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가 심할수록 운전자들은 덜 막히는 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서겠지만 과연 얼마나 시간을 줄일까?
최근 물리학자들이 길을 자주 바꾸는 차량이 많은 도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흐름이 훨씬 늦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경우 덜 막히는 길을 찾은 차량도 결국은 더 늦어진다.
이탈리아 로마대 안드레아 디 마르티노와 동료들은 도시 운전자 모형을 만들어 이같은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자들은 바둑판과 비슷하게 가로 세로 각각 11줄의 선을 긋고 각 교차점을 도시로 상정했다. 운전자들은 특정 교차점에서 목표지점까지 가는 경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운전자 그룹을 둘로 나눠 한쪽은 모든 교통정보를 주고 나머지는 주지 않았다. 그리고 교통량을 증가시키면서 도착 속도를 비교했다.
차량이 한산할 경우 두 그룹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차량이 서서히 증가함에 따라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고 있는 쪽이 좀더 빨리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교통량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자 교통정보를 알고 있는 그룹의 차량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다.
연구자들은 “차가 늘수록 도로에 균등하게 퍼지므로 경로를 바꾸더라도 별로 효과가 없다”며 “결국 경로변경으로 인한 전체적인 요동이 크게 증가해 묵묵히 한 길을 가는 것보다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도심의 도로에서는 머리를 굴릴수록 결국은 더 늦어지는 셈이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학 저널인‘유로피직스 레터스’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