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오래 산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아들을 잘 낳는다.
영국 켄트대 사라 존스 교수는 첫 아기를 낳은 영국의 초보 엄마 6백9명에게 ‘얼마나 자신이 오래 산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이어 첫 아기들의 성별을 조사하자 생각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엄마의 기대 수명이 길수록 아들을 낳을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존스 교수는 “기대수명이 1년씩 늘 때마다 아들 낳을 확률은 1%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대수명이 60살인 엄마 집단에서 남녀 성비는 1.08로 남자가 많았으나 48살인 집단에서 남녀 성비는 0.78로 여자가 훨씬 더 많았다. 이 연구는 과학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에 최근 실렸다.
이전에도 산모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의 성별비가 달라진다는 연구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부유할수록 아들, 가난할수록 딸을 많이 낳는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딸보다 돌보는데 더 많은 ‘자원’이 들기 때문에 가난할수록 딸을 많이 낳는다는 것이다.
또 부자들은 자손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려는 욕구가 강한데 이런 면에서 부자에게는 아들이 유리하고, 반대로 가난하면 아들보다는 딸이 결혼하기 쉽기 때문에 딸을 더 많이 낳는다고 한다. 즉 부자는 아들이, 가난한 자는 딸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데 유리한 것이다. 존스 교수는 “기존 연구는 가난한 나라에서 나온 결과지만 이번 결과는 부유한 서유럽에서 나왔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왜 주변 여건이나 가치관만으로 자식의 성별이 달라질까. 존스 박사는 “여성이 낙천적인 생각을 하면 성호르몬 분비 등 신체가 변해 아들을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로열 산부인과대 피터 보웬-심프킨스 박사는 “1차 세계대전에서 남자가 엄청나게 죽은 뒤 남아가 많이 태어났다”며 아이의 성별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