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해 동안 IT제품이 가져온 변화 중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제품의 복합화와 통합화’다. 2003년에는 이런 맥락에서 태어난 새로운 제품들이 또 하나의 제품군을 만들어갈 전망이다. 초소형화·초박형화된 제품,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당연하다. 2003년에 주목받을 IT제품에 대한 카테고리는 크게 네분야로 구성했다. 노트북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 타블렛 PC, 사용자층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PDA, 각종 데이터의 디지털화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 주류를 이루게 될 디지털 토이 분야다. 카테고리의 분류는 최첨단 IT제품의 향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컴덱스에 출품된 제품을 참고했다. 2003년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게 될 IT제품을 둘러보자.
타블렛 PC - 액정 화면에 펜으로 입력, 노트북 능가하는 시장 구축
2002년 말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타블렛 PC는 2003년 이후 더욱 많은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노트북을 능가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타블렛은 그래픽 작업을 할 때 펜을 사용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장치로, 판 모양을 하고 있다. 즉 타블렛 PC는 기존의 노트북과는 달리 펜을 이용해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는 신개념의 모바일 PC를 말한다. 무게가 가볍고 이동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필기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액정 화면을 노트처럼 들고 다니면서 기록하거나 신속하게 정보를 찾아봐야 할 때 적격이다. 이 제품 하나만 있으면 종이에 그려 스캔하고, 이를 다시 포토샵 등으로 편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을 것 같다. 2003년에는 더 작은 크기에 더 많은 기능을 채용한 타블렛 PC 모델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부가 기능으로는 회전하는 액정이나 분리되는 키보드, 독특한 본체의 재질 등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PDA - 크기·성능 업그레이드로 사용층 증가 기대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는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다. 전자수첩 정도의 작은 크기에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2003년 PDA 시장에는 모바일 기능이 강화되고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한 고성능의 제품들이 발표될 전망이다. 또한 사용층을 더욱 넓히는데 초점이 맞춰질 듯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팜과 클리에를 중심으로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를 좀더 가미한 제품들과 디자인 감각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적으로 먼지나 물기를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한 제품과 Zire와 같은 저가형 팜제품들이 많이 선보임으로써 더욱 많은 사람들이 PDA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 기기 - 독특한 디자인 갖춘 복합화 제품 증가
2003년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에 찾아올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제품의 복합화’와 ‘독특한 디자인’이다. 복합화의 경우 실제로 2002년에 출시된 많은 디지털카메라 제품에 디지털캠코더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03년에는 고화소수의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카메라와 캠코더의 영역이 합쳐져 더욱 향상된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급 기종의 디지털카메라는 당분간 복합화되지 않을 듯하다. 이에 대비해 고용량의 메모리를 탑재하거나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하는 방법이 고려될 것이다. 기존 카세트 형식의 테이프미디어는 메모리카드 등 최근 형식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가 지금의 MP3 플레이어처럼 많아질 전망이다. 기기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크기가 작아지며 두께가 얇아지는 등 초소형화·초박형화 추세는 당연한 흐름이다. 또한 영상기기 하면 떠오르는 네모 형태가 아닌 독특한 형태와 디자인을 자랑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광학줌이지만 렌즈코가 없는 미놀타의 디지털 카메라와 아이리버의 프리즘형 플레이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 토이 - 어른을 위한 실용적인 장난감
2003년에는 디지털 토이(e-토이)들이 대거 출시되는 해가 될 것이다. 이미 2002년 토이쇼에서 선보인 2003년형 신제품들은 주로 디지털 관련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디지털 기능을 활용한 여러가지 동작 토이들이나 음성인식 기능의 제품들이 많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디지털 토이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의 개념으로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용적인 제품들도 많이 선보일 것이다. 인공지능을 응용한 청소로봇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3년 디지털 토이 시장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제품이 얼마나 출시되는지가 관건이다.
■Stylistic ST Series Tablet PC
10.4인치 액정을 장착했으며, 펜티엄3에 40GB 하드디스크 사양을 갖췄다. 도킹스테이션을 장착하면 세로로 길게 화면을 놓고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밑면은 가죽으로 처리돼 본체가 쉽게 밀리는 것을 방지했다.
크기 : 301.3x220x20.9mm 무게 : 1.48kg
■Compaq Tablet PC TC 1000
이 제품의 키보드는 분리형으로 사용된다. 10.4인치 액정을 장착했으며, 하드디스크 용량은 30GB다. 저전력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크기 : 210×271×220mm 무게 : 1.36Kg
■에이서의 TravelMate C100
도시바의 타블렛 PC처럼 액정을 회전시켜 사용할 수 있다. 단 10.4인치 액정을 장착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 사양을 조금 낮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 : 251×208×25.4mm 무게 : 1.4kg
■Toshiba Portege Convertible Tablet PC
액정을 회전시켜 일반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노트북을 구입하려했던 사용자들에게 적격이다. 펜티엄3, 40GB의 하드디스크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다. 12.1인치 액정을 장착하고 있으며, 타블렛 PC 중 유일하게 키보드가 장착돼 있다.
크기 : 554×246×169mm 무게 : 1.4kg
▲소니 Clie NR70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을 자유자재로 회전시켜 접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화면을 회전시켜 접어놓으면 지금껏 경험했던 PDA 같은 느낌이다. 일반 PC 자판과 비슷한 배열을 이루는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폴더형으로 변신시켜야 한다. 현재 키보드는 한글을 입력하는데 무리가 있지만 곧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3.8인치, 6만5천5백36컬러의 화면을 갖추고 있다.
크기 : 72.3x136.6x16.7mm
무게 : 2백g
가격 : 5만9천8백엔(59만원대, 2002년 12월 기준)
◀팜의 Zire
팜 PDA 시리즈 중 가장 저가의 가격으로 제공됨으로써 종이수첩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팜으로 전향시키는데 비중을 담은 제품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만큼 기본셋에 크래들(cradle)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별도로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PC로 전송하거나 충전하기 위해서는 USB케이블과 어댑터만 사용할 수 있다.
크기 : 110×75×15mm 무게 : 1백8g
가격 : 99달러(12만원대)
■NHJ LIMITED Snap
토이카메라로 유명한 NHJ Limited에서 출시한 제품. 배터리 수명은 연속촬영시 약 70분이다. 함께 들어있는 별도의 스탠드를 카메라에 장착하고 USB케이블을 연결하면 PC카메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확인해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크기 : 40.5mm×51mm×22mm 무게 : 37g
가격 : 6천엔(6만원대)
▲미놀타 Dimage X
이 제품의 핵심은 2cm의 얇은 두께에 있다. 렌즈를 수직으로 카메라 본체 속에 내장시켰기 때문에 3배줌이지만 렌즈코가 없다. 이를 이너줌이라 부른다. 디지털카메라이기에 가능했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2003년에는 이런 기술을 채용한 제품이 더욱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1.8초만에 카메라 전원을 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기동성도 돋보인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크기 : 84.5×72×20mm 무게 : 1백35g
가격 : 7만2천엔(72만원대)
◀소니 Cybershot U
과연 카메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매우 작고 가볍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오토포커스가 된다는 점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가까운 곳의 사진을 제대로 촬영할 수 있다. 렌즈 커버를 열고 닫으면서 전원을 온오프할 때의 구동시간은 거의 실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에 들고 다니면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능이다. 카시오의 엑슬림과 함께 기대되는 세컨드카메라 중 하나다.
크기 : 84.5×39.8×28.6mm 무게 : 87g
가격 : 2만5천엔(25만원대)
▲카시오의 Exilim
카시오의 Exilim은 세계 최박형이며, 전원을 넣은 후 즉시 촬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가동시간 1초, 찍은 후 곧바로 촬영이 가능한 간격은 약 0.6초다. 내장메모리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기본적인 카메라 기능에 MP3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성 녹음도 가능하다. 저소비전력, 저노이즈화의 이 제품은 2003년 세컨드카메라 시장을 이끌어나갈 주요 기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기 : 845×11.3mm
무게 : 85g
가격 : 4만4천8백엔(44만원대)
▲쿨링팬 제어기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PC를 조용한 PC로 바꿔준다는 개념의 재미있는 제품이다. 웹 서핑을 하거나 기타 프로그램을 열면 쿨링팬이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어느 정도 제어해도 내부 쿨링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쿨링팬이 돌아가는 상태를 제어해주는 기기라고 보면 된다. 캐나다의 한 업체에서 개발한 것으로, 히트 상품 조짐이 보인다.
▶TOMY의 Micropet
소리에 반응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스스로 20여가지의 행동을 하는 귀여운 애완동물로봇이다. 작은 곰돌이, 고양이, 강아지, 용 등 10종류가 선보였으며, 계속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발매되고 있다. 각각의 작은 동물들에 대한 이름과 사는 곳, 좋아하는 놀이 등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사이트(www.micro-pets.com)를 통해 알 수 있다.
크기 : 20×30mm 무게 : 10g 가격 : 1천2백엔(1만원대)
◀카시오의 TV XFER
이 제품은 무선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전송거리 30m 이내의 어느 곳에서나 액정 부분을 들고 다니면 MTV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완벽한 방수가 된다는 점. 함께 제공되는 리모콘도 방수여서 욕실에서 DVD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 애플의 iPod
5GB의 하드디스크로 대략 10시간 정도의 플레이시간을 갖춘 MP3 플레이어다. 2인치의 액정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기능을 갖췄다. 1시간 충전하면 약 80%의 충전이 완료되고, 애플의 iTune이라는 음악전용 프로그램과 호환을 이룬다. 2003년에는 주크박스 개념의 하드디스크 오디오 플레이어들이 각 사에서 앞다퉈 출시되면서 그 인기가 MP3플레이어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게 : 1백85g
가격 : 2백99달러(30만원대)
▶ 아이리버의 iFP-180T
이 제품은 기존 제품들의 네모나 둥근 형태의 평범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프리즘 스타일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메모리내장형 플레이어 시리즈로, 학습용, 아이디어 메모용, 인터뷰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본셋에 포함된 이어폰은 젠하이저의 MX300모델로, 아이리버의 신제품과 멋진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크기 : 31×28.5×82mm 무게 : 32g
가격 : 19만원대
▲iRobot Roomba
2002년 9월 중순경 발매된 인공지능 청소로봇 iRobot Roomba는 청소능력이 제법 놀랍다. 원통형의 메인 브러쉬와 양팔을 뻗고있는 모습으로 장착된 사이드 브러쉬가 강하게 회전하면서 빗자루로 쓸어 먼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청소한다. 먼지를 모으는 부분은 서랍식으로 설계돼 있어 별도의 먼지봉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해 내용물을 버리면 된다. 공기필터 역시 교환과 세척이 가능하다. 룸바는 2003년 인기 상한가를 예고하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