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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1백만종 사라진다

기후변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화도 멸종돼

 

멸종 위험에 처해있는 보이드나무도마뱀이 장식한 1월 8일자 네이처지 표지.


2050년에는 현재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동식물을 지구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쉽게 믿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얘기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발표된 논문 내용이다. 생물이 사라지는 원인은 흔히 지구온난화라고도 불리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영국 리즈대 크리스 토마스 교수팀은 2050년까지 동식물의 18-35%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1월 8일자에 발표했다. 기후변화란 산업화 이후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지면서 지구의 평균기온이 점점 상승하는 현상이다. 그 결과 해수면 상승, 사막화, 기상이변, 생물종 멸종 등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실제 생물이 얼마만큼 멸종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지역 6군데를 조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북부, 브라질 아마존, 영국 북부, 멕시코 사막, 아프리카 남부, 코스타리카 등이다.

연구팀은 6개 지역에 살고 있는 동식물 중 1천1백3종을 선택해 온도와 기후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예측한 자료를 이용했다. 기후변화가 극단적으로 일어날 때와 중간일 때, 최소화일 때의 3가지 경우를 가정했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2050년까지 최소 15%에서 최대 37%까지 생물종이 멸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멸종 위험에 처할 생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화인 프로테아, 영국 북부에서만 볼 수 있는 스코틀랜드 솔잣새, 오스트레일리아의 보이드나무도마뱀 등이 있다.

컴퓨터 모델을 전세계로 확장시켜 전체 동식물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도 예상할 수 있었다. 현재 지구에는 대략 3백만-1천만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악·중간·최소라는 3가지 시나리오에서 멸종하는 생물종의 비율은 각각 18%, 24%, 35%였다. 생물이 멸종하는 까닭은 서식처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 몇몇 생물종은 기후변화로 인해 자신이 살 수 있는 서식처가 완전히 사라져 멸종한다. 다른 생물종은 자신이 살 수 있는 서식처가 남아 있어도 이주를 하지 못해 멸종한다.

현재 지구가 오염된 상황을 고려하면 생물종의 대규모 멸종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토마스 교수는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격리해 처리하는 방법을 도입하면 멸종할 운명인 수많은 생물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환경계획(UNEP)의 클라우스 퇴퍼 사무총장은 “생물이 대규모로 멸종하면 먹을 것과 집, 의약품 등을 자연에 의존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수십억명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간 때문에 생물종이 멸종하고, 그 결과 다시 인간이 위험해지는 비극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세계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200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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