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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구에서 제품개발까지 산학연의 지휘자 서상희 단장


서상희 단장


지난해 6월 본지 나노관련 특집기사를 준비하던 중 처음으로 만난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의 서상희 단장을 두번째 찾아갔다.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위치한 사업단으로 향하면서 서 단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봤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얘기를 나눌 때와는 달리 카메라만 들이대면 얼굴이 굳어지던 그의 서민적인 모습이 생각났다.

당시는 그가 과학기술부 프론티어사업의 하나인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의 단장으로 선정된지 1개월이 지난 때였다.

5-10년 내 실용화될 기술에 집중

기자는 서 단장을 만나 그동안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에서 어떤 일들이 이뤄졌는지를 물어봤다. 그는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 먼저 나노소재 연구의 특징을 얘기했다.

“나노소재는 기존소재보다 강도가 수십배 높은 고강도소재에서부터 연료전지와 같은 에너지저장소재,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폐수를 깨끗하게 걸러주는 환경정화용소재, 차세대 광통신과 광디스플레이에 쓰일 광학소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응용될 전망이다. 또한 종류별로 보면 금속, 세라믹, 고분자 등 수없이 다양하다. 이런 까닭에 사업단에서 나노소재와 관련된 모든 연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 단장의 이 말은 사업단이 집중하는 나노소재 분야가 무엇인지와 관련돼 있다. 그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의 경우 상당히 먼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고분자소재의 활용 연구가 나노소재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 단장은 이와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은 10년 뒤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급 기술을 갖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그 중간 단계에서 실용화될 기술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5-10년 내 실용화가 가능한 연구과제가 사업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환경정화용 촉매소재, 폐수나 오염된 공기를 걸러주는 나노막, 고강도 나노복합소재가 사업단의 주요 연구과제다.

물론 사업단은 10년 후 제품화가 가능한 연구과제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광학소재의 경우가 그렇다. 연구과제의 50%는 3-10년 내 실용화될 전망이며 나머지 50%는 10년 이후를 내다본다고 서 단장은 말한다.

소재연구 대표의 마음가짐으로

서 단장은 실용화될 최종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한 만큼 산학연의 공동연구를 강조했다. 그는 “사업단이 산학연 구조가 잘 짜여져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2월 초 열린 평가 세미나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서 단장은 ‘고강도 내마모 나노구조 코팅기술’이라는 복잡한 명칭의 과제로 묶인 연구팀을 예로 들었다. 이 과제에는 기초 연구과제에서부터 공정개발, 제품평가까지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7개의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KIST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나노분말을 개발한다. 그러면 한양대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이 분말을 플라스마 열원으로 제품의 표면에 녹여 나노구조로 코팅한다. 이를 ‘융사코팅’이라고 한다. 충남대에서는 앞서 연구팀에서 융사코팅을 제대로 했는지,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분석을 담당한다.

그리고 시장에 내놓을 최종제품을 만들어내는 산업계에서는 서모텍코리아와 삼정테크원가 참여한다. 여기에서 실제로 나노구조로 코팅된 제품을 만들어 특성을 분석한다. 한편 일본의 한 기업체에서 분말 자체를 평가해 판매를 담당한다.

서 단장은 세미나에서 상업화에 민감한 산업계의 요구가 기초연구를 하는 학계와 연구계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서 단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소재 관련연구가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나노소재와 관련된 큰 규모의 사업으로는 사업단 외에‘나노핵심기술개발사업’이 있다. 이 사업에 나노분말 연구과제가 일부 포함돼 있을 뿐이다. 그래서 서 단장은“소재연구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사업단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강한 책임감을 나타냈다.

2003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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