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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맞는 국민문화의 창조를

오늘의 세계와 우리의 대응

탐구와 창조의 세계인 과학기술은 경제와 사회, 나아가서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발전에 끊임없는 혁신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특히 60년대 이래 컴퓨터 그리고 반도체를 위시한 정밀전자공학(microelectronics),유전자공학 또 신소재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경제사회전반에 걸쳐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변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큰변혁은 산업혁명에 견줄만한 '기술혁명'또는 '제2의 산업혁명'으로서 아마 앞으로 21세기초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18세기의 산업혁명은 당시의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바꾸어놓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전개되고있는 기술혁명 또한 오늘날의 산업사회를 미래의 새로운 사회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이를 일컬어 '다니엘 벨'은 후기 산업사회, 또 어떤 이는 탈공업사회 그리고 정보화사회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서기 2000년은 다음 세기의 원년(元年)으로서 보다, 20세기의 산업사회가 미래의 새로운 사회로 이행해가는 역사적인 분기점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사회의 변천과정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기술이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빠른 속도로 많은 변화를 유발하여 도시형태도 달라지고 국제경제질서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확산해감에 따라 우리의 생활양식은 물론 사회,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우리나라의 산업화과정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옮겨진 산업사회의 문화는 아직도 우리사회에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하였다. 오래도록 우리사회를 지배해왔던 전통문화사이에 빚어진 여러가지 갈등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미래의 신사회로 주도할 과학기술의 발전을 좌우하는 결정요인 가운데는 10∼20년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것과 훨씬 더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이 있다. 국민의 가치의식을 포함한 국민성이나 더 넓게는 국민문화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이제 우리는 '2000년대를 향한 과학기술발전장기계획'을 갖게되었다. (과학동아2월호참조). 여기에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의 잠재력을 결집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우리산업의 기술수준을 향상하여 경제의 발전을 이룩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판을 유지하고 다른 선진국과 경쟁하면서 21세기 선진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면 과학자나 기술자 개개인의 노력이나 그들이 속하는 조직, 단체의 힘만 가지고 부족하다. 여기에는 반드시 새로운 미래사회에 부합하는 우리의 국민문화가 창조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사회 전체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일은 과학정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고 과학 기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사회적으로 확산해나가는 것이다.
 

조선조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에 두가지 주목할 대목이 있다. 세종조에 찬란한 과학적 업적이 있었고 과학정신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후 더 이상 발전하지도 않았고 계승되지도 못하였다. 그 얼마후 바다 건너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 세계사를 바꾸어 놓던 때가 우리나라에선 영조 말엽에서 정조로 이어져가던 무렵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세계적 경제사회의 대변혁을 알지도, 참여하지도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실학사상이 일기 시작하여 다산(茶山)은 '경세유표'에서 중국의 앞선 기술을 흡수하여 국가발전의 새 기틀을 삼아야 한다고 건의하였지만 이 또한 일부 선각자의 주장으로 그치고 말았다. 이렇게 우리의 문화는 산업혁명 즉 '제2의 물결'을 감지하고 수용할 태세를 갖추지 못하였다.
 

이러한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배우게 된다. 2백년만에 다시 일기시작한 '제3의 물결'로 인해 세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학기술이 주도하게 될 미래의 신사회를 대비하여 올바른 가치의식을 정비하고 새로운 국민문화를 창조할 때에 이르렀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의 15∼20년 동안은 바로 새로운 문화의 창조기반을 확립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세종때의 과학정신을 부응하여 2000년을 맞이할 준비를 서둘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학기술 그 자체 못지않게 과학기술을 둘러싼 주변의 여러가지 일에 우리는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분야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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