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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북’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과학책 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책이다.

다소 두껍고 묵직한 책을 펼쳐서 한장한장 넘기다보면 굳이 읽지 않고도 과학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진과 그림 등 이미지의 힘이 강한 책이라는 뜻이다.

‘사이언스 북’이 가진 특별함은 무엇보다 책의 구성에 있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왼쪽에는 과학의 역사에서 전환점으로 기록될만한 사건에 대한 설명이, 오른쪽에는 그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가 파격적인 크기로 실려있다.

인류가 최초로 수를 세기 시작한 기원전 35000년전부터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된 2000년까지 과학의 역사에서 그 발전을 이끌어온 2백50개의 사건을 연대순으로 배열하고, 각 주제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와 짝을 지워 한장으로 구성해 놓은 것이다.

이렇게 간추려진 2백50개의 장들은 그야말로‘과학의 이정표’가 될만한 것들이다. 과학기술사나 분야별 과학사 외에 전체 과학의 역사를 조망한 책이 드문 현실에서, 과학사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사실만으로도‘사이언스 북’의 의미는 크다.

더구나 전통과학의 영역에 속해온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을 비롯해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의학, 수학, 고고학, 인류학, 심리학 등 다양한 영역을 망라해놓고 있어 과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대한 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하나하나의 개별적 사실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처럼 충실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압축되고 요약된 설명을 전달하기 때문에 읽는 독자들에게 많은 질문거리를 남긴다. 즉 과학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하고 그 흐름을 알게 한 뒤, 자신이 알아야 할 과학적 지식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셈이다.

물론 과학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배열해놓은 점이나, 중요한 사실을 키워드로 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점을 살려 과학사전처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책에서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사실 위주의 지식에 기대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은 과학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힘을 소중하게 생각할 때‘사이언스 북’의가치를 제대로 알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상식이란 우리가 18살 때까지 배운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의 예에서 보듯이 당대의 많은 사람들이 상식 또는 진리라고 믿었던 사실들도 후대에 허위로 판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날 확고하게 정립돼 상식의 지위를 얻은 과학이론 역시 어느새 편견의 벽으로 작용해서 과학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것이 진실이다, 이것이 과학이다라고 하는 책보다 독자들의 사색을 이끌어내는 책이 과학의 발전에더크게기여할수있다는점에서‘사이언스북’의 소중함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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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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