의 종류에 따라 그 양과 질이 다르며 수질오염에 미치는 영향도 각각 다르다. 즉, 식품공장, 펄프공장, 피혁, 직물공장에서는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한 폐수가 나오며, 화학약품공장, 석유정제공장에서는 각종 화학물질과 취기를 함유한 폐수가 나온다. 이러한 유독성 폐수 외에도 발전소에서 다량의 냉각수를 쓰고 난뒤 버리는 고온의 폐수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농업에 의한 오염은 화학비료의 사용과 살충제 제초제등이 문제 되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살충제에는 유기인제제, BHC, DDT, 알드린(aldrin) 등 종류도 다양하며, 그 독성 또한 강하다. 이런것이 하천이나 연해에 유입 되었을 때 어족의 생존과 인간생활에 피해를 준다.
 

농약이외에 PCB와 같은 유기염소계 화합물은 생체 속에 농축 되는 독성물질로 이 또한 수질오염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오염원이 한 지역에 집중 되어 있을 때 오염은 더욱 가중 된다. 반면에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서 오염물질이 분산 되어 방출 되었을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다.

하천의 자정능력은 희석, 즉 하천유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하천의 유량 변화에 따라 수질오염의 변화가 있다. 때문에 강우량이 많은 하절기에는 수질오염이 완화 되었다가 갈수기에는 수질이 악화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롱아일랜드만의 생태계의 DDT오염과 먹이연쇄(1967) 단위 : ppm


오염의 형태
 

하천과 호수의 물이 오염 되면 물속에 용존산소 소모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물속의 호기성(好氣性)생물은 점차 줄고 혐기성(嫌氣性) 생물이 증가 한다. 이로 인한 생물상(生物相)의 변화양상은 수계의 오염상태 및 자정 효과를 측정 하는 지표가 된다. 청정(淸淨)수역에서는 정상적인 어류와 녹조류의 생식을 관찰할 수 있지만, 오염된 부패수역에서는 어류와 녹조류가 줄고, 진균류가 늘어남을 관찰할 수 있다.
 

각종 오염물질 방출로 생긴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은 먹이사슬을 통해 유독물질이 체내에 농축되는 현상을 일으켜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 까지 그 영향이 심하게 미치게 된다. 생물의 농축에 의한 중독문제는 오염원과 중독자 간의 뚜렷한 인과관계를 발견하기 어렵고 만성적인 것이기 때문에, 중독현상이 발견 되었을 때는 이미 늦어 치유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오염물질에 함유된 영양염류의 수계 유입으로 발생하는 부영양화(Eutrolhication) 역시 내수면 뿐만 아니라 내항, 연안 등에서 발생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부영양화는 생물상(生物相) 을 단순화 시키며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량 번식과, 그 중 유독종(有毒種)에 의한 다른 생물의 폐사를 일으킨다. 또한 표층수가 저층수 보다 온도가 높은 경우, 혼합과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며 저층수의 용존산소가 미생물에 의해 소모되어 혐기성 상태로 변화하며 저서생물의 생존이 불가능하게 된다.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있는 오대호에서도 1960년대에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조사 결과 호수 안에 유입된 인(P)이 플랑크톤 발생원임이 밝혀져 호수 안에 유입되는 인의 양을 5분의 1로 줄이기로 두나라가 합의 하였고, 1973~74년에는 인 함유 세제 사용을 전면 금지 하여 부영양화를 막을 수 있었다.
 

이집트의 나일강 중류에 11년에 걸쳐서 완성된 아스완댐 상류의 인공호수 부영양화는 댐 완성 후 10여년 간에 걸쳐 국가적 문제가 된 일이 있다. 이는 자연을 개조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려주는 귀중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수질을 영양염류의 레벨로 크게 빈영향(貧榮養)과 부영양(富榮養)으로 나눌 때 인간활동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는 빈영양에서 부영양 상태에 이르기 까지 수백년 이상이 걸린다. 그러나 인간활동이 많고 그 영향이 큰 지역의 수계는 20~50년 사이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1984년 8월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호소(湖沼)환경회의'에서 보고 되었다.
 

연안에서 발생되기 쉬운 적조(赤潮)현상은 수질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적조는 그 식물 플랑크톤의 종류에 의해 홍색에서 암갈색까지 다양한 색을 띤다. 적조는 양식어업과 연안생태계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어패류를 유독화시켜 그것을 먹은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까지 하는 수도 있다.
 

다음으로 호수의 수질을 파괴하는 것으로 산성비(Acid rain)를 들 수 있다. 가정, 공장, 자동차 등으로 부터 배출된 유황성분과 질소성분이 비에 녹아 산화(酸化)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이다.
 

해역에서는 현재까지 산성비로 인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활동에 의해 대기중에 방출되는 탄산가스의 대량 소비자가 대륙붕 연안부에 생육하고 있는 갈조류(褐藻類)임을 생각할 때 해양 수질보호의 필요성 역시 중요한 것이다.
 

해양수질의 오염은 또다른 한 형태, 즉 석유에 의해서도 광범위한 해역에 걸쳐서 발생하고 있다. 연간 약4백95만톤의 석유가 각종 원인에 의해 해상에 방출되고 있으며, 탱크 조작 실수와 사고로 인한 것만도 그 중 38%에 이른다. 대형탱크 누출사고로 인한 인근 해역의 생태계 복원에는 5~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각종 양식어업과 해수욕장 등 휴양지가 피해를 받는 사례가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PVC 파이프로 쏟아지는 폐수가 냇물에 흘러들어 오염시키고 있다.

 

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수질오염의 발생원은 인간이며 동시에 피해자 역시 인간이다.
 

수계로 유입된 오염물질 중 유기염소계 화합물은 그 종류와 양이 많고, 생체속의 축적성이 강해 포유류와 조류 등 고등동물의 체내에 쉽게 축적된다. 또 이들 물질은 발암성, 돌연변이원성 등 위해성이 큰 것으로 BHC, PCB, 염화 비닐, THM(Trihalomethane), 다이옥신 등 이이에 해당한다.
 

베링해에서 남극해에 이르는 서태평양을 조사한 결과, 해수와 서식 포유류의 체내에서 PCB, BHC등이 검출되었다 한다.
 

일본에서는 '가네미유증'(油症)으로 알려진 PCB의 경우 잔류성이 강해 그 오염지역이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CB는 동물의 성호르몬에 분비에 악영향을 주어, 조류의 경우, 알의 껍질을 얇게 하여 멸종에 이르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수질오염으로 인한 상수원의 오염은 또다른 심각한 인간의 건강상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수원 소독으로 행해지고 있는 염소소독 중 유리된 염소 성분이 오염된 미량유기물질과 반응하여 생성되는 트리할로메탄(THM)이 있다.
 

이 THM은 인간에게 간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있다. 과거에는 상수원이 깨끗하였기 때문에 정수장에서 염소소독을 하면 그 잔류성분으로 병원균이나 혼입된 오수의 병원균을 죽이는 효과를 기대 하였었다. 그러나 상수원의 오염이 극심하여지고 상수관의 노후와 하수도 시설의 미비로 각종 오수가 혼입되고 있으므로 수도수의 오염도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THM의 존재는 단지 이 한가지 물질의 오염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유사화합물과 다른 화합물도 상당량 함유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염화비닐이 ${4}^{7}$×${10}^{-7}$㎍/ℓ 함유된 물을 일생 동안 마시면 암에 걸릴 확률이 95% 이상이라고 추계 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의 어느 수도물에서는 최고 10㎍/ℓ가 측정 되었는데 이것은 암에 걸릴 수 있는 추정 농도보다 무려 2천만배나 높은 농도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1974년 미국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에서 생쥐를 통한 실험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즉, 수도물을 먹인 생쥐 실험군이 활성탄에 그 수도물을 걸러 먹인 생쥐 대조군에 비해서 기형태아 발생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 보고에 따라 당시 포드 대통령의 명령으로 음료수에 대하여 국가적 유기물질답사조사(National Organics Reconnaisance Survey)를 실시하였다. 미국 전역의 수도물에 대하여 활성탄 또는 고성능 흡착제(XAD-2 등)로 미량유기물질들을 흡착수집 하고 정밀 분석을 한 결과, 각종 유기용매(Benzene, Toluene, Chloroform 등), 산업폐기물, 농약류, 플라스틱 가소제, TCDD, THM 등 1백17종이 확인 되었다. 이것들은 음료수 수질기준에 규정이 안되었던 것들로서 음료수 중에 오염 되어 제거 되지 않는 채 마시게되어, 그 결과로 발암률 또는 기형아 출생률을 높인다는 개연성을 인정한 사건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중금속류(수은, 납, 카드뮴, 비소, 크롬, 망간 등)는 미량이라고 계속적으로 섭취하면 만성적 질병에 걸리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들은 먹이사슬을 통해 차츰 농축되어 인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들에 의한 질환으로는 암, 신경장애, 간기능장애 등이 있다.
 

중금속 중독에 의한 질병 발생의 대표적인 예는 유기수은 중독에 의한 '미나마따'병과 카드뮴 만성중독에 의한 '이따이 이따이'병일 것이다.
 

1956년 5월 1일, 신일본질소(新日本窒素) 미나마따공장 부속병원 의사로부터 보건소에 "원인불명의 중추신경질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날이 '미나마따'병이 공식적으로 발견된 날이었다. 증상은 청력·시력장애, 언어장애, 가벼운 전신장애등 이었다.
 

"신일본질소 미나마따 공장에서 배출된 유기수은 화합물에 의해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한것이 원인"이라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발표된 것은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68년 9월에서 였다.
 

산모의 수은중독 영향을 받아 태어난 어린이는 소아마비 증세와 비슷한 선천성 지각장애와 발육장애 증세를 보였다.
 

이 미나마따 병으로 현재까지 약 4백여명이 사망하였다. '이따이이따이'병은 1955년, 일본의 '신츠'천 상류에 위치한 '미쓰이'금속광업소 부근에서 나타났다. 공장에서 배출한 카드뮴 함유 폐수가 주변 농토를 오염시켜 여기서 생산된 쌀을 먹거나 식수를 마신 주민이 연골화증 등의 증세를 보인 것이다. 카드뮴 만성중독에 의한 이 병은 30대 이후의 경산부에게서 주로 발병 했다. 일본 후생성은 1968년 5월 '이따이이따이'병을 제1호 공해병으로 인정 하였다.
 

1983년 12월 말 까지의 인정환자수는 1백17명, 그 중 사망자는 80명이다.

 

공장 폐수에 오염된 물을 오랫동안 마신사람의 피부에 나타난 증상


수질의 관리
 

물은 모든 생명체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식수원으로서의 안전성 관리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깨끗한 물은 잘 보존하고 오염된 물은 다시 깨끗한 상태로 환원 시키며, 수질오염으로 인한 인간의 건강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수질관리의 목표다. 특히 화학물질의 경우에는 그 안전성 평가가 매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합리적인 오염기준을 설정해야한다.
 

미국의 경우 공장 폐수 배출규제 중에 1백29종의 유독성 물질에 대하여 특별히 '특정유해물질'(Priority pollutant) 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17종이 특정유해물질로 규제되고 있다.
 

유해성 물질이 상수원을 오염 시키고 음료수를 통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은 보다 발전된 수질 관리와 상수처리 방법이 필요한 이유를 말해준다.
 

현시대는 개인위생 시대가 아닌, 공중보건시대이다. 근년 우리나라 인구의 사망 원인 중 1위와 2위가 환경오염 물질들이 원인이라고 밝혀진 고혈압과 암이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적인 노력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억제 하기 힘들다. 공동의 협동적 노력으로 이를 개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음용수 기준에는 중금속류 등 몇가지로 국한되어 있으나, 선진국에서 개시한 것과 같은 '위해성 화학물질'(Suspected hazardous chemicals)에 대하여도 그 건강상 위해성(Health risk)을 평가하여 음용수중의 위해물질 '매일섭취량'(ADI;Acceptable Daily Intake)설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THM과 같은 위해성 물질의 평가·분석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져 위생적이며 안전한 음용수를 마실 수 있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198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정 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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