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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를 찾아나선 대서사시

과학저술의 대표 걸작, 20세기에 가장 많이 읽힌 과학 고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Cosmos)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은 1980년 미국에서 1판이 출간된 이래 영어판만 600만부가 팔리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70주 연속 실린 ‘초 베스트셀러 과학책’이다. 과학과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고 있다면 적어도 이 책의 이름 넉 자는 늘어봤을 테고 많은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준 책으로 ‘코스모스’를 들 만큼 이 책의 영향은 엄청났다.

사이언스북스가 최근 칼 세이건 재단과 한국어판 계약을 맺고 ‘코스모스’를 새로 펴냈다. 이전 번역본에서 빠져 있거나 흑백으로 실려 있던 사진을 원작 그대로 실은 점이 첫눈에 띈다. 서울대 천문학과 홍승수 교수가 맡은 번역도 훨씬 매끄럽고 원작에 충실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천체현상에 대한 지식의 재미를 넘어서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파헤치는 풍부한 상상력과 통찰로 사람들의 감성과 눈을 사로잡는다. 현대 천문학의 거장인 그는 에라토스테네스, 데모크리토스, 히파티아,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다윈 같은 과학의 탐험가들이 개척한 길을 따라가며 현대 과학의 눈부신 성과와 인류 앞에 놓여 있는 신비한 수수께끼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우주의 탄생,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삶과 죽음, 우주를 떠돌던 먼지가 의식 있는 생명이 되는 과정,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울 수 있는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 등이 250여 컷의 사진과 일러스트와 함께 묘사된다. 수많은 운석공을 가진 달과 두터운 이산화탄소 대기로 지옥 같은 열에 시달리는 금성을 비교한 글을 읽으면 푸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깨달을 수 있다.

‘코스모스’이후 20여년 동안 우주의 신비를 소개하는 수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 책은 과학의 고전답게 지금도 뒤쳐지지 않는 내용으로 싱싱한 생명력을 뽐낸다.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광막한 대우주의 세계를 누비며 끊임없이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칼 세이건은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라며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에 대해 주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주를 탐사하고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며 외계 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칼 세이건은 1996년 눈을 감았지만 그는 우주 탐사와 외계 문명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코스모스(Cosmos)^칼 세이건 지음 / 홍성수 옮김(사이언스북스, 584쪽, 3만9000원)


“탐험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인류는 우주의 해안에서 충분히 긴 시간을 꾸물대며 꿈을 키워 왔다. 이제야 비로소 별들을 향해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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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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