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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시기 조절하는 유전자 발견

제철 아니어도 피는 ‘맞춤꽃’ 가능

국내 과학자가 온도 변화에 맞춰 꽃이 피는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고려대 생명공학원 안지훈 교수는 식물에 있는 유전자 ‘FCA’와 ‘FVE’가 기온 변화를 감지해 꽃피는 시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 세계적 생명공학 학술지인 ‘네이처 지네틱스’ 2월호에 발표했다. 온도 변화에 따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식물의 개화시기는 주로 식물체 내부의 신호전달, 일조량, 기온변화 등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중 신호전달과 일조량에 관련된 유전자들은 상당 부분 알려져 있었지만, 온도 변화에 따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안 교수는 애기장대를 모델로 연구한 결과, 애기장대 안에 포함된 유전자 FCA와 FVE가 대기 온도를 감지해 개화를 직접 조절하는 유전자인 ‘FT’에 ‘개화’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FCA와 FVE 유전자는 바깥 온도가 높을 경우 FT 유전자에 신호를 많이 보내거나 온도가 낮을 경우 신호를 적게 보냄으로써 개화를 촉진하거나 늦추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일조량은 변하지 않았는데 봄에 꽃이 빨리 피는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는 FCA와 FVE 유전자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응용하면 원래 개화 온도와 다른 기온 조건에서도 꽃을 피우는 ‘맞춤꽃’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 1999년 FT 유전자가 개화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개화 유전자가 밝혀짐에 따라 원래 개화 온도와 달라도 꽃을 피우는‘맞춤꽃’이 개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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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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