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인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드름 원인균인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 (Propionibacterium acnes)의 염기서열이 완전히 해독됐기 때문이다. 독일 게오르그-아우구스트대 게르하르트 고트샬크 교수팀은 2백56만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 2천3백33개의 유전자가 있음을 밝혀냈다고 ‘사이언스’ 7월 30일자에 보고했다.
여드름은 피지의 분비가 왕성해지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많이 생긴다. 과잉의 피지가 모공을 막아 여드름균이 증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여드름균이 내놓은 대사산물과 인체의 면역반응 등으로 염증이 생겨 여드름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세한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다.
연구자들은 게놈을 분석한 결과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가 여드름을 유발할 때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를 다수 찾아냈다. 즉 피부의 조직에 침투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 인체의 면역계와 작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개입하는 유전자가 그것이다. 한편 여드름균이 산소가 있는 환경과 없는 환경 모두에서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유전자도 확인됐다. 여드름균의 놀라운 적응력의 비밀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자들은 “인체의 조직을 파괴하는데 이렇게 많은 유전자가 개입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다음 단계는 이런 유전자가 만드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미생물의 번식을 막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