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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 전자레인지로 속도 잰다?

 

 

“띵!” 전자레인지에서 경쾌한 소리가 들려오자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문을 열었습니다. 고소한 치즈 향이 솔솔 풍겨오는 게 슬라이스 치즈가 알맞게 녹았나 보네요. 성공입니다. 부엌에서 피자라도 만드는 중이냐구요? 아뇨, 실험하는 중입니다. 빛의 속도를 재는 현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빛의 여러 이름 중 하나는 ‘전자기파’입니다. 빛을 파동이라고 생각할 때 붙는 이름이죠. 전자레인지는 이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를 발생시켜 음식을 데우는 기계입니다. 전자레인지를 ‘전자기파 뿜는 기계’로 활용해서 전자기파, 즉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빛’의 속도를 재볼 겁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파동의 속도는 진동수(주파수)와 파장의 곱과 같습니다. 전자기파도 파동이니 이 공식으로 속도를 구할 수 있죠. 전자레인지 속 전자기파의 진동수는 전자레인지 뒤에 적혀 있습니다. 과학동아가 사용한 전자레인지의 진동수는 2450MHz(메가헤르츠·1MHz는 100만Hz)입니다. 이제 파장만 알아내면 됩니다!


파장은 파동에서 마루와 마루, 혹은 골과 골 사이의 거리를 뜻합니다ㅃ. 물결 모양을 떠올려봅시다~~. 물결처럼 출렁이는 파동에서 위로 솟은 부분은 마루, 아래로 내려간 부분은 골입니다. 파동이 한정된 공간에 갇혀 제자리에서 진동할 때(정상파), 주변에 전달하는 에너지는 마루나 골에 가까울수록 커집니다. 전자레인지 속에서 출렁이는 전자기파도 마찬가지죠. 오호라, 전자레인지의 회전판을 없애서 음식이 회전하지 않는다면 마루와 골에 닿은 부분만 에너지를 많이 받아 유독 뜨거워지겠네요? 


여기에서 치즈가 등장합니다. 전자레인지의 회전판을 분리하고, 그 위에 슬라이스 치즈처럼 잘 녹는 납작하고 넓은 물체를 올려두세요. 전자레인지를 20초간 작동시킨 후 치즈를 꺼내면 치즈가 군데군데 녹아 패인 자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들이 바로 전자레인지 속 전자기파의 마루, 혹은 골이 위치했던 흔적입니다. 패인 부분 사이의 길이를 재면 마루와 골 사이의 거리(반파장)를 알 수 있죠. 이 거리의 두 배가 곧 전자기파의 파장입니다. 


자, 이제 앞에서 소개한 공식에 파장과 주파수 값을 넣고 계산하면 빛의 속도를 알 수 있겠죠? 과학동아의 계산 결과는 3.7×108 m/s, 이론적으로 공기 중에서 빛의 속도는 3×108 m/s입니다. 근삿값이긴 해도 부엌에서 빛의 속도를 구하다니! 역시 전자레인지는 만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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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 도움

    권상혁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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