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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을 바라보고 한 줄로 의자에 앉아 있는 세 사람에게 빨간 모자 2개와 흰 모자 3개를 보여준 뒤 이들이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모자를 씌웠다. 맨 뒤에 앉은 사람은 앞에 앉은 두 사람의 모자를 볼 수 있고, 가운데 앉은 사람은 맨 앞에 앉은 사람의 모자만 볼 수 있으며, 맨 앞에 앉은 사람은 아무 모자도 볼 수 없다.

맨 뒤에 앉은 사람에게 자기 모자의 색을 알겠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했다. 가운데 앉은 사람에게 자기 모자의 색을 알겠냐고 물었더니 역시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맨 앞에 앉은 사람은 자기 모자가 무슨 색인지 알겠다고 했다. 맨 앞 사람의 모자는 무슨 색일까?

A
남의 모자를 볼 수 있는 뒤의 두 사람은 자기 모자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데, 정작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맨 앞 사람은 자기 모자 색을 맞추는 것 때문에 이 문제는 신기하게 보인다. 하지만 뒤의 두 사람이 모르겠다고 답하는 것 자체가 힌트가 될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면 아주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세 사람을 앞에서부터 A, B, C라고 하자. 만약 A와 B가 모두 빨간 모자를 쓰고 있다면 빨간 모자가 2개뿐이므로 C는 자기 모자가 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A와 B의 모자는 둘 다 희든가, 아니면 하나는 빨갛고 하나는 흰색이라야 한다. 만약 A가 빨간 모자라면 C는 B가 흰 모자를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므로 결국 A는 흰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리 퍼즐의 전형이라 할 만한 이 문제는 일본의 다고 아키라가 쓴 ‘두뇌의 체조’ 시리즈 제1권에 실려 있는데, 책이 처음 나왔던 196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책도 대단한 인기를 누려 2001년까지 23권의 시리즈가 출판됐고, 자그마치 1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다. 아무리 출판 강국 일본이라지만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두뇌의 체조 시리즈는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돼 나왔는데 판매 부수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1990년대 말에 일부 내용을 번역한 책도 나왔지만 오히려 책의 구성이나 만듦새는 그 이전 번역판보다 훨씬 떨어졌다. 일본의 1960년대 출판 수준이 1990년대 한국의 수준보다 나았다기보다는 국내에서는 시시한 수수께끼 책 정도로 생각하고 너무 성의 없이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한국과 일본의 퍼즐 관련 웹사이트들을 비교해 보면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인터넷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훨씬 뒤쳐져 있다.

외국의 퍼즐 사이트들을 보면 모자의 색을 묻는 문제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이런 형태의 퍼즐은 비교적 만들기 쉬워서 여러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퍼즐을 만들어 보는 것도 퍼즐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지난달 정답 _ ②, 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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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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