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와 한국과학문화재단,동아사이언스는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과학자들이 방문 강연하는 '과학기술 앰배서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번호에서는 안산 시곡중을 찾은 (주)환경생태연구소 신일권 연구원의 강연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에는 2백여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낚시터에서 잘 잡히는 잉어, 붕어, 향어와 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라미, 송사리, 꺽지, 쉬리, 가시고기 등은 널리 알려진 민물고기다. 쉬리를 포함한 60여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물고기는 물속에서만 산소를 공급받고, 물밖에선 공기 중의 산소를 받아들이지 못해 죽는다. 아가미 덮개를 닫고 입으로 물을 마셔 물속에 있는 산소를 받아들이고, 입을 닫으면서 아가미 덮개를 열고 물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물고기가 눈을 뜨고 자는 것은 눈꺼풀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물에 떠서 자지만, 몇몇 물고기는 바닥에 누워 자기도 한다.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가장 강한 생물이 가시고기다. 큰가시고기는 바다에서 살다가 이른 봄이면 산란을 위해 하천으로 올라온다. 수컷이 새끼를 키울 둥지를 지으면 암컷은 알을 낳고 미련없이 둥지를 떠난다. 그때부터 수컷은 쉬지 않고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 오직 알을 지키고 키우는데만 전념한다. 침입자들을 물리치고 앞지느러미를 움직여 끊임없이 둥지 안에 새 물을 넣어준다. 갓 부화한 새끼들이 둥지 밖으로 나가면 물어다 다시 안으로 집어넣는다. 부화한지 5일 정도 지나야 둥지를 떠나 먹이를 찾아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약 보름이 지나고 마지막 한마리의 새끼까지 다 떠나면 만신창이가 된 수컷은 그 자리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주둥이가 다 헐고 화려했던 몸 색깔이 볼품없이 변한 채 그토록 애지중지 지키던 둥지 앞에서 숨을 거둔다. 며칠 후 새끼들이 죽은 수컷 주위로 몰려든다. 아버지의 살을 파먹기 위해서다. 큰가시고기는 죽어서까지 몸을 새끼들의 먹이로 내주는 것이다.
4월말이나 5월초 강바닥에 수백개 이상의 잔자갈을 모으는 어름치는 일기예보를 한다. 어름치가 자갈 더미를 강 가장자리에 모으면 그 해는 비가 많이 오고, 강 한복판에 모으면 가문다고 한다. 어름치가 깊은 곳에 자갈탑을 쌓는 건 비가 안와 강물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고, 얕은 곳에 쌓는 건 비가 많이 와도 지장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 땅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