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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주얼리(Digital Jewelry)

스스로 울고 웃는 똑똑한 보석

생기발랄한 20대에서 중년까지 여자라면 꼭 하나쯤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의 결정, 아름답지만 흔치 않고 쉽게 넘보기 힘든 미인같은 존재, 태양과 달의 고귀함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영물, 오랫동안 인류의 마음을 빼앗아온 불멸성…. 모두가 보석에 빗대는 말이다.

옷깃과 소매 사이로, 때론 우아한 손짓에 보일 듯 말듯 비치는 정제된 액세서리만큼 세련미를 자랑하는 것은 세상에 그리 흔치 않다. 소재의 희소성 보다는 브랜드가 ‘명품’의 척도인 시대, 보석은 여전히 숭배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티파니’‘카르띠에’‘다미아니’‘불가리’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들 브랜드는 오랫동안 명가의 지위를 누려왔다. 만일 여기에 세계적인 첨단 IT기업IBM이 낀다면? 실제로 IBM과 같은 정보기술 전문 기업들도 오래지 않아 명품 브랜드를 하나쯤 갖게 될 전망이다.

액세서리폰

화려한 파티장. 주머니를 가득 채우는 휴대전화는 옷의 맵시를 떨어뜨리기 일쑤. 그럴 땐 IBM표 액세서리폰을 착용해보자. 귀걸이 넘어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으며 팔찌의 액정화면으로 상대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선글래스 시어터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눈 앞의 시어터’. 투명창과 스피커가 달린 선글래스나 월계관을 닮은 헤드셋을 쓰면 DVD급 화질의 영상과 스테레오 음향을 만끽할 수 있다. 참드테크놀로지의 명품선언.

반지형 마우스

IBM이 유비쿼터스 시대를 겨냥해 개발 중인 반지형 마우스. 반지를 낀 손을 허공에 내저으면 손 움직임을 따라 컴퓨터 화면의 커서가 움직인다. 영화 ‘마이너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착용했던 장갑형 마우스 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앞선 형태다.

자바링

건망증 환자를 위한 미래형 반지. 디지털세미컨덕트가 개발한 이 반지만 끼면 집안 출입은 물론 자신이 가입한 모든 사이트에 자동으로 접속할 수 있다. 지름 16mm 스테인리스 반지 안엔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들어 있다.
 

패션과 IT기술의 어울림. 지난 5월 한 호텔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새로 출시된 휴대전화를 들고 입장하고있다.


IBM표 명품세트

최근 IBM 소비자컴퓨터연구팀은 반지와 팔찌, 귀걸이, 목걸이가 한 묶음을 이룬 액세서리세트를 내놨다. 얼핏 보통 액세서리처럼 보이지만 시간을 두고 자세히 살펴보면 속내는 완전 딴판이다.

귀걸이에는 휴대전화 수신 장치와 고성능 스피커가, 목걸이에는 초소형 마이크가, 반지에는 전화착신을 알리는 LED가 각각 달려있다. 팔찌엔 작은 VGA급 액정디스플레이(LCD)가 붙어있어 수신된 문자나 전화번호, 그림 따위를 보여준다. ‘수신확인용’ 반지는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른 색을 내뿜기도 한다.

일명 ‘보석폰’으로 불리는 이들 액세서리는 근거리통신기술인 블루투스로 소통한다. 귀걸이와 목걸이의 음성신호는 모두 무선 신호로 오고간다는 뜻이다. 전화를 거는 방법 역시 예사롭지 않다. 장신구를 착용한 채 우아하고 고상한 목소리로 그저 조용히 상대 이름만 부르면 통화가 시작된다. 모두 최신 음성 인식기술 덕분이다. 현재 연구팀은 e메일이 도착하면 불빛이 켜지는 반지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댄 러셀 박사는 “반지든 팔찌든 그 형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어떤 기술과 궁합이 맞는지 결정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IBM표 명품세트'. 휴대전화 기능이 들어있는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 팔찌가 한세트를 이루고 있다.


미래형 절대반지

디지털 장신구는 디지털 기술이 실생활로 들어오면서 첨단정보통신기술과 전통적인 생활용품이 결합하는 최근의 경향을 잘 보여준다. IT기술 가운데 생활용품과 결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품이 바로 휴대전화. 점점 날씬해지고 작아지는 단말기의 진화 과정만 봐도 그 미래가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참드테크놀로지(Charmed Technology)가 개발한 벨트와 헤드셋이 결합한 멀티미디어 액세서리 세트에도 역시 휴대전화 기능이 들어있다. 이 벤처회사는 대기업인 IBM이 디지털 장신구를 아직 개발하고 있을 때 이미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월계관을 닮은 이 장치엔 휴대전화 기능 외에도 MP3플레이어, 비디오 플레이어가 달려 있으며 독자적인 운영체제(OS)로 작동한다.

반지의 매력은 전통과 첨단의 벽을 손쉽게 넘나든다. 반지야말로 IT기술과 가장 활발하게 결합하고 있는 액세서리. 미국 댈러스세미컨덕트는 열쇠를 대신할 전자열쇠의 형태로 반지를 선택했다. ‘자바링’으로 불리는 이 반지에는 암호를 담고 있는 칩과 통신 장치가 들어있어 디지털자물쇠를 열거나 암호를 걸어놓은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다. 지름 16mm 스테인리스로 만든 반지 속에는 트랜지스터 100만개를 집적한 프로세서와 134kB램, 32kB롬이 함께 들어있다.

반지를 낀 손가락을 문이나 컴퓨터에 달아놓은 리더기에 갖다 대면 문을 여닫거나 원하는 사이트에 손쉽게 접속 끝. 사용자는 자신이 가입한 웹사이트의 접속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 실제 미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학생들에게 반지를 나눠주고 출석과 컴퓨터 이용권한, 도서대출, 식대지출 상황을 자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 댈러스세미컨덕트가 출시한 다기능 디지털 반지 자바링. 트랜지스터 100만개를 집적한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컴퓨터 접속과 출입에 필요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처리한다.


두고만 볼 수 없는 명품

유비쿼터스 환경을 겨냥한 많은 액세서리들이 현재 개발되고 있거나 판매 직전 단계에 와있다. IBM의 반지형 마우스가 바로 그런 경우다. 지금까지 사람과 컴퓨터가 가장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은 모니터와 마우스를 이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음 10년에는 이 같은 방식엔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IBM 연구팀은 현재 팔목에 감는 디스플레이와 호환되는 작은 반지형 마우스를 개발 중이다. 트랙포인트로 이름 붙인 이 마우스 반지는 손가락만 움직이면 모니터 화면 위의 커서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 최근 개발한 모델은 반지에 박힌 흑진주 모양의 작은 검은공을 움직이면 커서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이런 반지형 마우스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줄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무거운 노트북이나 빔프로젝터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모니터 역할을 하는 선글라스나 팔찌, 마우스 반지만 착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한편 차가운 금속성 장신구에 싫증이 났다면 노키아의 ‘메달리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핀란드 정보통신체인 노키아는 금속프레임과 가죽끈에 연결된 작은 디스플레이형 목걸이를 개발했다.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적외선 통신으로 주고받으며 최대 8장까지 저장하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물론 펜던트 모양의 작은 액정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면을 볼 수 있으며 시간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한편 간단한 기능이지만 실생활로 파고든 제품으로 타이맥스가 선보인 손목시계 ‘스피드패스’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정유회사 액손모바일과 제휴해 만든 스피드패스는 시계 안에 무선 전자지불시스템을 넣어 주유시간을 줄이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시계만 차고 다니면 미국 전역의 7500여개 액손모바일 주유소와 맥도널드에서 언제든지 지불이 가능하다.
 

액세서리간 통신은 주로 블루투스로 해결한다. PDA에서 정보를 내려 받고 있는 노키아 메달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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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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