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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광소재로 각광받는 하이브리드 재료

용량이 큰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어디서나 빠른 속도로 내려받을 수 있다. 정보를 실은 빛을 전달하거나 조절하는 광소자를 가정에서 일반 전기부품처럼 흔히 사용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상황이 현실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기술이 바로 빛을 활용하는 광기술이다. KAIST 재료공학과 배병수 교수가 이끄는 광학재료연구실에서는 광소자를 값싸게 제작할 수 있는 재료와 기술을 연구한다.

광소자를 만드는데는 실리카와 유리를 많이 사용한다. 이와 같이 탄소와 수소를 포함하지 않는 무기재료를 사용해 광소자를 만들면 빛의 손실이 적고 열에 강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루기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다루기 쉽고 값싼 유기재료인 폴리머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성능이 떨어진다.


배병수 교수(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끄는 광학재료연구실 에서는 광소재와 코팅 재료로 각 광받고 있는 무기-유기 복합재 료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긁히지 않고 김서림 없는 기능성 코팅

그렇다면 상반된 성질을 갖는 무기재료와 유기재료를 섞어 복합재료를 만들면 두가지 재료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지 않을까. 과학자들은 이런 복합재료를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시도해 왔으나 쉽지 않았다. 무기재료를 사용하면 고체 상태에서 높은 온도로 녹이거나 구워야 하는 반면, 유기재료를 사용하면 1백℃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액체상태로 제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반응을 이용해 무기재료를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제조할 수 있는‘졸-겔(sol-gel) 공정’이 개발되면서 복합재료의 제조가 가능해졌다. 작은고체입자가액체 안에 분산돼 있는 졸 상태 무기재료 용액에서 액체를 날리면 농도가 진해진다. 이때 튼튼한 그물조직이 형성되면서 겔 상태로 굳어지면 세부 공정을 거친다.

연구실에서는 이 방법을 응용해 실리카와 폴리머 복합재료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즉 무기재료인 실리카의 졸-겔 공정 도중에 유기재료인 폴리머를 첨가했다. 무기재료와 유기재료가 화학결합으로 연결된 ‘하이브리드’상태의 새로운 복합재료를 얻어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복합재료는 첨가된 유기재료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제조 과정에서부터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적용된 복합재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무기재료인 실리카에는 색소를 넣을 수 없지만 실리카 구조 안에 폴리머를 첨가한 복합재료에서는 가능하다. ‘하이브리머’(HYBRIMER)라고 이름 붙여진 이 새로운 복합재료는 광소자를 만드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복합재료는 일반적으로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리카와 폴리머가 모두 투명하므로 이들을 합한 하이브리머는 투명한 복합재료다. 이렇게 투명한 성질 때문에 광소자 재료뿐만 아니라 코팅 재료로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안경렌즈를 코팅할 때 무기재료로 코팅 해야 단단하다. 그러나 무기재료만을 사용하면 안경렌즈가 깨지기 쉽다. 이보다 부드러운 유기재료만을 사용하면 잘 긁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투명한 복합재료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최근 안경렌즈뿐만 아니라 휴대폰 화면이나 자동차 등에 투명한 코팅이 많이 필요해 이 소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연구실 졸업생이 창업한 회사인 (주)개마텍 에서 하이브리머를 사용해 긁힘, 김서림,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성 코팅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빛으로 직접 모양 연출하는 포토리소그래피


복합재료를 사용해서 코팅하 는 장면.


광소자를 제작할 때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패터닝 공정’도 재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재료에서 필요한 부분을 긁어내는 에칭 방법이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광소자 제작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줄이려면 재료의 값이 쌀 뿐만 아니라 공정 자체도 간단 해야 한다.

배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에칭을 대신 할 수 있는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해 다수의 국내외 특허를 획득했다. 복합재료 하이브리머에 직접 빛을 쪼이면 빛의 굴절률이 변하면서 재료의 표면이 튀어나오거나 들어간다. 따라서 강도를 조절하면서 빛을 쪼이면 그 부분에 글씨를 쓰거나 특정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배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하이브리머로 값싸고 간단하게 광소자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노력하고있다.“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배 교수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현재 배 교수의 연구실은 외국인을 포함해 연구교수 1명, 박사후연구원 1명, 박사과정 10명, 석사과정 6명, 연구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200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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