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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과학동아가 걸어온 20년

과학대중화의 꽃을 피우다

1986 년 1월 1일, 전국 서점에 새로운 잡지가 한 권 진열됐다. 표지에 핼리혜성이 지구를 지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바로 과학동아 창간호였다. 

올해로 과학동아는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 동안 과학동아는 한국에서 과학대중화의 씨앗을 심고 물과 거름을 줬다. 어느새 그 씨앗들이 열매를 맺고 있고 과학동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과학잡지로 자리잡았다. 모두 독자들이 보내준 과분한 사랑 덕분이다. 창간 20주년을 맞아 과학동아가 걸어온 길을 주요 기사를 중심으로 되돌아본다.
 

1996년 1월 1일 나온 과학동아 창간호. 이 땅에 본격적인 과학대중화 바람을 일으킨 기폭제였다.


1996~1990 한국인 특집으로 시작한 창간호

과학동아는 동아일보사가 ‘문화주의’라는 사시에 맞춰 과학잡지 창간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과학교양지가 거의 없었고, 동아일보사는 한국의 미래가 과학에 있다는 신념으로 과학잡지를 창간했다.

과학동아는 창간호부터 6호까지 ‘한국인’을 특집으로 다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인의 기원, 체질,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성과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성주 초대 편집장은 “주변의 많은 지식인들이 자기도 처음 아는 사실이 많았다며 전화를 해 왔다”고 회고했다. 한반도의 지질, 동·식물, 천연자원 등도 차례차례 소개했다.

당시 개인 컴퓨터가 처음 한국에 도입되면서 전국에 컴퓨터 열풍이 불었다. 과학동아에 오랫동안 연재된 ‘컴퓨터 다이제스트’는 컴퓨터를 쉽게 배우고, 유익한 상식을 알 수 있는 코너였다. 특히 1987년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과학동아에 실렸다. 글을 쓴 기자조차 처음에는 ‘computer virus’가 진짜 바이러스인지 고민했다.

‘에이즈’와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사고’(1986년)도 80년대 후반 여러 차례 다룬 기사였다. 체르노빌 사고는 안전하다고 믿었던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1987년 10월 특집으로 다룬 ‘극한의 과학’은 손톱만한 반도체 등 한국에서 개발되고 있던 첨단기술을 소개해 국내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일으켰다. 과학교사와 함께 다녀온 생태탐사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이 시기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가 문을 열어 많은 이공계 학생들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과학기술 대학’의 기치를 높인 두 대학을 과학동아는 기사로 격려하고 채찍질했다. 두 대학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 이공계 대학이 됐다.
 

과학동아는 창간호를 비롯해 여러 차례 한국인에 대한 기사를 썼다. 사진은 2004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만든 한국인의 평균 얼굴 모습.


1990~2000 달나라에 간 아인슈타인

1990년대 들어 사회 현상을 과학과 결합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1990년 2월호 특집으로 소개된 ‘교통문제 과학으로 푼다’는 기사가 초창기 작품이다. 이런 현상은 1990년대 중반 들어 더욱 활발해져 생활의 모든 분야가 과학기사의 소재가 됐다. 영화와 스포츠를 과학과 결합한 기사, 생활 주변에 숨은 과학을 다룬 기사가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에 가장 많이 소개된 기사는 우주와 이론 물리 분야에서 나왔다. 1991년 1월호 특집기사인 ‘탄생 우주 태양 지구 생명체 그리고 인간’을 시작으로 ‘입자물리학으로 추적한 물질의 궁극적 존재’(1993.2) ‘21세기 과학기술문명 시간여행’(1993.4) ‘우주론의 혁명 상대성이론’(1993.9) ‘상대성이론, 빛의 수수께끼 추적’(1994.5) ‘혜성과의 충돌 임박, 목성 대연구’(1994.6) ‘지구위협 혜성, 소행성의 정체’(1994.7) ‘달도시, 21세기 세워진다’(1994.9) 등으로 특집 기사가 숨가쁘게 이어졌다. ‘아스트로 월드’ 등 천문 연재물도 큰 인기를 끌었다.

과학동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이공계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을 본격적으로 전문기자로 양성했다. 이들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과학이론이나 기술을 활발하게 알렸다. 특히 ‘현대 물리학의 혁명, 카오스이론’(1994.1)과 ‘가상현실의 세계’(1994.2)는 과학동아를 통해 거의 처음 소개돼 많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카오스이론은 독자들의 거듭된 요청으로 1996년 2월 ‘혼돈 속에 숨겨진 질서 - 카오스세계’로 다시 한번 소개됐다.

과학동아는 창간 때부터 ‘국내 과학 필자를 키우자’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 과학자를 격려하고 비록 외국에서 나온 지식이라도 우리의 시각으로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들어 글 잘 쓰는 젊은 과학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에게 과학동아는 글쓰기의 등용문이었다. 정재승, 최재천, 이융남 박사는 과학동아를 통해 글을 쓰며 크게 필명을 날렸다. 과학저술가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도 ‘성의 과학’ 등을 연재하며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

‘보고 즐기는 과학잡지’라는 과학동아의 컨셉이 1990년대 중반 들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로운 일러스트, 연구의 핵심을 전달하는 사진, 눈길을 끄는 편집 등은 과학을 더욱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했다.
 

1960년대 들어 한국 공룡에 대한 기사가 이어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01~2006 한국의 과학 저널리즘을 주도하다

21세기 들어 과학동아는 세계 과학의 흐름과 본격적으로 발을 맞추게 됐다. 5년 이상 과학전문기자를 양성했고 한국 과학자의 수준이 세계와 근접할 정도로 올라간 것도 이런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과학동아는 한국 과학저널리즘을 주도했다.

생명과학과 나노과학이 21세기 최고의 과학으로 떠올랐다. 생명과학은 새로운 이슈를 계속 쏟아냈다. 여러 차례 인간게놈프로젝트 특집이 나갔으며 ‘코리안게놈프로젝트’(2002.11), ‘복제인간’(2003.1), ‘복제인간, 진실과 거짓’(2003.2), ‘복제양 돌리의 죽음’(2003.3), ‘침팬지게놈프로젝트’(2003.6) 등이 잇따라 터졌다. 과학동아 한 권이면 세계 과학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 두드러졌다. 미술 작품 속에 숨은 과학을 찾고 음악당 속의 과학, 영화관이나 뮤지컬 무대 위의 과학을 집중 조명했다. 종교와 과학의 화해(2002.6)도 과학동아에서 주선했다.

우수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 한의대로 몰리면서 ‘이공계 위기’ 현상이 사회 이슈로 등장했다. 과학동아는 과학기술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해 2002년 4월 ‘이공계 위기 그 진실은’을 보도한다. 이 해부터 매년 10명씩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을 선정해 바람직한 역할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과학자들의 수준이 크게 올라가면서 국내 뉴스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2002년부터 국내 프론티어 사업단을 2년 이상 시리즈로 다룬 것이 좋은 예다. 외국에 의존하던 우주 기사도 2005년 11월 ‘우주를 뒤지는 한국인’으로 자존심을 지켰고, 2004년 10월에는 한국 최초의 두 발 로봇 휴보의 전신이 과학동아를 통해 최초로 소개됐다. 디지털 빅뱅이론(2005. 6), 코리아노사우루스(2005.7), 청계천 복원(2005.10) 등은 모두 한국의 과학기술이나 성과를 다룬 특집물이다.

기념할 만한 과학의 역사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상대성이론 100년’ 특집은 국내 신문과 방송이 관련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03년 5월 DNA 구조 발견 50주년을 비롯해, X선 발견 100주년, 양자역학 100주년 기사 등이 때마다 소개됐다.

과학동아는 앞으로도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과학기사로 독자 여러분께 더욱 유익한 과학잡지로 다가설 것을 다짐한다.
 

01 영화는 늘 과학동아 기사의 단골소재였다. 02 2000년대 들어 한국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과학동아에서도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사진은 한국 최초의 두 발 로봇 휴보가 춤추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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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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