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수준에서 획기적인 자기조립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권성훈 교수팀은 기판 바닥에 선로처럼 미세한 홈을 만든 뒤 여기에 수십~수백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 크기의 초소형 부품들이 들어 있는 액체를 부어 부품들이 스스로 조립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권 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수백μm 크기의 그리스신전, 컴퓨터 키보드, 에펠탑, 해골(사진, 왼쪽부터) 등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반도체 칩처럼 복잡한 구조물을 만들 때는 로봇으로 부품들을 집어서 맞추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부품이 마이크로 수준으로 작아지면 로봇으로도 감당하기 힘들다. 최근 서로 들어맞는 초소형 부품을 이용한 자기조립(self-assembly) 기술이 개발됐지만 조립효율이 너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권 교수팀은 로봇이 직접 부품을 이동시키는 기존 방법과 액체에 든 부품을 이용한 자기조립 기술의 장점을 결합시켰다. 로봇이 기차 레일과 같은 홈에 액체를 부으면 부품이 홈을 따라 이동해 제자리를 찾도록 한 것.
권 교수는 “이 기술은 LED 조립이나 실리콘 반도체 칩 조립에 응용할 수 있다”며 “살아 있는 세포나 조직을 특정한 패턴으로 만드는 조직공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 7월호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