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Q
간단하면서도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끄는 수학퍼즐로는 뭐니뭐니 해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수를 늘어놓은 수열 문제를 들 수 있다. 아이큐 검사에서도 흔히 보는 이런 문제들은 규칙만 잘 만들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어 거의 무궁무진한 문제들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그 규칙들 가운데는 기발하다 못해 황당할 정도로 기기묘묘한 것들도 적지 않다.

다음은 어떤 규칙에 따라 수들을 나열한 것이다. 물음표 자리에 올 수는 무엇일까?

(1) 0, 1, 2, 3, 4, 5, 6, 7, 8, 9, 10, ?
(2) 1, 2, 4, 8, 16, ?

A
수열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누군가 그 규칙에 대해 트집을 잡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문제가 끝없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위의 두 수열 문제의 답은 무엇일까? 첫번째는 11, 두번째는 32? 아마 그것이 가장 단순한 규칙이겠지만, 상상력을 조금만 더 발휘해보면 얼마든지 다른 답도 가능하다.

우선 첫번째 문제의 답은 12다. 이 수열은 0, 1 … 9를 중복되지 않게 사용해 만들 수 있는 수들을 크기 순서로 늘어놓은 것이다. 이후로 13부터 21까지 차례로 나온 다음, 22는 건너뛰고 23, 24로 이어진다. 두번째 문제의 답은 31이다. 이것은 원둘레에 n개의 점을 찍은 다음, 모든 점들을 직선으로 연결해 나눈 영역들의 개수다. 그 이후로 57, 99가 이어진다.

이처럼 아무리 많은 개수의 수를 나열해 놓아도 규칙만 잘 찾으면 그 다음에 오는 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을 수학자 리처드 가이는 ‘작은 수의 강한 법칙’(strong law of small numbers)이라고 불렀다. 이 재치있는 이름은 통계학의 기본법칙인 ‘큰 수의 강한 법칙’(strong law of large numbers)을 흉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수열 1, 2, 3, 4, 5, 6, 7, 8, 9, 10, 11, 12의 다음 숫자는 무엇일까? 이번에야말로 자연수를 차례로 나열하는 규칙에 따라 13? 작은 수의 강한 법칙에 따르면 아무리 많은 수를 가져다 놓아도 단 하나의 규칙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법칙대로라면 퍼즐 가운데 수열 문제들은 모두 무의미해져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퍼즐로 주어지는 수열 문제는, 애매한 표현이긴 하지만, ‘누구나 인정할 만큼 간단한 규칙’을 찾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이런 것까지 규칙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수열 문제들이 난무하고 있으니….

참, 위 수열 문제의 답은 14이고, 이후로 15, 16 …이 이어진다. 미국의 엘리베이터 버튼에 적혀 있는 숫자들로 불길한 수 13이 빠진 것이 규칙이다. 치사하다고?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수학
    • 통계학
    • 심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