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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원 평면에 살아움직이는 실물이

첨단과학적 문화매체

첨단사진기술의 부산물로 탄생한 홀로그래피(holography)는 과학의 힘을 빌려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새로운 문화매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마치 실제의 입체 조각품이 허공에 떠다니는 듯하다. 살아있는 사람이 유리 속에서 양팔을 벌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일이 우리의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제3의 입체영상(홀로그램)은 인류의 생활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초현대적인 문화를 제공하는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일들이 홀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분야(의학 산업기술 상업 경제 군사 예술)에 적용되고 있고 그 속도는 급속도로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도대체 투명한 유리판 위에 어떻게 실물과 똑같은 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보는 각도에 따라 실물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토그래피와의 차이

홀로그래피는 광학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실제의 물체를 보는 것과 같이 3차원 이미지로 재현할 수 있는 첨단 사진기술의 부산물이다. 홀로그래피(holography)와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포토그래피(photography)의 비교는 익숙한 매체와의 차이점을 찾아 본다는 의미에서 홀로그래피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매체 모두 실물을 기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기본원리가 서로 다르고 결과도 큰 차이가 있다. 사진은 3차원 입체의 실물을 2차원 평면의 상으로 기록하는 대신, 홀로그래피는 실물을 3차원 영상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다.

1839년 프랑스의 과학자 루이 자크 다게르(1784~1851)가 사진술을 발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최종적이고 유일한 사진촬영법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다게르는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사실적으로 복제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에서 우유빛 유리판에 투사된 영상을 기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암상자 앞에 부착된 렌즈를 통해서 물체에 반사돼 들어오는 빛을 모으고, 암상자 중간에 45°각도로 놓여진 거울을 통해서 위쪽으로 빛을 보내 우유빛 유리판 위에 빛이 도달하면 영상이 맺혀 진다. 화가들은 유리판에 전달된 영상을 투명한 종이에 올려놓고 연필로 경치의 본을 떴다.

다게르는 투사된 영상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서 투명한 종이 대신에 감광유제가 도표된 종이를 올려놓고 평면으로 압축되어진 상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이 발명은 충격적이었다. 1940년 이전까지는 압축된 2차원 평면상을 뛰어넘어 3차원 입체 영상을 사진에 기록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뒤에서 설명이 되겠지만 홀로그램인 3차원 영상을 기록하는 것은 두 파동의 간섭으로 형성되는 패턴을 사진건판에 기록하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이미 반세기전 과학자 가브리엘리프만(Gabriel Lippmann, 1845~1921)이 천연색 사진 재현의 한 방법으로 광파동의 간섭무늬(정상파의 간섭무늬)를 사진건판에 기록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홀로그래피가 발명되기 전에 이미 라디오 공학에서 기준파(reference wave)를 이용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이용됐다. 이러한 연구들이 홀로그래피의 기초이론을 구성하고 있다.

레이저 등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홀로그래피의 기초이론은 1947년 영국의 데니스 게이보(Denis Gabor)박사가 초고배율 전자현미경의 구면수차를 감소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주창했다. 그의 이론은 1960년대 초반 단파장광인 레이저가 발명되기까지, 그리고 소련인 유리 데니슈크(Yuri Denisyuk)가 독자적인 형태의 홀로그램을 발명하기까지 동면상태에 있었다.

게이보 교수가 홀로그래피를 발명한 것은 근래의 일이기는 하나 그래도 당시는 아직 시기가 일렸다. 당시만 해도 가(可)간섭성(coherence)을 지닌 단일 진동수의 빛이 흔하지 않았으며 이 빛이 있어야만 홀로그래피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후 홀로그래피는 이론적 체계를 갖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홀로그래피의 초석을 마련했던 게이보 박사는 1971년 이 이론을 가지고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홀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빛의 간섭현상(interference phenomenon), 즉 레이저 광선의 가간섭성을 활용해 사진 감광물질에다 피사체에서 반사돼 들어오는 빛인 물체파(subject beam)와 직접 사진건판에 들어오는 기준파(reference beam) 사이에 일어나는 빛의 간섭현상을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된 판(홀로그램건판)에 다시 빛(레이저)을 비추었을 때 원래의 물체가 입체상으로 재현된다.

이 재생상은 대단히 생생하고 입체감을 주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을 대보고 싶은 충동마저 일으킨다. 필자의 책상 위에 8㎜ 비디오 카메라를 반사식 홀로그램(30x40㎝)으로 제작해서 책상위에 세워놓고 할로겐 램프를 사용해 관찰하고 있던중 한 학생이 연구실에 들어와서 "교수님 비디오 카메라 한대 사셨어요?"라고 물을 정도다.

홀로그램(Hologram)이라는 말은 게이보 박사에 의해서 처음 사용됐는데 희랍어의 holos와 gramma의 합성어다. holos의 의미는 '전체'라는 뜻이고 gramma는 '메시지' 즉 '정보'라는 뜻이다. 결국 홀로그램은 전체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결과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홀로그래피(Holography)라고 부르게 됐고 오늘날 이 두 용어가 일반적으로 혼용되고 있다.

홀로그래피(Holography)란 결과물인 홀로그램(hologram)을 제작키 위한 과정(process)을 말한다. 두 광파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간섭무늬(interference pattern)를 사진건판에 기록하는 것이다.
 

같은 홀로그램을 조명을 달리해본 사진. 위성이 행성 뒤로 숨었다 다시 나타났다 한다.


물결파와 마찬가지

하나의 파동이 같은 파장을 가진 또 하나의 파동을 만나면 새로운 파동을 일으킨다. 이 현상을 간섭이라고 말한다. 좀 더 쉽게 이해하자면 잔잔한 호수에 돌을 떨어뜨릴 때 생기는 수면파동을 생각해보면 된다. 모든 파동에너지는 일정한 속도로 이동한다. 수면파동도 조약돌을 정점으로 밖으로 퍼져 나간다. 특정한 거리를 두고 같은 힘을 가진 조약돌을 호수위에 계속 던지면 같은 원리로 원을 그리며 수면파는 퍼져 나간다. 양지점에서 시작되는 수면파가 일정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면 두 수면파 사이에 새로운 수면파가 형성된다. 빛도 파동과 기본원리는 마찬가지다. 두 파동이 만나는 지점과 힘에 따라서 재형성되는 파동은 더 강해지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더 약해지기도 한다. 그림을 통해서 이해해 보면 (그림1-a)에서는 두 파동의 최고점이 겹치게 돼 파동은 더욱 커져서 새로운 파동이 형성된다. 이를 추가(constructive)간섭이라 부른다. (그림1-b)에서와 같이 두파동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만나게 되면 두 힘이 상쇄돼 약한 새로운 파동이 형성된다. 이를 상쇄(destructive)간섭이라고 부른다.
 

(긞1)파동의 간섭


빛의 밝기도 같은 원리로 빛의 에너지가 추가간섭을 일으키면 더욱 강한 빛의 에너지로 노출된다. 반대로 빛의 에너지가 상쇄간섭 현상을 일으키면 전체 에너지가 약해져서 사진건판 위에 약하게 노출된다. 결국 이러한 추가간섭과 상쇄간섭 무늬를 정착과정을 통해서 필름에 담는 것이다. 이 무늬판에 다시 빛을 비추면 상이 입체적으로 재생된다.

(그림 2)를 통해서 간섭무늬가 사진건판위에 기록되어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간섭무늬가 정확히 사진건판 위에 기록될 수 있게 하려면 사용되는 광파가 규칙적이고 일정한 빛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 성질을 가진 빛이 레이저 광선이다. 인공적으로 직진성이 좋은 단일한 파장을 생성해내는 제3의 빛이 레이저인 셈이다.
 

(그림2)간섭무늬가 사진건판에 기록되는 과정
 

199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주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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