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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 되는데 자연과학자 유리

10년 후면 한국인도 우주인에 도전

과학의 달 4월 일본 최초의 우주비행사 모리 마모루(毛利衛, 55) 박사가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현재 일본 과학미래관 관장이기도 한 모리 박사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국가적인 영웅이자 대중적인 스타로 주목받아온 인물이다. 최근에는 NHK가 그를 모델로 삼아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소녀의 꿈을 그린 드라마를 제작∙방송했고, 여기에 그가 직접 출연했다고 한다.

내한 기간 동안 모리 박사는 서울과 대전에서 우주공간의 과학, 우주비행사 선정과 훈련방법, 우주에서 본 지구 등에 대해 강연했다. 모리 박사로부터 우주비행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훈련을 받는지, 우주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한국인이 우주비행사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2000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서 고화질TV카메라로 촬영중인 모리 박사.


지구 파랗다는 가가린의 영향

“어두운 우주공간에서 아름다운 지구의 존재를 확인했다.”모리 박사가 두번의 우주비행을 회고하며 꺼낸 말이다. 그는 1992년과 2000년에 각각 NASA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타고 우주에 다녀왔다. 특히 두번째 우주비행에서는 모든 임무를 마치고 1백분 동안 지구를 물끄러미 바라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우주왕복선은 90분만에 지구를 한바퀴씩 도는데, 지구의 전체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 머리로 알고 있던 지구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모리 박사는 중학생이던 13살 때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당시는 미국과 옛소련이 우주개발 분야에서 한창 경쟁을 벌이던 시기였다. 1961년 4월 12일 옛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시간 29분만에 지구 상공을 일주함으로써 최초의 우주비행사가됐다.“ 지구는파랗다”고한 가가린의 말이 어린 그의 가슴에 인상깊게 남았고,‘ 나도 우주에 가서 지구를 봐야겠다’고 결심하며 우주비행사의 포부를 품었다고 한다. 물론 그때는 일본인이 우주에 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대신 모리 박사는 TV에서 만화‘아톰’을 즐겨보며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대학에서 연구에 매진하는 길을 걷게 됐다. 홋카이도대 화학과에서 석사까지 마친 그는 남호주 플린더스대 화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홋카이도대 교수로 부임했다. 어찌 보면 모리 박사는 이때까지 평범한 과학자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흔히 과학자와 우주비행사를 서로 다른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과학자야말로 우주비행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5백33대 1의 경쟁률 뚫어


우주유영훈련을 받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 부력으로 무중력상태가 구현된다
 

1983년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진행할 우주실험을 계획하면서 일본 최초의 우주비행사를 모집했다. 그때 모리 박사는 우주비행사가 바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꿈이란걸 깨달았다고 한다. 일본우주개발사업단(NASDA)은 우주비행사에 지원할 자격을 5년 이상 과학실험을 해본 경험과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으로 제한했는데, 다행히 그는이 지원자격을 충족시켰다. 더욱이 실험하기를 즐겼기 때문에 그는 기꺼이 응시했다.

총 5백33명의 지원자 가운데 3명이 4차례의 시험을 통과해 합격했다. 3명 중 1명만 실제 우주비행에 참여하고 나머지 2명은 지상에서 대기하는 백업요원이었다. 1985년 마침내 1명의 최종 우주비행사로 모리 박사가 선발됐다. 5백3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었던 것이다.

선발과정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4차례의 시험은 일반상식 시험, 의학 검사, 체력검사, 최종 면접 시험이었다. 모리 박사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지, 지상과 떨어진 위험한 우주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 영어로 상대방과 대화가 가능한지, 복잡한 일을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검증받았다. 또 최종적으로 NASA에서 정신의학 검사를 받았는데, 동양인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당신 아내에게 몇점을 줄 것인지, 다른 사람이 당신을 무슨 동물로 보는지 등이 대표적인 것이었다.

모리 박사가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고 바로 우주로 떠났던 것은 아니다. 우주에 가서 맡은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기 위해 수많은 훈련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또다른 악재가 있었다. 1986년 1월에 발생했던 챌린저 호 폭발사고였다. 그가 탑승할 우주왕복선은 당초 1988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챌린저호 폭발사고로 계획보다 4년 반이나 늦춰졌다.

모리박사가 참여한 우주왕복선 미션은‘일본의 우주실험실’(Space Lab. of Japan)이라 불렸는데, 일본이 3천억원의 비용을 모두 대고 43개의 실험을 수행하는 계획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미국이 개발한 이들 실험은 재료 실험, 생명과학 실험, 의학실험, 이공학 실험 등이었다. 그가 일본과 미국 대학에서 이들 실험을 이해하고 조작하는데만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아울러 발사 2년 전부터 NASA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우주왕복선 시스템에서 활동하는 법, 바다에 불시착하는 경우 응급 탈출하는 법 등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이 모든 훈련을 마친 모리박사는 마침내 1992년 9월엔 데버호를 타고 우주로 향했다.

10년 준비한 실험

처음 우주로 향하던 모리 박사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발사 카운트다운이 계속되는 동안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이 교차했다고 한다. ‘어렸을때내꿈이실현되는구나’라는 흥분에 휩싸이면서, 한편으로는 일본 최초로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몸이었기 때문에 국가의 기대에 어깨가 무거웠다. 마침내 우주왕복선이 발사되자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원심 가속기로 경험했던 상황이지만 실제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8분 30초 후 우주왕복선의 주엔진이 멈추고 지구 궤도에 진입하자 몸이 가벼워졌다. 자신이 우주에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마침내 꿈이 실현됐다”라고 외치고 싶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로서 그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무중력 상태에서 만날 수 있는 육체적인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모리 박사는 오히려 정신적인 면을 얘기한다. 그가 우주에서 해야 할 임무는 일본이 10년 가까이 준비한 실험을 완수하는 일이었는데, 자기가 한번 실수하면 다른 과학자들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는 심적 부담이 가장 어려운점이었다는 말이다. 실제 우주실험은 지상에서 훈련하던 상황과는 달랐다. 공교롭게도 실험을 시작하자마자 실험장치에 이상이 생겼다. 반도체 제작과 관련된 실험을 하던 중 냉각수가 새어나왔던 것이다. 순간 공포가 엄습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NASA의 우주비행사들이 지상과의 교신을 통해 하루에 걸쳐 고장의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했다. 이때 NASA가 여태껏 진행했던 우주개발과정에서 많은 노하우를 지녔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일정이 하루 늦어졌지만 그래도 결국 계획된 실험을 100% 마쳤다.

모리 박사가 진행한 미션 중에서 인상적인 것이 또하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지상에 있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우주실험을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질문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이것이 대중들에게 우주에 대해 이해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고양이 세수에 치약을 삼키기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발하는 모습. 잘라낸 머리카락은 아 무렇게 떠다니지 않도록 진공장치로 빨아들인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어땠을까. 흔히 우주선에서 생활하는 우주비행사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 몸이 둥둥 떠다니고 아래위가 따로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무중력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주왕복선에서 자고 씻고 먹고 배설하는 모든 일은 무중력의 지배를 받는다. 우주비행사는 12시간마다 임무를 교대하는데,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12시간 가운데 8시간은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바깥 경치를 구경한다. 특히 잠자는 일은 오히려 지상에서보다 편하다고 한다. 눌리는 느낌이 없고 아래위 어디서나 잘 수 있으니까. 단 잠을 자는 동안 몸이 둥둥 떠다닐 염려가 있기 때문에 어딘가에 몸을 묶어두어야 한다. 자고 일어나서는 세수하고 머리감고 이빨을 닦는다. 우주공간에서는 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세수나 샤워란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내는 일에 불과하다. 다름아닌‘고양이세수’다. 샴푸로 머리를 감고 나서도 수건으로 그냥 닦아내고, 이빨을 닦고도 수건으로 치약을 닦아내거나 먹을 수 있는 것이라 그대로 삼킨다.

우주선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 NASA에서 준비하는 우주식에는 1백50종류가 있다. 특별용기에 담긴 건조 음식에 살짝 물을 붓고 먹는다. 음식은 특별히 건조시켜 진공 포장된 것이면 아무거나 상관없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징어, 카레, 탕수육 등도 진공 포장된 종류면 가능하다. 단 갖고 가길 원하는 음식은 NASA의‘음식실험실’(Food Lab.)에서실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 뜯었을 때 문제가 없는지, 떠다니다 사람이나 기계장치에 영향을 주는지를 말이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나 맥주는 거품 때문에 가져가지 못한다. 물방울이 흩어져 전기기계장치에 이상을 일으킬 수있기 때문이다. 모리 박사의 경우 인스턴트 카레를 갖고 갔는데, 데워서 먹은 카레음식은 우주비행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우주공간에서는 매콤하고 짠 것이 먹고 싶어지는데, 카레가 제격이었다고 설명 한다.

화장실에서 볼일은 어떻게 해결할까. 좌식 변기에 대변을 바로 빨아들이는 좁은 구멍이 있는데, 미리 지상에서 연습하지만 정확히 조준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히 맞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린다고 한다. 또 한번 발생하면 잘퍼지지 않는 냄새도 문제라고 한다.

한국 참여미션, NASA와 협의중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제일 먼저 자기나라를 찾게 되죠. 저도 그랬는데, 일본을 바라보려고 할 때 한반도가 먼저 눈에 띄더군요.”모리 박사는 한국이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을 들면서 한국과의 친근감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유인 우주개발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원장의 서면 질의에 포함된 질문을 했다.

모리 박사는“한국이 우주개발에 참여하려는 의미를 찾고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일본, 미국, 유럽, 러시아, 캐나다 등 각국의 우주기구도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한국이 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직접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주정거장에서 실시하는 실험 프로젝트에 다른 나라, 특히 일본과 함께 참여하기를 권한다. 무중력 상태 실험은 지상에서도 여러 연구자들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실제 우주실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우주로 간다. 이때 함께 연구하던 한국인 과학자가 우주비행사로 우주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올해 1월 초까지만 해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NASA와 협의중에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2007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우주방사선측정모듈인 악세스(ACESS)를 지원하는 모듈을 건설하는 일에 1천만달러(약 1백20억원)를 부담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운영센터 최기혁 박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로 인해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자 항공우주연구원은 악세스에 참여하는 문제를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항공우주연구원은 다른 대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지난 1월 유인 미션을 총괄하는 존슨연구소에서 한국이 참여 가능한 10여개의 미션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승무원이 자는 우주막사, 우주에서 사용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외부 탑재체 장착설비, 국제우주정거장용 운동기구, 외부창고, 우주생활 지원장비 등을 제작하는 일이다. 이들은 우리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바로 시작이 가능한 미션이다.

한국인이 우주비행사로 참여하는 일은 어떻게 될까. 최기혁 박사는“참여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우리나라 부담금이 1천만달러 수준은 훨씬 넘어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한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만든 실험장비가 국제우주정거장에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인 우주비행사의 꿈을 버릴 필요는 없다. 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이 국제 우주정거장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NASA와 협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우주비행사는 10년 후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우주비행할 주인공은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

우주비행사 자격조건에서 훈련까지

우주비행사 하면 흔히 조종간을 잡고 있는 파일럿만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우주비행사도 있다. NASA 우주왕복선의 경우 우주비행사는 크게 사령관, 파일럿, 미션전문가(Mission Specialist), 탑재체전문가(Payload Specialist)로 나뉠 수 있다.

사령관은 우주왕복선, 승무원, 미션의 성공과 안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우주비행사다. 배의 선장과 비슷하다. 파일럿 우주비행사는 직접 우주왕복선을 조종하는 사람으로 부사령관에 해당한다. 사령관과 파일럿 우주비행사는 우주왕복선의 경우 미국인만이 가능하다. 지원자는 공학, 생명과학, 자연과학, 수학 분야의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며, 적어도 1천시간 동안 제트기를 조종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신체적으로는 시력이 맨눈상태에서 0.4 이상, 교정상태에서 1.0 이상이고, 혈압이 앉은 상태에서 90-1백40mmHg이며, 키가 1백63-1백93cm이어야 한다.

미션전문가는 승무원의 활동계획에 대한 선상작업을 조정하고 연료, 물, 음식 등의 소모품을 사용∙점검하며 미션의 각종 실험과 탑재체 활동을 수행한다. 우주유영을 하고 로봇팔로 탑재체를 다루기도 한다. 미션전문가의 지원자격은 파일럿 우주비행사와 엇비슷하다. 다만 신체적으로 맨눈시력이 0.2, 교정시력이 1.0 이상이며 키가 1백52-1백93cm이어야 하고, 학문적으로는 미션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적 경험이 적어도 3년 이상이어야 한다. 단 석사 학위는 1년, 박사 학위는 3년 경력으로 대치될 수 있다. 탑재체전문가는 자연과학이나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우주왕복선 장착장비에 숙련된 기술자다. 특별 미션을 위한 탑재체전문가는 탑재체 스폰서나 고객에 의해 선발되기 때문에 미국인일 필요가 없다. 물론 NASA에서 요구하는 신체∙건강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탑재체전문가는 우주비행 2년 전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일본의 모리 박사의 경우도 탑제체전문가로 우주비행사가 된 경우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각오

NASA의 경우 2년마다 한번씩 파일럿과 미션전문가에 대한 지원자를 받는다. 군인뿐 아니라 일반시민도 지원 가능하다. 선발에서부터 훈련까지는 5년 정도가 소요된다. 선발에 1년, 기초 훈련에 1년 반, 고등 훈련에 1년, 임무가 할당된 후 추가되는 고도숙달훈련에 1년 반 정도가 각각 걸린다. 보통 기초 훈련을 마치면 우주비행사 증명서가 나오지만, 실제로 임무가 할당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10년 정도는 지나야 우주비행에 나설 수 있다.

우주비행사의 훈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NASA의 경우 우주비행사 후보는 텍사스주 휴스턴 근처의 존슨우주센터에서 훈련받는다. 기초 훈련 과목에는 수학, 지질학, 기상학, 해양학, 유도항법, 궤도역학, 천문학, 물리학, 재료처리, 우주왕복선 시스템 등이 있다. 또 우주선의 비상착륙시에 대비해 육지나 바다에서 생존하는 훈련을 받는다. 특히 수영 능력의 경우 테니스화를 신고 비행복을 입은 채 75m의 거리를 헤엄쳐야 하고 10분 이상 계속 물속에서 걸을 수 있어야만 한다. 기초 훈련에서는 더 나아가 무중력환경에서의 적응 훈련을 받는다. 우주공간의 무중력환경은 비행기나 물탱크로 구현된다. 개조된 KC-135 제트기가 하늘에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20초 정도 무중력상태를 만들면 여기서 먹거나 마시거나 각종 장비를 사용하는 훈련을 한다. 하루에 40번 정도 반복한다. 또 이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무중력상태를 구현할 때는 존슨우주센터에 설치된 거대한 물탱크를 이용한다. 7m60cm 깊이에 설치된 물탱크는 부력을 통해 우주유영하는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다음은 고등 훈련. 먼저 우주왕복선 미션 시뮬레이터를 통해 우주 공간에서 작업하고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우주비행사에게 임무가 할당되면 이륙에서 착륙까지 미션의 모든 단계에 해당하는 훈련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사령관이나 파일럿은 90˚만큼 위로 기울어진 환경에서 이륙과 상승의 가속도를 경험하고, 미션전문가는 특별 탑재체 활동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받는다. 또 디스플레이를 통해 발사 전 광경에서 착륙 후 활주 장면까지 펼쳐지는데, 여기에는 지구, 태양, 달, 별의 모습도 포함돼 있다. 우주왕복선 미션 시뮬레이터는 이륙시의 소음과 떨림, 그리고 무중력의 경험이 빠졌을 뿐 나머지는 우주환경을 그대로 갖다놓았다는 우주비행사들의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우주왕복선 미션 시뮬레이터는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나쁜 상황에 빠지는 시나리오도 재현할 수 있다. 총 6천8백개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각오하면서 우주비행에 임한다.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이 우주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초 발생한 컬럼비아호 폭발사고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계속 우주비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리 박사의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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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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