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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하늘 모범생 은하 M33

뚜렷한 나선팔 보여줘

가을하늘을 빛내는 거대한 안드로메다은하를 지난호에 소개했다. 이번달에는 그 옆에서 빛나는 또하나의 나선은하 M33을 찾아가보자.

북반구의 2인자

밤하늘에는 별보다 더 많은 은하가 있다지만 대부분은 거리가 너무 멀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설사 보인다하더라도 매우 희미하고 작게 보인다. 그런 이유로 별을 관측하는 사람들은 은하를 볼 때 약간의 도전 의식과 색다른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은하는 천문학자들에게는 우주의 신비와 구조를 밝혀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일반 아마추어 관측자들에게도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다 때로는 도전이라는 영역을 갖고 있어 상당한 흥미거리다.

북반구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크고 밝은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다. 가을철 밤하늘에는 안드로메다에 이어 두번째로 크고 밝은 또다른 은하가 바로 M33으로 불리는 삼각형자리 나선은하다.

M33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의 천문학자였던 메시에다. 1764년 새로운 혜성 탐색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메시에는 혜성과 유사하게 보이는 밤하늘의 대상들을 찾아 목록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이 바로 그 유명한 메시에목록의 시작이었다. 메시에목록은 아마추어들이 관측할만한 주요 성운, 성단, 은하 1백10개를 모아둔 것으로 삼각형자리 나선은하는 그 목록의 33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M33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밤하늘 관측자치고 메시에의 이니셜인 M이란 표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므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그 이후로 M33은 요한 엘러 보데와 윌리엄 허셀 등 여러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됐다. 관측자들은 이 은하가 희뿌연 천체로서 매우 낮은 표면밝기를 갖고 있다고 기록했다. 이 은하의 모습이 안드로메다은하처럼 나선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낸 사람은 19세기의 천문학자인 로세경이었다. 그는 이 은하의 모습이 S자형의 나선팔 형태로 이전 관측자들이 언급한 것보다 약 두배에 달하는 크기를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오늘날 M33은 북반구 하늘에서 가장 훌륭한 나선팔을 보여주는 은하로 알려져 있다. 시선 방향에 대해 다소 비스듬히 기울어져 보여지는 안드로메다은하와 달리 이 은하는 우리의 시선 방향과 수직으로 위치해 있으므로 은하의 윗면을 정확히 보여주는, 은하 연구에 매우 귀중한 존재다.

M33의 시직경은 보름달이 두개 가량 옆으로 늘어서 있는 크기로 하늘에서의 이 크기는 실제로 약 6만광년에 해당한다. 우리은하와 비교해보면 크기가 절반 정도다. M33의 밝기는 5.3등급이며 지구에서 약 2백80만광년 떨어져 있다. 즉 이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 바로 바깥쪽에 위치해 있는 거대은하다.

나일강의 델타에 위치해


북반구에서 두번째로 밝고 큰 은하인 M33은 나선은하의 표 면을 잘 보여준다. 안드로메다은 하보다 약간 먼 곳에 위치하지만 우리은하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어 사진상에서 은하 표면의 여러 대상들이 잘 보이는 은하다. 다만 천체망원경을 사용하더라도 눈으 로는 이러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


M33이 위치해 있는 삼각형자리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별자리다. 과거 이집트에서는 이 별자리를 ‘나일강의 델타’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삼각형의 모습이 그리스문자 델타와 닮았기 때문이다. 가을철의 유명한 별자리인 안드로메다자리와 양자리의 사이에 끼어 있는 이 별자리는 크기가 매우 작고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도 그리 밝지 않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므로 초보자라면 이 별자리를 찾기가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다.

M33을 찾아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삼각형자리에서 찾아가는 법이고 다른 하나는 북쪽에 위치한 안드로메다자리에서 찾아가는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이 은하 부근에는 밝은 별이 없어서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안드로메다은하를 찾아가는 길목에 위치한 안드로메다자리의 베타별을 기억하자. 이 별은 2등급의 밝은 별로서 미라크(Mirach)라 불리며 안드로메다의 허리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별에서 본다면 안드로메다은하와 M33은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즉 이 2등급 별에서 북서쪽으로 약 8°가량 떨어진 곳에 안드로메다은하가 위치해 있으며 남동쪽으로 약 8° 떨어진 곳에 M33이 있다. 그러므로 안드로메다은하의 위치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위치를 참고삼아 이 은하를 찾아갈 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삼각형자리의 긴꼭지점에 위치한 알파별에서 서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을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중간에 이음새 역할을 하는 다른 밝은 별이 없어 다소 어렵다.

M33의 밝기는 5.3등급이다.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듯이 인간의 눈은 망원경의 도움없이 6등급의 별까지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은하는 맨눈에 보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은하의 밝기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알 필요가 있다. 성운이나 은하처럼 퍼져있는 대상은 별처럼 점으로 빛나는 대상과는 밝기 의미가 약간 다르다. 그렇다면 퍼진 대상의 밝기는 어떻게 규정할까. 이러한 대상의 밝기는 별을 시직경과 동일한 크기로 균일하게 퍼져 보이도록 만들었을 때 보이는 표면밝기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이 은하는 5.3등급의 밝기인 별을 직경 1°로 퍼지게 만들었을 때의 밝기와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이 밝기는 5.3등급의 별보다 훨씬 어둡다. 따라서 6등급의 은하라면 맨눈으로 볼 수 없다.

M33이 맨눈에도 보이는가 하는 점에는 많은 논란이 있다. 이 은하는 천체망원경이 발명된 이후에야 발견된 만큼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은하의 존재가 알려지고 난 다음부터 많은 관측자들은 이 은하가 맨눈으로도 보인다고 언급하고 있다. 요즈음에도 미국 사막지역 등 천체관측에 이상적인 곳에서는 이 은하의 존재가 맨눈으로 확인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 M33을 맨눈으로 본다는 것은 전국 어디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밤하늘은 도심 불빛의 영향을 받아 많이 밝아져 있기 때문이다.

관측에는 쌍안경이 유리

쌍안경으로는 어떻게 보일까. 밤하늘의 조건이 많이 좌우하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이라면 M33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은하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쌍안경의 배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쌍안경의 구경이 크고 배율이 낮을수록 더 잘 보인다. 쌍안경에서는 희뿌옇고 아주 어두운 구름같은 존재로 나타난다. 은하의 나선팔을 보기 어렵지만 이 은하가 타원형임은 알 수 있다. 또 은하의 중심 부분이 외곽에 비해 조금 더 밝다는 사실도 눈치챌 수 있다.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어떨까. 초심자라면 쌍안경으로 보인다면 당연히 천체망원경에서는 더 잘 보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관측해본다면 천체망원경으로 M33을 관측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쌍안경에 비해 오히려 존재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역시 M33의 낮은 표면밝기 때문이다. 천체망원경은 쌍안경에 비해 대개의 경우 배율이 높다. 이 은하는 망원경의 한 시야를 꽉 채울 만큼 크고 매우 어두운데다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서 비교적 높은 배율의 천체망원경으로는 만만치 않은 대상이다. 그러나 낮은 배율로 관측해야 한다는 기본을 지킨다면 그리 어려운 대상은 아니다. 초보 아마추어라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대상이다. 소형 천체망원경으로는 나선팔이 둘러진 구체적인 모습은 알기 어렵다. 다만 중심부에 밝은 핵이 존재하고 가장 자리로 매우 어두운 부분이 상당히 넓게 타원형으로 퍼져있다는 점이 눈에 띤다.

M33을 관측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밤하늘의 상태이며 그 다음이 낮은 배율이라고 보면 된다.

이달의 밤하늘에 어떤 일이? 사라져 가는 사자자리 유성우


새벽이 되면 사자자리가 동쪽하 늘 높이 떠오른다. 19일은 사자 자리 유성우의 극대일이지만 이날 달이 사자자리에 있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유성우의 복사점은 사자의 머리 부분으로 달 보다 약간 서쪽이다.


최근 수년 동안 해마다 11월이 되면 사자자리 유성우로 전국의 관측자들이 흥분에 휩싸였다. 그 시작은 모혜성인 템펠-터털혜성이 지나갔던 1998년이었으며 이후 작년까지 항상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최고 절정기 무렵 유럽에서는 1999년에 시간당 3천개,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11월 19일 새벽에 역시 시간당 3천개의 유성이 뿌려졌다. 작년에는 달빛 때문에 관측이 어려웠으나 전파관측에 의하면 상당한 수의 유성이 뿌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03년인 올해는 어떨까. 모혜성이 지나간지 이미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유성 연구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에는 큰 유성우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사자자리 유성우도 약 30년 후를 기대해야 할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유성우가 전혀 없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도 약간의 잔재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평년보다는 약간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수는 시간당 20개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다른 유성우에 비해 그리 두드러진 점도 없다.

그러나 올해는 유성 연구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단히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작년까지 있었던 유성우의 영향이 올해부터 바로 평년수준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좀더 영향을 받을 것인지 하는 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관측조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18일, 하현을 조금 지난 달이 사자자리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달빛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점이 위안이라 하겠다. 해마다 사자자리 유성우를 관측했던 많은 사람들이 올해에도 한번 더 관심을 갖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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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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