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별빛은 때로는 시인의 가슴을 두드려 한편의 시가 되고, 때로는 작곡가의 마음을 파고들어 한곡의 노래가 된다. 그리고 때로는 별빛을 선망하며 그 정체를 찾아나선 사람들을 과학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사실 ‘빛’ 만큼 오랜 세월동안 인간을 매료시킨 것도 드물다. 고대로부터 사람들은 빛이 어떻게 생기고, 그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빛을 모으고 이용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특별한 도구도 없이 맨눈으로 빛을 탐구한 고대인들은 점성술과 천문학을 탄생시켰고, 빛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용함으로써 인류는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
‘빛 이야기’ 는 고대 천문학자들의 우주관에서부터, 아르키메데스 뉴턴 갈릴레이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빛을 탐구해온 과학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류가 빛을 인식하고 빛에 대한 이론을 확립해온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빛과 관련된 생명의 탄생과 시각의 비밀, 예술에 영향을 끼친 다양한 빛이론, 망원경과 현미경의 발달, 홀로그램과 가상현실의 탄생, 사진과 영화의 역사, 광통신과 레이저 같은 첨단과학기술 등 빛과 관련된 인간의 삶과 문명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빛 이야기’ 는 한마디로 과학기술과 역사와 예술을 넘나드는, 빛을 주제로 한 과학사이자 문명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빛’ 이라는 한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과학의 전영역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지만, 이를 통해 과학과 문명의 커다란 흐름을 짚어보는 것은 물론 인간의 구체적인 삶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지구에 생명이 탄생했던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빛이 생물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빛의 특성을 탐구해온 과학자들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빛의 특성이 무엇이며 빛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본다. 3부에서는 빙하기의 동굴벽화에서 현대의 동영상과 록콘서트에 이르기까지, 또한 원시적인 해시계에서 현대의 레이저 장치와 광학통신장치에 이르기까지 과학, 기술, 예술 분야에서 빛이 어떻게 활용돼 왔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별빛의 탄생 과정과 천문학자, 천체물리학자, 우주학자들의 모험을 따라 우주의 비밀에 한발짝 다가서본다.
저자는 ‘빛 이야기’ 를 쓴 이유를 우리가 빛을 이용해 벌이는, 또 빛이 우리를 위해 벌이는 온갖 놀랍고 흥미로운 것들에 관해 그저 편안히 앉아 이야기 하듯이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겸손 이상으로 이 책은 빛에 대한 모든 종류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한권의 책으로 정리한 노력이 곳곳에서 빛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