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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있는 거대한 '고양이 눈'

태양 같은 별에서 1천5백년마다 나온 물질이 빚어내

 

영화 ‘반지의 제왕’ 에 등장하는 사우론의 눈을 연상시키는 행성상성운 NGC6543. 고양이 눈 성운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고양이 눈은 커다란 눈망울이 인상적이지만 오랫동안 바라보면 왠지 빨려들 것 같아 약간은 섬뜩한 느낌이 든다. 우주에도 거대한 고양이 눈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9월 9일 미항공우주국(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고성능카메라(ACS)로 찍은 별칭 ‘고양이 눈’ 성운 NGC6543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사진은 이제까지 촬영했던 어떤 사진보다 적나라하게 고양이 눈 성운의 모습을 드러냈다.

11개 이상의 동심원 고리가 ‘고양이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고 눈동자 부분은 매듭을 여러개 묶은 것처럼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

실제 고양이의 눈은 어떨까. 사람 눈과 여러모로 다르다. 먼저 눈이 얼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더 크고 수정체가 훨씬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 빛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또 카메라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홍채는 더 많이 줄었다 늘어날 수 있다. 깜깜한 밤에는 동공(눈동자)도 훨씬 크게 열려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흥미롭게도 고양이의 눈동자는 수직방향으로 길쭉하게 생겼다. 동그란 모양보다 길쭉한 모양이 크기를 바꾸는데 더 효율적이기 때문. 고양이 눈 성운을 잘 보면 사진에서 금방 튀어나올 듯한 모습에 가운데 눈동자 부분이 길쭉하다. 영락없는 고양이 눈이다.

한편으로 고양이 눈 성운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마법사 사우론의 눈을 연상시킨다. 사우론은 3천년 전 모든 종족들을 속이고 절대반지를 만들었던 암흑의 군주다. 육체는 오래 전에 전쟁으로 사라지고 거대한 눈만 남은 것이다.

악의 화신인 사우론은 자신의 추종자들을 통해 절대반지를 되찾으려고 한다. 이에 대항해 난쟁이 프로도 일행은 절대반지를 없애려고 반지가 만들어졌던 용암에 던진다. 결국 사우론은 부활하지 못한채 죽게 된다.

고양이 눈 성운도 사우론의 눈처럼 죽음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태양 같은 별들이 최후 단계에서 바깥쪽의 가스층을 방출할 때 형성되기 때문이다. 중심에는 죽음에 다다른 별이 보이고 주변에 드러난 복잡한 구조가 별에서 방출된 가스로 인해 만들어진 성운이다. 이같은 성운은 ‘행성상 성운’이라 불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양이 눈 같은 모양이 생겨난 것일까. 이번 관측으로 드러난 11개 이상의 동심원 고리는 사실 양파껍질 같은 구형 껍질들의 가장자리가 2차원으로 투영된 모습이다. 천문학자들은 별에서 1천5백년마다 한번씩 가스 방출이 있었고, 이런 격동으로 주변 먼지를 밀어내면서 일련의 구형 껍질들이 생겼다고 설명한다. 놀랍게도 각 껍질에 포함된 질량은 태양계 내 모든 행성의 질량에 맞먹는다.

하지만 죽어가는 별에서 왜 1천5백년마다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지는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태양의 활동주기처럼 별의 자기 활동의 주기, 주변을 돌고 있는 짝별의 작용, 별 자체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진동 등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사우론의 눈처럼 고양이 눈 성운도 풀기 힘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고양이 눈 성운에 대한 연구는 태양 같은 별의 일생에서 마지막 수천년에 대한 정보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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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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