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X선 사진기로 승객의 짐을 검사한다. 총이나 폭탄을 찾기 위해서다. 5년 뒤에는 날아다니는 나방이 폭탄을 찾지 않을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곤충학자인 켈빈 달리 박사는 최근 박각시나방을 훈련시켜 플라스틱 폭탄 냄새를 찾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나방은 이성이 상대방을 유혹할 때 분비하는 페르몬 냄새를 2백m나 떨어진 곳에서 맡을 정도로 후각이 뛰어나다. 달리 박사는 이러한 나방의 능력을 이용했다. 폭탄 냄새를 맡은 나방의 뇌에서 독특한 뇌파가 나왔고 이 뇌파를 측정해 주위에 폭탄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에게 밥을 주기 전 종소리를 들려준 뒤 종소리만 내도 개가 침을 흘리게 하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 을 응용했다. 나방에 음식(설탕)을 주기 전에 폭탄 냄새를 같이 맡게 하자 나중에는 폭탄 냄새만 맡아도 음식을 먹는 것처럼 뇌세포가 60% 정도 더 활성화되고 독특한 뇌파가 나온 것이다.
달리 박사는 “훈련을 잘 시키면 폭탄뿐 아니라 마약이나 총기류도 적발할 수 있어 5년 내에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