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여름밤 은하수 속 독수리성운 M16

붉은 가스에 가려진 별들의 고향

 

사진 위쪽의 붉은색 성운이 독수리성운이다. 성운의 위쪽에 보이는 밝은 두 별이 독수리눈이다. 그 아래로 성운이 양날개를 편 듯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은하수 지역이라 별들이 많다.


장마가 지나가고 맑은 밤하늘이 열리면 뿌연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지른다. 이제 밤하늘의 탐색꾼들은 은하수와 함께 바빠지기 시작한다. 은하수 속에는 봐도봐도 다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성운 성단들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16번째로 밝아서 M16
 

독수리성운을 찾으려면 먼저 뱀자리를 찾아야 한다. 하늘의 뱀자리는 땅꾼자리와 함께 나타난다. 여름철 남쪽하늘에서 땅꾼의 모습을 먼저 찾고 그 다음에 좌우로 뱀자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넓게 펼쳐진 은하수 가운데서도 가장 뚜렷하고 화려하게 나타나는 곳, 궁수자리를 먼저 찾아가보자. 궁수자리에는 우리은하의 중심이 위치해 있어 가장 뚜렷하다. 궁수자리에서 은하수를 따라 위쪽으로 조금 올려다보면 은하수가 잠시 엷어졌다가 다시 짙어지는데 이 부분이 방패자리다. 그리고 은하수가 뚜렷이 구분되는 두 부분의 서쪽에는 뱀자리가 위치해 있다. 이 뱀자리에 우리가 이번달에 찾아볼 독수리성운이 있다.

독수리 성운은 밤하늘 성운 성단 은하의 목록인 메시에 목록에 M16이란 이름으로 올라있다. 독수리성운은 성운과 성단이 함께 존재한다. 독수리성운에는 성간가스들의 모임인 붉은색 성운이 둥글게 자리잡고 있고, 그 내부에 밝은 별들이 운집해 빛나고 있다. 이곳은 성간가스가 뭉쳐지면서 별이 탄생하는 별들의 고향인 셈이다. 독수리성운은 여름 은하수 속에서 붉은 빛을 내는 보석이다. 독수리성운은 우리에게서 약 7천광년 떨어져 있고 약 2백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수리성운을 대형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면 성운 중심부가 대단히 복잡하다. 성운 내부에 검은 암흑성운들이 검은 선들로 균열을 이루며 나눠져 있고 암흑물질들이 뭉쳐진 덩어리들이 보인다. 이는 글로뷸이라고 불리는데, 새로운 항성이 태어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독수리성운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18세기 스위스의 천문학자 슈조. 1746년 그는 별들의 무리인 성단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성운을 보지 못했다. 성운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메시에다. 그는 1764년 이 성단이 뿌연 빛들에 둘러싸여 있음을 발견했다.

성운과 성단이 함께 존재하는 매우 복잡한 형태인 M16은 천문학적으로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그래서 수많은 천문학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어떤 천문학자들은 독수리성운을 여왕별 성운이라고 부른다. 이 성운에 이런 별칭이 붙은 이유는 성운 내부에 있는 암흑성운이 흡사 의자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의자를 여왕의 옥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여름철 밤하늘에서 독수리성운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뱀자리를 찾아야 한다.

여름철 남쪽 밤하늘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뱀자리는 땅꾼에게 잡혀있는 모습이다. 이 땅꾼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의사 아스클레피오스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로 신과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뱀이 약초를 물고 와서 죽은 뱀을 살리는 광경을 목격하고선 죽은 자를 살려내는 의술을 터득하게 됐다. 땅꾼이 잡고 있는 뱀이 바로 약초를 물고온 뱀이다.

뱀자리는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뱀의 머리 부분은 봄철 별자리인 왕관자리 바로 아래에 있으며 이곳에서 땅꾼자리 아랫부분을 지나 땅꾼의 동쪽으로 이어져 있다. 동쪽에 있는 부분이 바로 뱀의 꼬리로서 이 부분이 여름철 은하수에 가깝다.

뱀자리는 땅꾼자리를 기점으로 해서 찾아간다. 땅꾼자리는 오각형으로 여름철 밤하늘에서 대단히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 오각형 아랫변의 좌우로 뱀자리가 위치해 있다. 뱀의 꼬리에 있는 별들 중 가장 밝은 별은 끝부분에 있는 에타별로서 3등성이다. 밝은 별이 없는 만큼 그리 눈에 띄는 별자리는 아닌 것이다.

독수리성운은 이 에타별에서 약 10도 남쪽에 위치해 있다. 성운의 주변에 밝은 기준 별이 없어 다소 찾기 어렵다. 또 뱀자리 형상도 초보자들에게는 눈에 익지 않아 별자리를 기준으로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성운이 밝은 만큼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따라 훑어내려 가다보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독수리성운의 밝기는 6.4등급이며 시직경은 보름달보다 약간 작은 25분각이다. 따라서 맨눈에는 보이지 않고 망원경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성운 성단의 복합 구조

맨눈으로 먼저 방패자리의 은하수가 진한 영역을 찾아보자. 독수리자리 끝부분과 방패자리 맨 위쪽이 만나는 부분에는 타원형의 별무리가 있다. 모두 7개의 별들로 이뤄진 이 타원형은 흡사 왕관자리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를 감상한 다음 바로 아래로 눈을 돌리면 이 타원형 바로 아래에 뿌연 것이 보인다. 이곳이 방패자리에 속해있는 은하수가 진한 영역이다.

이곳에서 은하수를 따라 아래로 약 10도 가량 내려간다. 다시 은하수가 부분적으로 조금 진한 영역을 만나게 되는데, 독수리성운은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아주 맑은 밤이라면 성운을 흐릿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은하수의 조각인지 성운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쌍안경이 준비되면 좀더 명확한 볼거리를 구경할 수 있다. 여름철 은하수는 쌍안경으로 훑어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다. 특히 독수리성운이 위치한 곳은 더욱 그렇다. 쌍안경에서 독수리성운은 뿌옇고 둥글게 보인다. 하지만 두 눈을 가진 특유의 독수리 모습은 다소 애매하다. 중앙이 조금 더 밝은 모습이며 가장자리가 다소 흐릿하지만 비교적 뚜렷하다. 크기는 다소 작게 느껴진다. 쌍안경에서는 독수리성운과 함께 또다른 성운이 동시에 보인다. 이것은 독수리성운의 바로 남쪽에 있는 오메가성운이다. 두 성운의 모습은 그 크기가 비슷하고 밝기도 유사해 흥미롭다.

천체망원경으로는 독수리성운에서 별들이 모인 성단을 볼 수 있다. 이 성단을 이루는 별들은 최대 8등급까지 이를 정도로 매우 밝다. 그래서 오히려 성운을 보기 어렵다. 성단에서 가장 밝은 별은 성운의 위쪽에 위치한 두 별이다. 이 두 별이 독수리의 눈을 이루고 있다. 이 두 별로 인해 독수리성운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밝은 별 주위로는 뿌연 구름같은 성운의 존재가 감지되지만 배경과의 경계는 다소 불분명하다.

천체망원경으로 보이는 성단과 성운의 모습은 매우 뚜렷하지만, 이 성운을 유명하게 만든 내부 세부구조를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200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