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아쉽고 후회되는 일이 있을 때 시간을 돌이키고 싶고, 멋지고 행복했던 추억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간직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상상을 구체화시켜서 ‘과거를 여행하는 기계’를 고안해낸 것은 소설가 조지 웰스였다.
1895년 발표된 웰스의 소설 ‘타임머신’은 광속보다 빠른 회전운동을 일으키는 물체를 이용해 시간여행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성공으로 타임머신에 관한 논쟁은 현실로 무대를 옮겨, 자신이 과거로 되돌아가 양친을 살해하면 과연 자신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는 이른바 ‘양친 살해의 패러독스’ 등 흥미 있는 논쟁거리를 이끌어냈다.
과학계에서 시간여행에 대한 관심을 폭발시킨 것은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이 관측자에 대해 상대적으로만 의미를 갖는다는 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시간이 지구에 있는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간다는 사실을 다양한 실험과 논리로 증명했다. 상대성이론에 대한 이해는 타임머신을 현실화시키는 열쇠다.
시간여행이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처럼 오래된 일이지만, 시간여행은 아직도 현실보다 상상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 우리에게 ‘아인슈타인 우주로의 시간여행’은 시간여행이 생각보다 훨씬 현실 가능한 실체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은 아인슈타인 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어떻게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지, 또한 이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데 극복해야할 문제는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특히 소설과 영화에 나타나는 타임머신 장면을 예로 들어, 그와 관련된 현상을 상대성이론과 연관시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저자 고트 박사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재미있게 풀어서 활용할 줄 아는 우주론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그는 비극적으로 죽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고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시간여행에 대한 연구 내용을 알고 싶다는 전화를 종종 받는다고 한다. 고트 박사는 그런 전화를 아주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이 책 역시 그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썼다고 했다.
시간여행이 매혹적인 이유 중 하나는 시간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소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시간여행이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삶에 또다른 희망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시간여행의 현실 가능성이 사람들의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과학 이론에 대한 적극적인 탐구를 이끌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위대한 것은 그가 모든 우주에 대해 완전한 답을 제시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즉 아인슈타인의 뒤를 이어 시간여행을 현실의 일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