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에는 매년 30억${m}^{3}$의 수자원이 새로 생깁니다.” 일산에 위치한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사업단에서 만난 김승 단장의 자신에 찬 목소리다. 그리고 거침없이 사업단의 계획을 펼쳐보인다.
김단장이 말한 30억${m}^{3}$가 어느 정도 양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깊이 30m고 너비가 1백m라면 길이는 무려 1천km가 된다. 불과 10년 안에 이 엄청난 공간 안에 가득 채운 물을 매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커다란 강 하나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단장은 연결고리 역할
김단장은 30억${m}^{3}$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자원관리 모습을 그려내 보였다. 하천만 생각했던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 지표수에서 지하수, 그리고 대체수자원까지 모든 수자원이 함께 관리되는 모습이다. 그래야 수자원을 가장 바람직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업단에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과제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사업단에서 단장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김단장은 “최종 성과와 비전을 제시하면서 연구를 이끄는 사람이 바로 단장”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모든 프론티어 사업단을 이끄는 단장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사항이리라. 하지만 김단장은 흥미롭게도 자신의 역할을 연결고리로 표현했다. 수자원 관리를 위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연구들을 서로 연결해 유기적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김단장은 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론티어 사업을 운영하는 원칙으로 김단장은 정직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실제 사업단의 개별 연구를 담당한 연구기관을 선택할 때도 겉치장하는 곳보다 가장 정직하게 연구를 진행할 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또 사업단의 투명성을 위해 모든 연구의 진행상황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연구자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타임시트를 작성해 인터넷에 올린다. 누가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몇시간을 연구했다는 것을 기록해 보고하는 것이다. 다른 연구분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원칙을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단장은 “1천명이 넘는 연구진이 비전을 공유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라며, “통합수자원관리기술의 개발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전문분야별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는 연구성과가 하나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조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익에 기여하는 즐거움
김단장에게 물과 관련을 맺게 된 계기를 물었다. 사실 물을 연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기자의 편견을 깨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단장은 “이 분야에서 학위를 준다고 해서”라며 농담으로 말을 받아 기자를 잠시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물을 연구하는 즐거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김단장은 “물을 연구하는 분야는 전통적이고 오래된 학문분야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제는 미개척분야가 대부분인 첨단 학문”이라고 말했다. 수자원 연구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물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불확실한 자연을 상대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물수요의 증가가 기술발전보다 앞서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더 매력적이라고 한다. 상당히 복잡한 변수와 씨름을 하며 자연과 사회를 이해하고 공익에 기여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단장은 물 관련 기술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걱정했다. 외국의 경우 수자원 관리 전문가는 상당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유능한 학생이 많이 몰린다고 한다. 김단장은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수자원 관련 전문가의 전망은 아주 밝다며, 많은 학생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