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온도에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피부 단백질이 국내 과학자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고려대 의대 황선욱 교수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와 노바티스유전체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으로 생쥐의 피부에서 고온에 대한 통증을 담당하는 단백질 TRPV3을 찾았다고 3월 4일 밝혔다.
TRPV3은 33℃ 이상의 온도에서 활성화되는데 온도가 높을수록 격렬하게 반응한다. 또 대부분의 고온통증 단백질과는 달리 피부의 각질세포에서 발현된다. 이 단백질의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는 정상 생쥐에 비해 열로 인한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연구진은 또 식물에 존재하는 ‘캠퍼’라는 물질이 TRPV3의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캠퍼가 온도감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오랜전부터 알려져 있었는데 그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이다.
황 교수는 “지금까지 온도와 관련된 통증 단백질은 6종이 발견됐는데 모두 신경계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결과 TRPV3이 피부에 분포한다는 점을 처음 밝혔다”고 말했다.
그동안 피부는 신체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로만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피부가 외부 통증을 직접 감지하는 기능도 수행한다는 사실이 규명된 것.
황 교수는 “TRPV3이 온도뿐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통증도 담당한다”며 “캠퍼를 이용해 좀더 효과적인 진통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3월 4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