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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속의 십이지 띠 동물

복제 영웅서 우주 비행사까지 종횡무진 대활약

올해는 간지(干支)로 계미년(癸未年)이다. 띠로 보면 양띠 해. 순한 양을 연상해서인지 올해는 모든 일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띠를 나타내는 십이지(十二支)는 중국 은(殷)시대에 널리 쓰였다. 이 십이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다. 12라는 수를 택한 기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1년이 12달이라는 데에서 온 듯하다. 십이지에 각각 동물을 배당한 것은 기원전 2세기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항간에는 남녀의 띠를 따져 예를 들어 호랑이띠 여자와 양띠 남자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속설을 말하곤 한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듯 호랑이가 양을 잡아먹는 것을 빗대 여자가 남자를 몰아세울 게 뻔하니 맞지 않다고 유추한 것이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은 물론이다. 마찬가지로 말띠 여자는 성질이 불처럼 거칠고 급하다 하며, 소띠의 사람은 성질이 느긋하다는 말들이 있지만 모두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이에 비해 과학으로 열두마리 띠 동물을 보면 모두들 하나같이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띠 동물들에는 인간과 가까운 가축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인간에게 이롭다고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해 몸바치고 있다. 그렇다면 근거 없는 띠 해석보다는 자신의 띠가 과학에서 이렇게 소중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아보면 더 의미있지 않을까. 과학 속의 십이지 동물을 찾아가보자.

양 - 체세포 복제의 원조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로슬린 연구소가 1998년 7월‘사이언스’ 에 발표한 새로운 복제양 폴리(사 진 왼쪽)와 대리모. 폴리에는 인 간의 혈액응고 단백질 생산유전 자가 삽입됐다.


과학에서 가장 유명한 양은 1996년 7월 5일 영국 에든버러 근처 로슬린연구소에서 태어났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양은 어머니와 DNA가 똑같은 최초의 복제 동물이었다.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6년생 암양의 유방세포에서 핵을 꺼내 미리 핵을 제거한 다른 양의 난자에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 전기충격을 가하자 정상적인 수정란처럼 세포분열을 일으켰다. 얼마 후 이 수정란은 대리모의 자궁 속에서 자라 세상의 빛을 보았다. 윌머트 박사는 이 양이 어미의 유방세포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풍만한 젖가슴을 유명한 미국 여가수 돌리 파튼의 이름을 따 ‘돌리’라고 이름지었다. 돌리의 출생 소식은 1997년 2월 27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복제양의 행진은 1998년 7월 사람 유전자를 가진 복제양 ‘몰리’와 ‘폴리’로 이어졌다. 피를 응고시키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를 사람에게서 추출해 양의 젖 생산 유전자에 이식시킨 것. 이제 젖에서 천연의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양들이 대거 등장할 날도 머지않은 것이다. 또 이탈리아 테라모대의 파스쿠아리노 로이 교수 연구팀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양인 무플런양을 복제했다고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 2001년 10월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연구센터 유욱준 교수팀이 1998년 4월 인간의 백혈구증식인자(G-CSF) 유전자를 가진 흑염소 ‘메디’를 탄생시켰다. 메디의 젖에서 나오는 G-CSF는 1g에 9억원이나 하는 고가의약품. 가축이 제약공장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광우병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반면 양은 20세기 후반에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전염병을 일으킨 용의자로 지목된 뒤 지금도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기도 하다.

양에게는 스크래피(scrape)라는 고유한 질병이 있다. 뇌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사지를 떨면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병이다. 그런데 1986년 영국 농가에서 스크래피와 같은 스펀지모양 뇌염으로 소 한마리가 죽었다. 바로 광우병이다. 당시 유럽의 많은 축산농가들이 소와 양을 도축하고 남은 등뼈, 고기, 내장 등을 갈아 사료로 쓰고 있었다. 따라서 영국정부는 스크래피의 잠복기에 있던 양을 도축해서 만든 동물성 사료 때문에 광우병이 급속히 소들 사이에 전파된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 후 1988년부터 영국에서는 양이나 소의 뼈, 내장 등을 동물성 사료로 만들어 다시 양과 소에게 먹이는 일을 금지했다. 그때부터 광우병에 걸린 소가 1992년 3만6천6백82마리에서 1995년에는 1만4천3백2마리로 줄어 스크래피와 광우병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도 1986년-1991년 영국에서의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광우병이 스크래피로 오염된 동물성 사료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지금까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처럼 양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과학계에 명암을 뚜렷이 남겼지만, 인류와의 인연은 훨씬 오래됐다. 역사학자들은 양을 개 다음으로 가축이 된 동물로 여기고 있다.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인 기원전 6천년 경 이란의 유적지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양이 가축이 된 것은 개 덕분이다. 야생의 개는 야생의 양떼를 교묘하게 유도해 좁은 골짜기로 몰아넣은 뒤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역사학자들은 사람들이 이를 알고 그 개를 길들여서 가축으로 삼아 야생의 양떼를 사람이 바라는 대로 유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과 인류의 오랜 인연은 양과 마찬가지로 소목(目) 소과(科)에 속하는 염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01년 8월 프랑스 조셉 푸리에대의 연구팀은 모계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선사시대에 지금의 이라크와 터키 사이 반달 모양의 비옥한 땅에서 야생 염소가 길들여져 유럽과 아프리카로 퍼져나갔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다른 경로는 지금으로부터 9천년 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지역에서 야생 염소가 길들여져 인도와 몽고지역으로 퍼진 것이었다.

본전 못 건지는 호색한

한편 우리네에게는 양이나 염소는 순하기 그지없는 동물이지만 서구에서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람 얼굴에 염소 또는 양의 몸을 한 사티로스가 등장하는데 색을 엄청나게 밝히는 것으로 묘사돼 있다. 사티로스의 이미지는 중세 악마의 이미지로 굳어져 영화에서 등장하는 악마들은 종종 양의 뿔을 하고 나타난다.

양이 호색한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왕성한 생식력 때문이다. 영국의 한 작은 섬에 고립돼 야생 상태로 남아있는 양의 집단을 관찰한 결과, 이틀 동안 암컷은 7마리의 수컷과 짝을 지었고 수컷은 하루에 무려 13번이나 교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왕성한 생식력 탓에 양이 전유럽에 퍼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상 수컷 양은 쓸데없이 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8월 ‘네이처’에 게재된 스코틀랜드 스털링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몸이 큰 수컷이 암컷을 독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지나친 교미로 인해 정자가 부족해져서 나중에 태어나는 새끼들의 75% 정도는 서로 다른 부계 혈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쥐 - 실험동물의 대명사


쥐 게놈 해독 연구를 표지로 한 2002년 12월 5일자 네이처.


14세기 전유럽을 공포로 휩싸이게 만든 페스트의 주범. 야전 훈련에 나간 병사들을 괴롭히는 유행성출혈열의 주범. 곡물창고 출입금지 블랙리스트 제1호. 쥐에게 붙여진 죄명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쥐는 이미 그 죗값을 다 치렀는지도 모른다. 현대 의학의 발전이 바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매일 2천5백만마리의 쥐들이 에이즈, 말라리아 연구 등에 이용되고 있으며, 쥐를 이용한 실험결과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만도 17명에 이른다. 쥐가 실험동물로 애용되는 이유는 새끼가 금방 태어나고 키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유전자가 인간과 대부분 같기 때문이다.

영국 생거연구소와 미국 화이트헤드연구소 등 6개국 공동연구팀은 2002년 12월 쥐의 게놈 염기서열 95%를 해독한 쥐 게놈지도 초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쥐도 인간처럼 약 3만개의 유전자를 가졌으며, 이 중 80%가 사람과 같았다. 쥐만 갖고 있는 유전자는 3백개에 불과했다. 질병 관련 유전자의 경우엔 90%가 같았다.

쥐가 과학계에 데뷔한 것은 1900년 경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농가에서 키운 애완용 쥐를 근처의 매사추세츠공대(MIT) 유전학 연구자들에게 팔기 시작하면서다. 이들 연구자 중에 클레렌스 쿡 리틀은 1909년 처음으로 실험실에서 순종교배한 실험용 쥐를 탄생시켰다.

실험 동물로서 쥐의 가치는 1980년 이른바 ‘낙-아웃’(knock-out) 쥐가 탄생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때부터 여러가지 방법으로 쥐의 유전자를 작동 못하게 만든 다음, 생리변화를 관찰해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보거나 새로 발견한 치료물질의 효과를 검증해볼 수 있게 됐다.

2002년 4월 ‘네이처’에는 1백25만년 전에 살았던 쥐와 인간의 공동 조상이 밝혀졌다. 집쥐 만한 크기의 이 동물은 이후 모든 태반 포유류로 진화했다. 쥐 속(屬)의 직접 조상은 6백만년 전에 출현했다.

집쥐는 빙하기 끝무렵인 기원전 8천년 경 나타났다.

소 - 한국 최초의 복제동물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이 양이라면 한국 최초의 복제동물은 젖소. 1999년 2월 12일 오후 5시 30분 경기도 화성군의 한 목장에서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복제송아지 ‘영롱’이가 태어났다. 영롱이는 암소의 체세포 핵을 핵이 없는 난자에 결합시켜 수정됐다. 그해 3월 27일에는 한우 귀의 상피세포로 복제한 ‘진이’가 태어났다. 국내 최초의 복제소 영롱이는 2001년 4월 12일 암송아지를 낳았다.

외국에서 가장 유명한 복제 소는 멸종위기종인 들소 가우어. 2001년 1월 미국의 생명공학회사 어드벤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사의 연구팀은 8년 전에 죽은 가우어의 피부세포를 평범한 젖소에서 얻은 난자에 집어넣어 ‘노아’라는 복제소를 탄생시켰다. 이 일은 멸종위기 동물의 보존방법으로 복제의 가능성을 높여줬지만 안타깝게도 노아는 태어난지 48시간만에 죽었다. ACT사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ACT사 연구팀은 2002년 1월 소의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신장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복제가 대체 장기 생산에도 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연구팀은 소의 세포에서 핵을 추출한 뒤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넣어 유전물질이 처음 소와 똑같은 배아를 만들었다. 이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신장세포를 만들었으며, 이 세포를 신장 모양의 틀에 붙여 배양해 약 5cm 크기의 소형 신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신장을 원래 소의 신장 옆에 이식하자 복제 신장은 소변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쪽에서 복제소에 열광하고 있을 때 전세계는 광우병에 신음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을 경우 인간 광우병인 ‘변종 클로이트펠트-야콥병’(vCJD)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1996년 처음으로 인간광우병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광우병의 메커니즘이 밝혀져 인간광우병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2002년 10월 17일자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화이트헤드연구소의 수잔 린드퀴스트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광우병은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프로테아솜에 이상이 생긴 결과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효과가 25배나 된다. 지구온난화 효과의 15-17%가 메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문제는 소 한마리는 풀을 먹고 하루에 6백L의 메탄가스를 내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세계에서 소나 양이 내뿜는 메탄가스를 합하면 인간에 의한 메탄가스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란 것이다. 최근 호주의 과학자들이 캥거루는 메탄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캥거루 위 속의 박테리아를 가축에게 이식시켜 메탄가스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집소의 흔적은 메소포타미아의 모술 근처에 있는 알파차에서 발견된 기원전 4천5백년 경 할라프기(期)의 유적에서 발견됐다. 소의 가축화는 아마도 이보다 이른 기원전 5천년 경에 서아시아의 이 지방에서 처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호랑이 - 사자 엄마 배에서 태어날 뻔한 백두산호랑이

호랑이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으며 행동반경이 약 20여km로 한마리가 최소 약 4백km2 정도의 서식면적을 요구한다. 그래서 호랑이가 야생에 건강히 살아있으면 최소한 그 정도 넓이 생태계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환경 바로미터인 셈이다.

우리나라 월드컵대표팀의 상징이기도 한 호랑이는 현재 전세계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신생대 올리고세(3천만년 전)에 처음 등장한 호랑이는 오늘날 한국호랑이, 백두산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를 비롯해 8개의 아종이 있다.

그러나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1960년대에 발리호랑이, 1990년대에 카스피호랑이, 자바호랑이가 멸종됐으며 전세계 극소수 보호구역에서 약 7천여마리만이 서식하고 있다. 그 중 시베리아호랑이는 현재 시베리아 연해주지역 등에 2백50마리 정도가 야생에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한에서는 1922년 경북 대덕산에서 한마리가 사살된 이래 공식 기록이 없다. 한편 2001년 6월 대구 문화방송의 ‘호랑이특별취재팀’이 경북 청송군의 깊은 산 속에서 야생호랑이를 촬영했다고 주장했지만 호랑이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호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지난 1백년 동안 야생 호랑이가 95%나 줄어들었다면서 다음 호랑이 해인 2010년에는 호랑이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호랑이의 복제가 시도됐다. 그러나 2000년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은 호랑이의 체세포를 떼어내 복제 수정란을 만든 다음,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중인 호랑이와 사자 대리모에 이식했지만 유산됐다. 현재 황 교수팀은 북한의 낭림산에서 생포해 북측동물원에서 사육하다가 1999년 1월(랑림, 암컷), 2001년 1월(라일, 수컷) 국내에 도입된 한국호랑이의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로 복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호랑이 수정란을 사자 대리모에 이식한 이종간 임신은 세계최초다.

토끼 - 주체못할 번식력의 명암


토끼의 엄청난 번식력은 생태 계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유용 생체물질의 대량 생산에도 이 용될 수 있다. 사진은 영국 보 드민지방의 골동품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토끼들.
 

토끼는 포식자에게 먹히고 병으로 죽고,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에게 물려죽거나 해서 90% 이상이 태어난 그 해에 사망한다. 그러나 높은 사망률은 번식률로 금방 보충된다. 임신기간은 약 1개월이지만, 배란 간격이 없어 언제라도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끼는 수컷이 교미자극을 하면 이에 반응해서 배란이 일어나는 ‘유도배란’이라는 현상을 보인다. 또 암컷은 출산 후 바로 다시 임신할 수 있는 ‘분만후발정’이라는 현상도 보인다. 심지어 새끼를 낳기 전에 또 임신을 하는 종도 있다.

토끼의 엄청난 번식력은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한다. 1859년 유럽에서 호주 대륙으로 들여온 12마리의 토끼는 현재 약 3억마리로 불어나 고유 동식물을 멸종시켰다. 호주정부는 농업피해가 해마다 6억달러에 이르자 토끼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3년 동안의 실험연구를 거쳐 1995년 3월 외딴 섬에서 토끼에 치명적인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를 살포했는데, 이것이 본토에 유출되면서 수백만 마리의 토끼가 죽게 됐다. 토끼집단이 최고 95%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한 호주 정부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바이러스를 살포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검토 끝에 부작용을 우려해 바이러스 도입을 포기했지만 농민들이 밀수한 바이러스는 수십만마리의 토끼를 죽였다.

토끼의 엄청난 번식력은 유용한 치료물질을 대량생산하는데 이용될 수도 있다. 프랑스 농학연구소(IRNA) 장 폴 레나 박사 연구팀은 4마리의 토끼를 복제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가운데 두마리는 정상적인 생식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명공학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002년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세포 핵과 난자를 융합시킨 뒤 인간의 질병 유전자를 주입했다. 당시 연구팀은 앞으로 복제 연구를 함께 수행한 생명공학업체와 복제 토끼의 젖에서 약품제조에 유용한 항체단백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끼의 번식력을 감안하면 그 자체가 제약공장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 1마리가 생산하는 젖은 토끼 20-40마리가 생산해야 되지만 토끼는 번식속도가 빨라 경제적이다.

용 - 하늘로 오르는 물기둥과 사라진 지구의 지배자

중국 문헌에 따르면 용은 낙타의 머리, 사슴의 뿔, 토끼의 눈, 소의 귀, 뱀의 목, 이무기 배, 잉어 비늘, 매의 발톱, 호랑이 발바닥으로 이뤄져 있다. 이 정도면 현재의 발달된 이종교배 기술로도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불가사의한 존재다. 그러나 용의 승천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동물이라기보다는 기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1998년 10월 18일 전국민이 지켜본 울릉도 앞바다의 용오름은 이를 잘 보여준다.

용오름은 바다에서 주변공기보다 기압이 낮은 원기둥이 생겨나 이곳으로 주변공기가 일시적으로 몰려들어가면서 마치 물이 올라가는 듯한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토네이도의 일종이다. 대부분의 기록에 용이 승천할 때 안개가 자욱하고 나무가 뽑혔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모두가 용오름이나 육지의 토네이도에 의한 회오리바람과 흡사한 것이다.

물론 용이 실제로 살았던 적도 있다. 바로 공룡이다. 1841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웬은 그동안 수집된 중생대 파충류 화석에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디노사우루스’(Dinosaurus)로 그리스어로 무섭다는 뜻의 ‘데이노스’(deinos)와 도마뱀이란 ‘사우로스’(sauros)를 합한 말이다. 즉 공룡(恐龍)이다.

영화 쥬라기공원을 가득 메운 이 공룡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6천5백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 근처에 지름 10km의 운석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지진, 해일, 먼지로 인해 멸종했다. 현재는 악어나 이구아나 정도만이 대형 파충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인간이라는 또다른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용을 숭상하는 나라 중국에서 ‘진흙 용’으로 불리는 양자강악어는 밀렵과 지나친 농약의 사용으로 서식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어 야생에서 멸종하는 최초의 악어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야생 양자강악어는 1백50마리도 채 남지 않았다. 2001년 초에는 갈라파고스 해역에서 좌초한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디젤유로 뒤덮이면서 유일한 바다 도마뱀인 바다이구아나가 위협에 처했다.

뱀 - 독으로 치료하는 의학의 상징


뱀독은 사람에게 치명적이지만 최근에는 여기서 치료물질을 찾 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사진은 코끼리도 죽인다는 킹코브라
 

뱀은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만 예로부터 의학의 상징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인데, 그의 지팡이에는 반드시 한마리의 뱀이 감겨있다. 이 뱀은 의신의 하인으로, 해마다 허물을 벗고 새롭게 소생하는 모습에서 치료와 소생의 이미지가 생겨난 것이다.

실제로 뱀이 의학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17세기 영국의 의사 하비는 혈액은 심장에서 계속 생성된다는 갈레노스의 주장에 맞서 혈액은 온몸을 순환한다고 주장했다. 혈액이 인체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이미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맥박에서 느낄 수 있는 피의 흐름이 심장에서 끊임없이 생성돼 혈관을 통해 피가 흐르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고대 그리스의 갈레노스 학설이 이 당시까지도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비해 하비는 인체에 흡수되는 영양소는 한정돼 있는데 혈액이 계속해서 만들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비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가지 동물과 사람의 시신을 해부해 심장과 혈관 구조를 살폈다. 특히 뱀의 대동맥을 묶으면 심장에 피가 모이게 되지만 대정맥을 묶으면 심장이 비어버리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 현상은 혈액이 순환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하비의 혈액 순환이론은 이후 1661년 이탈리아 생리학자 말피기에 의해 동맥과 정맥을 잇는 모세혈관의 존재가 확인됨으로써 완전히 증명돼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뱀독은 새로운 치료물질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 예로 2002년 11월 연세대 의과학과 정광회 교수는 까치살무사의 뱀독에서 암 전이를 억제하는 단백질인 ‘삭사틸린’을 처음으로 분리했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암 전이를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의신의 하인은 가끔 다른 과학자에게도 영감을 줬다. 1865년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는 탄소 6개와 수소 6개로 이뤄진 벤젠의 구조를 연구하던 중, 꿈에서 뱀 한마리가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을 보고 탄소 6개가 고리를 이룬 구조를 고안해냈다고 전해진다.

말 - 진화론의 수호자

말만큼 진화과정이 잘 알려진 동물도 없다. 그래서 교과서에서는 진화에 대한 화석 증거로 시조새 화석과 함께 말 화석을 대표적으로 제시한다.

아메리카대륙과 유럽 등지에서 발견된 화석을 연구한 결과 말의 조상은 몸의 크기가 개만 하고 발가락이 4개였으나 점차로 몸이 커지고 발가락이 1개로 됐고, 어금니의 주름이 많아져 오늘날의 말로 진화된 것으로 정리됐다. 가장 오래된 말의 조상은 약 5천8백만년 전의 에오세에 북아메리카의 삼림에 살았던 에오히푸스(Eohippus)라고 하는 여우만한 크기의 동물로, 다리가 짧으며 앞다리에 4개, 뒷다리에 3개의 발가락이 있었다. 그 후 오로히푸스(Orohippus)에서 에피히푸스(Epihippus)로 진화됨에 따라 몸집도 점점 커지고 발가락도 3개로 줄었으나, 이때까지는 나뭇잎을 주로 먹었다.

3천6백만년 전의 올리고세에 나타난 메소히푸스(Mesohippus)는 3발가락 중에서 가운뎃발가락만이 자라 지금과 같은 발굽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삼림에서 살고 나뭇잎을 먹는 등 지금의 말과 차이가 있었다. 초원에서 풀을 먹기 시작한 것은 2천5백만년 전의 마이오세에 나타난 메리키푸스(Merychippus)로, 당나귀만한 크기에 가운뎃발가락을 제외한 다른 2개의 발가락은 퇴화해 땅에 닿지 않게 됐다.

약 1천3백만년 전의 플라이오세에 지금처럼 발가락이 하나인 플리오히푸스(Pliohippus)가 등장했으며, 그로부터 1천만년 이상 지난 플라이오세 말기에 마침내 지금의 말과 같은 속인 에쿠우스(Equus)가 북반구에 나타났다.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말은 경주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주마로 주로 이용되는 서러브레드종의 95%가 1704년 시리아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아라비아종 말이었다. 다윈은 진화론을 정립하던 당시에 비둘기, 말 사육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사육사들은 보다 나은 품종을 만들어내기 위해 원하는 형질을 가진 것들을 골라 다양한 교배실험을 실시했다. 다윈은 이를 자연상태에 적용시켜 진화론을 정립한 것이다.

원숭이 - 인간 대신할 최후의 실험동물


최초의 유전자조작 영장류인 앤디. 해파리의 발광유전자를 갖고 있다.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이 참여한 ‘침팬지 게놈 연구 국제컨소시엄’은 2002년 1월 침팬지의 게놈지도 초안을 만들어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침팬지의 염기서열은 사람과 98.77%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고유의 특성은 단지 1.23%의 게놈 차이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이처럼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에 2000년 1월 미국 오리건 영장류연구센터와 오리건 건강과학대학 공동연구팀이 ‘테트라’라는 이름의 암컷 원숭이를 복제한 것은 인간복제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다. 테트라는 복제양 돌리와 달리 정상 원숭이의 수정란을 4개로 쪼개 각각의 배아로 만든 방식으로 태어났다.

이 연구팀은 복제를 이어 유전자조작도 성공했다. 2001년 1월 12일 ‘사이언스’에는 최초의 유전자조작 영장류가 탄생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DNA가 삽입됐다’(inserted DNA)의 머리글자 iDNA를 거꾸로 해 앤디(ANDI)로 이름 붙여진 이 원숭이는 해파리의 발광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원숭이에게 인간의 질병 유전자를 집어넣고 치료물질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1천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가져온 에이즈가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아프리카 검댕원숭이를 조사한 결과 원숭이 에이즈바이러스(SIV)가 발견됐으며, 침팬지에게서는 인간에이즈바이러스와 같은 유전자를 지니는 에이즈바이러스(SIVcpz)가 발견됐다.

원숭이는 우주탐사에도 참가했다. 1997년 1월 4일, 러시아의 바이온 11호를 타고 14일간의 우주생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돌아온 원숭이가 지구로 돌아온지 4일만에 죽었다. 원숭이를 우주선에 실어보내는 것은 인체가 무중력상태에서 받게 될 생리학적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달 탐사계획도 1인승 유인우주선 머큐리에 수컷 원숭이 샘(1959년 12월), 암컷 원숭이 미스 샘(1960년 1월), 침팬지 햄(1961년 1월)을 태워 보내면서 착실히 노하우를 쌓아갔다.

닭 누드닭과 조류 독감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한해 동안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을 바꾼 ‘올해의 아이디어 97’의 하나로 ‘누드닭’을 선정했다. 털이 없는 이 닭은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잡종 교배로 탄생시킨 것으로 장난삼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누드 닭은 사육 속도가 빠르고 도축 처리가 한결 간편할 뿐만 아니라 더위에 잘 견뎌 뜨거운 중동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생명공학에서는 달걀을 새로운 치료물질 생산 도구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조류의 알은 단백질 함유량이 많고 정제가 쉽기 때문에 유용한 유전자를 닭에 집어넣으면 치료용 단백질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한 예로 2002년 4월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애비제닉스의 알렉스 하비 박사는 박테리아의 페니실린 킬러 효소 유전자를 백색 레그혼 닭의 배아에 주입해 이 배아에서 나온 닭이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효소가 함유된 달걀을 낳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 이런 식으로 금보다 1천배 비싸다는 인터페론을 생산하는 닭을 만들면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닭’이 되는 것이다.

유전자조작된 닭은 복제를 통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 2000년 말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와 미국의 생명공학업체 비라젠사는 특정한 항체단백질을 함유한 달걀을 낳는 유전자변형 닭을 복제해내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씨트리, 에그바이오텍 등의 바이오벤처들이 닭을 이용해 면역단백질(IgY)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최근 닭은 수천만마리가 몰살당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1997년 홍콩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출현해 사망자가 속출하자 전세계의 질병통제기관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조사 결과 이 바이러스는 야생 조류에서 닭에게 옮겨진 뒤,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명 ‘조류 독감’으로 불린 이 바이러스는 수천만 마리의 닭을 도살하자 더이상 퍼지지 않았다. 다행히 바이러스가 닭에서 사람에게로만 전염됐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 - 최초의 우주비행사

1957년 11월 옛소련이 쏘아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에는 ‘라이카’라는 암캐가 탑승했다. 라이카는 우주로 나간 최초의 지구 생물로, 유기체가 무중력 상태에서 긴 시간 동안 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인간이 우주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라이카의 관(棺)이 된 스푸트니크 2호는 2천5백70번 지구를 선회한 뒤 1958년 4월4일 우주에서 불타 사라졌다.

라이카보다 앞서 과학계에 데뷔한 개 역시 러시아산이었다. 러시아의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 박사는 위액분비를 눈으로 관찰하려고 개의 소화기에 창문을 다는 다소 괴이한 실험을 통해 소화의 메커니즘을 밝혀내 1904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파블로프는 이어 밥을 줄 때마다 종을 울리면 개가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는 ‘조건반사 이론’을 정립했다.

최근 개는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개는 암, 간질, 혈우병 등 인간과 동일한 유전병을 갖고 있어 개를 통해 인간 유전병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가능하다. 코넬대에서 개의 게놈 지도를, 버클리 소재의 캘리포니아대에서는 유전에 따른 개의 행동과 모양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개의 유전병을 연구하고 있다.

개 복제 연구도 진행됐다. 미국의 한 노부부는 ‘미시’라는 이름의 개를 영원히 간직하고픈 심정으로 텍사스 A&M대학의 웨스츠신 박사에게 7백만달러의 복제연구기금을 지원했다. 개 복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대신 이 과정에서 같은 연구팀의 한국인 과학자 신태영 박사가 세계 최초로 고양이 ‘시시’(cc, 흉내쟁이란 뜻을 가진 Copy Cat의 약자)를 복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개는 동아시아에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2002년 11월 ‘사이언스’에 발표된 스웨덴 왕립기술연구소 피터 사볼라이넨 박사와 중국과학원 징 류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백54종의 개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조사한 결과 지구상 모든 개는 1만5천년 전 동아시아에서 유래했다.

돼지 - 스페어 장기 생산 공장

돼지는 잡식성으로 인간과 식성이 유사하고 장기의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특성이 인간과 가깝다. 이 때문에 돼지장기를 이용해 간, 심장, 신장, 폐와 같은 장기질환자의 장기를 교체하고자하는 이종장기 생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00년 3월 5일 영국 로슬린연구소와 함께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생명공학회사 PPL 세러퓨틱스가 세계 최초로 암퇘지 5마리를 복제해냈다. 돼지의 장기는 당장 인간에게 이식할 수 없다. 돼지에 있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옮겨질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면역거부반응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연구가 이어졌다. 이 회사는 한달 뒤 외부 유전자를 삽입한 돼지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드디어 2001년 크리스마스날, 미국 미주리대와 바이오벤처인 이머지바이오 세러퓨틱스 연구진은 인체에 이식할 경우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 4마리를 복제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특히 이 연구에는 강원대 수의학과 정의태 교수와 축산기술연구소 임기순 박사, 그리고 미주리대 박광욱 박사가 참여했다.

현재는 인간면역 관련 유전자를 돼지세포에 집어넣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렇게 유도된 체세포로 돼지를 복제하면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돼지의 생산이 가능하다. 그 첫단계로 2002년 10월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의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팀이 면역세포를 보호하는 인간 유전자를 돼지 정자에 삽입한 뒤 난자와 수정시켜 돼지를 출생시키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2년 7월 14일 경상대 농대 김지회 교수팀이 처음으로 복제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같은해 8월 해파리의 형광 유전자를 삽입한 돼지를 복제해냈다. 같은달 경상대 김진회 교수팀은 인간 조혈촉진인자인 '에리스로포이에틴' (EPO) 유전자를 주입한 복제돼지 6마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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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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