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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동물원 사막돔 전경. 세계 유명 사막의 환경을 재현한 사막돔 내부에는 사막의 각종 동식물이 전시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21세기형 동물원, 즉 야생동물 보전센터로서의 동물원이 이미 20여년 전부터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네브라스카 오마하동물원은 지난해 4천평 규모의 커다란 사막돔을 지었다. 세계의 유명한 사막 환경을 재현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뿐만 아니라 선인장 같은 식물류 등 다양한 생물상을 그대로 옮겨온 듯 하다. 한 장소에서 여러 장소의 사막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1998년 완성된 미국 뉴욕브롱스동물원의 콩고고릴라관에는 고릴라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전시환경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밀림을 파괴하는 원인인 벌목 모습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밀렵하는 모습, 그 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함께 재현해 놓았다. 2층 교육실에서 고릴라에 관한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이 커튼을 젖히면 바로 눈앞에 여러 마리의 고릴라가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체험을 통해 관람객들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것에서 동물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다 옮겨 놓는 형태로 전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최근까지 전시기능 위주로 동물원을 운영하다보니 동물학대, 열악한 시설, 운영미숙 등에 대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앞으로의 동물원은 야생동물의 보전, 연구, 교육기능이 훨씬 더 강조되고 그 비중도 높아질 것이다. 만일 동물원이 현재의 위치에 안주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더이상 동물원의 존재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뉴욕브롱스동물원은 동물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종보전센터라는 이름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동물원의 방향은 멸종돼가는 야생동물들의 마지막 안식처이자 보전의 최후 보루가 돼야 한다. 또 단순히 보전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번식시킨 동물을 자연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복원에도 앞장서야 한다.

물론 국가에서 책임질 서식지 복원을 동물원이 앞장선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사고라 생각된다. 야생동물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동물자원을 가진 동물원이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복원계획은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당국과 동물원이 상호협력해 역할분담을 하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수달, 산양, 담비, 사슴, 노루 등 멸종돼 가는 우리나라 야생동물들도 얼마후면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다행히 서울대공원에서는 최근 서울대 수의대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산양, 수달, 반달곰, 삵 등 야생동물들의 순수혈통 보전을 위해 계통분류학적 유전자연구를 수행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새로 조성되는 토종생태동물원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 다행히 우리국민 대다수도 야생동물 보전과 복원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므로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다. 이제는 우리들이 이러한 동물원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돌려 주어야하는 큰 책무를 지니게 됐다. 그렇게 해야만 동물원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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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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