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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생물] 몸 속에 초음파 쏴 인공 장기 ‘뚝딱’

혈관과 신장, 폐 등 체내 장기와 조직이 망가진 경우엔 교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기술 중 하나가 ‘바이오프린팅’이다. 세포를 콜라겐과 같은 생체 재료와 섞어, 마치 ‘3D프린팅’하듯 실제 장기와 유사한 인공 장기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다만 그간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몸밖에서 조직을 제작한 후 수술을 통해 몸 안에 이식해야 해 위험과 부작용이 뒤따랐다.


최근 이런 부작용을 덜어줄 새로운 접근법이 나왔다. 몸속 깊숙한 곳에서 장기와 조직을 직접 프린팅해 수술의 부작용을 없앨 수 있는 ‘심부 조직 체내 음향 프린팅(DISP)’ 기술이다. 5월 8일 웨이 가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의료공학과 교수팀은 바이오잉크를 주입한 동물의 몸속 깊은 조직에 초음파를 쏴 하이드로겔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dt0293


연구팀은 쥐의 방광 속 암세포 근처에 항암제, 가교제, 가스포를 포함한 바이오잉크를 주입했다. 가스포는 기체를 포함한 세포 소기관으로, 초음파로 바이오잉크의 위치를 관찰할 수 있게 돕는다. 가교제는 바이오잉크를 액체에서 겔 상태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원하는 부위로 바이오잉크를 흘려보낸 후, 초음파로 열을 만들어 가교제를 활성화함으로써 바이오잉크를 겔 형태로 만들었다. 겔화된 바이오잉크는 지속적으로 항암제 등을 방출하는 저장소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연구팀은 바이오잉크로 만들어진 항암제는 일반적인 항암제 주사보다 암세포 사멸 효과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에는 둘의 항암 효과가 유사했으나, 3일 후 일반 항암 주사는 효과가 거의 사라졌지만 바이오잉크는 80~90%의 성능을 유지했다.


가오 교수팀은 앞서 2020년, 적외선을 사용해 체내 바이오프린팅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적외선은 투과율이 낮아 피부 바로 아래까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 doi: s41551-020-0568-z 이번 연구에 쓰인 초음파는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장기와 조직 등으로 더 깊게 침투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초음파로 토끼 다리 근육 4cm 깊이에 주입된 바이오잉크를 활성화 하기도 했다. 


수술이 필요 없는 DISP는 향후 약물 전달, 조직 재생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오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 단계는 쥐와 토끼보다 더 큰 동물에 프린팅하는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인체에서도 성공하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잉크 활성화 과정
▲Science
미국 연구팀은 몸속 세포에 바이오잉크를 주입한 뒤 초음파로 항암 물질을 활성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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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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