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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장류연구소 출범 카운트다운

인간은 누구며 어떻게 만물의 영장 자리를 차지하게 됐을까? 인류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해왔다. 영장류의 언어와 행동, 그리고 인지능력을 연구하는 영장류학(primatology)도 그런 시도들 가운데 하나다.

영장류의 눈높이에서 보면 인간은 1천만년-5백만년 전에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유전자의 98.4%를 침팬지와 공유하고 있으며 몸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뇌가 크고 두발로 걷을 수 있게끔 골격이 변한 대형유인원이다.

선진국에서는 몇십년 전부터 영장류학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영장류를 야생과 가장 유사한 환경 속에 두고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미 에모리대의 여키즈 국립영장류연구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라이프찌히 동물원 내에 만든 영장류연구소 등이 바로 영장류의 복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그들을 양육·연구하는 기관들이다.

이웃 일본에도 교토대 부설 영장류연구소(PRI), 하야시바라사가 설립한 유인원연구소(GARI)가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00년 문을 연 하야시바라 사의 연구소에는 연구소 건물과 침팬지들을 위한 야외공간이 7천여평에 조성돼 있다.

특히 교토대 영장류연구소에서는 마쯔자와 교수가 주도한 ‘아이(Ai) 프로젝트’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침팬지가 된 아이는 수리·언어·인지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영장류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녀가 2000년에 낳은 아유무도 벌써부터 재능을 보이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영장 류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연구 를 진행중이다. 사진은 하야시바 라 기업이 설립한 유인원연구소 내부 모습.


나와 침팬지 얼마나 다를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도 한국영장류연구소(www.iprc.or.kr)의 정식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제인 구달 박사, 마쯔자와 교수, 하버드대 랭엄 교수를 비롯한 국제적 전문가들의 조언도 들어둔 상태다.

한국영장류연구소는 야외 시설에서 벌어지는 침팬지의 사회적 행동과 언어·학습·기억·수리 등 각종 인지능력을 연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런 인지능력을 나타낼 때 두뇌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도구 사용 능력을 다음 세대로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침팬지의 본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관한 과학적 이해도 가능해질 것이다.

또 국내 연구소에서의 연구가 어느 정도 정착되는대로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야생 연구지에 초청을 받아 그곳의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전문가의도움을 받아 영장류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방문해 자신이 침팬지와 인지적∙신체적 특성 면에서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해보는‘CC’(Child-Chimp)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영장류연구소는 영장류 연구를 넘어 보전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200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최재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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