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날개가 날기 위해서가 아니라 빨리 달리거나 비탈길을 잘 올라가기 위해 처음 사용됐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 1월 17일자에 보도됐다.
미국 몬타나주립대의 생태학자인 케네스 다이얼은 새의 조상인 공룡이 두 발로 걷다가 경사진 길을 빠르게 오르기 위해 앞날개 깃털을 처음 사용했고, 이것이 진짜 날개로 진화함으로써 지금처럼 날 수 있는 새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닭이나 메추라기, 칠면조와 같이 현재 날지 못하는 새들이 포식동물로부터 몸을 피할 때나 경사진 곳을 달려오를 때 날개를 푸드덕거리는 습성에 대한 연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연구팀은 경사면을 만들고 ‘달리는 새’인 자고새(닭목 꿩과에 속하는 날지 못하는 새) 새끼들의 뛰는 양상과 속도를 측정했다. 날개의 유무가 어떤 차이를 내는지 관찰하기 위해 일부 자고새 새끼의 날개를 잘라냈다. 그 결과 날개가 있는 자고새 새끼가 날개가 없는 자고새 새끼보다 경사진 비탈을 훨씬 더 잘 기어올랐다. 물론 날개는 가파른 비탈을 기어오르기 시작하는데 활용됐다. 또한 태어난 지 2-3주 후부터는 날개의 힘을 이용해 지면에 몸을 밀착시켜 빠르게 달릴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다이엘 교수는“달리는 새들은 날개를 비행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지면에 발을 밀착시키는데 사용했고, 그 결과 경사진 비탈도 빨리 올라갈 수 있게 됐다”면서“경주용 자동차가 고속 주행시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와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새의 조상인 공룡이 오랜 시간 동안 이같은 과정을 거쳐 오늘날과 같이 날 수 있는 새의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