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사람이 동일한 운동뉴런의 명령으로 걸음마를 배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로마토르베르가타대의 신경운동생리학연구실 과학자들은 아기와 생쥐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걸음마를 배울 때 활성화되는 신경계의 메커니즘이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분리되기 전 같은 조상의 신경계 네트워크에서 여러 갈래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경계 네트워크는 전기회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신경세포인 뉴런들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서 서로 전기신호를 주고받는다.
연구팀은 신생아의 신경계가 발달할 때 나타나는 보행반사에 주목했다. 보행반사는 아기 몸을 일으켜 세워 발바닥을 바닥에 닿게 했을 때 아기가 마치 두발로 걷는 것처럼 발을 떼는 행동을 말한다. 생후 일주일 후부터 약 3주 동안 나타나는데, 발을 딛고 엉덩이 관절과 무릎을 굽혀 발을 반대편 발쪽으로 움직인다.
연구팀은 신생아의 보행반사와 걸음마를 막 배
우는 아기와 성인의 걸음걸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신생아는 두 단계에 걸쳐 척수 뉴런이 활성화됐다. 신경계는 아기가 다리를 굽히거나 펴도록 명령을 내리고, 다리를 교대로 앞쪽으로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렸다. 걸음을 막 뗀 어린아이와 성인의 신경계는 발가락을 땅에서 떼거나 닿게 하도록 추가 명령을 내렸다.
연구팀은 사람뿐 아니라 쥐와 고양이, 원숭이, 새도 나이에 따라 신경계가 내리는 명령이 동일하게 복잡해지면서 걸음마를 배운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사람은 손과 팔의 운동신경이 발달하면서 직립 보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11월 18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