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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의 발달은 인공 수정체에서 인공 심장까지 기계적 성능과 생체적합성이 높은 인공장기를 실현시키고 있다.


새로운 재료의 개발은 심장에서 피부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기능을 거의 모방하는 인공장기를 탄생시켰다. 인공심장, 인공뼈, 인공혈액, 인공피부, 대용췌장, 인공수정체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때 쓰이는 재료는 생체재료로서 기계적인 성능 뿐 아니라 생체적합성이 뛰어나야 한다. 인공장기 말고도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여 약물을 집어넣은 주머니를 피부에 붙혀 약효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인공심장


정상적 심장은 1년동안 약 4천만번 박동한다. 따라서 인공심장의 재료는 이런 맹렬한 활동에도 찢어지거나 늘어나지 않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또 혈액과 접하기 때문에 혈액세포를 손상시키거나 혈액을 응고시키지 말아야 한다. 완벽한 기계적 성능과 생체적합성을 지닌 재료는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폴리우레탄계의 폴리머는 보다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가지며 그 가운데는 유연성과 내구성을 겸비한 것도 있다.
 

애초에 핵반응로용의 연료를 캡슐에 담기위해 개발된 열분해탄소(pyrolitic carbon)는 유연성이 필요치 않은 곳에서 훌륭한 강도와 혈액적합성으로 널리 쓰인다.이 재료는 체내에서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며(불활성) 마모와 피로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 인공심장의 판으로는 과거에 스테인리스나 실리콘고무를 썼는데 내구성은 있지만 피가 엉기는 것을 막는 항응고요법이 필요했다. 최근에는 기계적인 강도와 혈액적합성을 겸비한 열분해 탄소가 판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 얼마전 화제가 됐던 '자빅7' 인공심장에도 이것이 채택되었다. 혈액을 심장에서 모아 대동맥으로 보내는 좌심실의 보조장치로는 '바이오머'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자빅7'형 인공심장의 구조(오른쪽은 단면도)

 

□인공혈액


우리몸에 4.5ℓ정도 있는 혈액은 산소와 영양분을 나르고 탄산가스와 노폐물을 배설기관으로 운반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등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인공혈액은 혈액이 갖는 많은 생명기능의 극히 일부를 수행할 뿐이다. 그러나 장기보존, 질병감염방지 등의 유리한 점이 있다.
 

수용성물질인 폴리비닐 피롤리돈(polyvinyl pyrrolidone)은 혈액의 양을 회복시켜 출혈에 따른 쇼크를 막아준다. 퍼플루오르카본은 직접 산소를 운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폴리머는 빈혈의 치료와 혈관의 장해로 조직의 혈액이 부족한 증세를 치료해줄것으로 기대된다
 

또 퍼플루오르카본은 뇌로 피가 흐르지 못해 생기는 허혈성(虛血性) 발작의 긴급치료에도 쓰인다 발작이 일어나 뇌세포가 죽는다면 영구적인 손상이 온다. 따라서 이 인공혈액은 혈액이 뇌로 영양분과 산소를 날라줄 때까지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인공뼈


순환기계통의 재료가 탄성과 생체적합성을 요구하는데 반해 뼈이식용 재료는 단단하고 압력에 잘 견뎌야 한다. 아울러 우리 몸의 재생작용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즉 이식조직은 새로운 뼈가 대신 생김에 따라 분해되면서 손상을 입은 뼈의 재생을 도와야 한다.
 

정형외과와 치과에서는 오랫동안 금속보철물을 써왔다. 오늘날에도 많은 뼈와 관절, 뼈의 이식조직은 티타늄과 크롬 그리고 코발트의 합금이다. 그러나 금속 이식재료는 부식하기 쉽고, 고정 시멘트(폴리머)가 염증을 일으키며, 금속이온이 혈액에 녹아들어 부작용을 일으키는 등의 결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재료의 하나가 탄소섬유로 보강한 폴리머이다. 이것은 이식된 주변의 뼈에 압력을 분산시켜 과도한 뼈의 손상을 줄여준다. 생체와 상호작용하는 세라믹스와 유리세라믹스는 주변의 뼈와 화학적 결합을 표면에 만들기 때문에 새로운 뼈의 형성을 촉진시킨다. 생체유리라 불리우는 표면활성재료는 이런 기능이 알려진 최초의 물질이다. 플로리다대학이 개발한 이 생체유리는 종래 유리의 규산중 일부를 자연의 뼈성분인 칼슘 인 나트륨으로 치환한 것이다.
 

한편 이들 비금속은 부러지기 쉬운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속에 세라믹스와 유리 혹은 유리세라믹스 등의 생체활성재료를 혼합한 재료가 연구되고 있다. 이 이식물질은 시멘트가 아니라 뼈의 자연적인 성장을 돕는 물질로 고정될 것이다.
 

뼈와 인공뼈의 결합. 쥐의 경골과 생체유리로 만든 인공뼈의 표면(오른쪽)이 매끄럽게 결합되어 있다. 왼쪽은 검은 부분은 골수.

 

□인공피부


피부는 감염을 막아주고 물과 전해질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3도이상의 전신화상을 입었을 경우 피부의 대용물이 꼭 필요하게 된다.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피부를 대신할 폴리머를 실험해 왔다. 그러나 이 대용물은 감염과 거부반응을 막아주지 못하는 약점이 있었다.
 

돌파구를 연 것이 MIT가 개발한 '스테이지 1스킨'이란 인공피부. 구성성분은 소의콜라겐 섬유에서 얻은 다공성 폴리머이다. 감염과 액체의 손실을 막기 위해 실리콘고무로 재료를 피복했다.
 

하버드대학은 새로운 조직배양법을 연구하고 있다. 방법은 우선 이식받은 사람으로부터 1㎝크기의 피부를 채취한 후, 이 샘플의 표피세포를 활성을 없앤 태아 섬유아세포와 표피성장인자 그리고 피부세포의 대사활동을 증진하는 약품과 섞어 배양한다. 이때 섬유아세포는 증식하는 피부세포의 모체를 제공하고, 증식된 피부세포가 젤라틴을 함유하는 새로운 표피를 형성한다. 이방법으로 97%이상의 화상을 입어 자연피부의 80%이상이 파괴된 어린이의 생명을 구했다. 이 어린이의 피부는 현재 완전히 재생되었다고 한다.

 

□대용췌장


MIT의 '벨'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β세포를 배양함으로써 일종의 췌장조직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β세포가 파괴된 수많은 당뇨병환자에게 희소식이다.
 

이들은 현재 하루에 한번이상 인슐린주사를 맞아 혈중글루코스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런던대학이 개발한 인공내분비췌장에는 랑게르한스섬(β세포가 들어있는 췌장세포의 무리)이 아미노산 폴리머와 해초에서 얻어지는 다당류 폴리머인 알긴산나트륨으로 된 복합재료 캡슐에 들어있다. 이 캡슐을 실험동물에 한번 주사한 것으로도 당뇨병증상을 1년이상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임상실험은 앞으로 2~3년내 시작될 예정.

 

랑게르한스섬을 싸고있는 캡슐. 당뇨병 치료용으로 기대된다.


□인공수정체


지난 40년동안 우리 눈의 수정체의 이식재료는 폴리메틸메토아크릴레이트(PMMA)이었다. 중증 백내장환자에게 PMMA수정체를 이식시켰던 것이다. 지난80년대 초에는 자외선에 의한 수정체의 변색을 막기위한 개량이 이루어졌다.
 

최근 연구자들은 실리콘고무와 점성의 젤리상 폴리머와 하이드로겔로 만든 유연한 수정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PMMA수정체보다 훨씬 작은 절개로도 안구속에 이식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이보다 한걸음 앞서 인공수정체를 액체상태에서 삽입한 후 안구속에서 새로운 수정체를 형성하는 새로운 연구도 진행중이다.

 

□기타


이식하지 않는 생체재료도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뼈를 외부에서 고정하는 깁스의 재료로서 폴리우레탄이 석고에 도전하고 있다. 이것은 강도, 경량성, 습기와 파손에 대한 내성이 커 환자가 자유롭게 운동하고 목욕도 할 수 있다.
 

피부에 부착돼 약물을 속피부인 진피를 통해 마음대로 침투시키는 피부패치도 개발되었다. 차멀미, 협심증, 고혈압의 약이 이 방식으로 투여되고 있으며 항히스타민제, 인슐린, 피임제, 각종 항암제도 이런식으로 투여하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 패치는 10종의 폴리머로 되어 있는데 부착성, 수분의 유지, 약물 전달속도의 조절 등의 성능을 갖는다.

198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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