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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당뇨, 고혈압, 뇌질환 등 대부분의 질병은 다수의 유전자와 환경이 관여하는 복잡형질질병이다. 따라서 소수의 SNP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서는 병의 원인을 밝히는데 제한적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SNP와 같은 유전적 변이들이 약 6만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진 블록(block)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어떤 유전적 변이형의 블록이 질병과 연관성을 갖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의 단위 또는 덩어리로 함께 유전되는 이와 같은 DNA 블록을 일배체형(haplotype)이라 부른다. 만약 일배체형을 모두 보여주는 지도를 작성하면 질병 원인 유전자를 발굴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 NIH의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를 중심으로 게놈에 위치한 SNP의 위치를 조사해 일배체형 지도를 작성하는 국제 공동연구가 기획·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제일배체형지도프로젝트(International Haplotype Map Project)는 다양한 집단에서의 일배체형 변이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 민족을 대상으로 게놈 시료를 확보하는 중이다. 이 시료로 통해 밝혀지는 일배체형은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게 공개된다. 국제일배체형지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질환유발 원인유전자에서 약물반응 연관유전자, 치료내성 원인유전자 등의 발굴이 손쉬워져 질병의 진단과 치료·예방법을 개발하는데 획기적인 공헌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인의 SNP를 발굴하는 연 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국립보건원 유전체연구소.


국제프로젝트 참여 가능성 높아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말 보건복지부에 의해 질환군별 유전체연구센터 연구지원사업이 시작됐다. 12개의 질환을 담당할 연구센터를 선정해 센터별로 매년 5억-10억원씩 10년 동안 지원하는 대규모 연구사업이다.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인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 간암과 위암의 유전자를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보건복지부의 질환군별 유전체연구센터 연구지원사업은 한국인에게 빈발하는 질환군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더욱이 주관연구기관을 병원으로 제한하면서 각 질환 전문의들이 연구목적에 맞는 환자를 선택해, 게놈 시료와 함께 정확한 임상정보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 연구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한국인의 주요질환의 게놈 시료와 임상정보 데이터베이스가 확보될 것이며, 이를 토대로 한 한국인 게놈연구를 통해서 한국인에 맞는 진단기술과 맞춤치료법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국립보건원 유전체연구소(이하 유전체연구소)는 질환군별 유전체연구센터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질병 관련 유전자 발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인에게서 발굴한 특이한 SNP는 ‘한국인 SNP데이터베이스’에 모아지는데, 이 정보는 질병유전자 발굴 등 관련 연구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또한 유전체연구소는 현재 10만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일배체형 분석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배체형·SNP에 대한 정보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활용할 때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인 특유의 일배체형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예로 영국은 자국민 7천만명 중 50만명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전체연구소는 국제일배체형지도 프로젝트 참여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 등 국제적 공동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국제 게놈 연구에 동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프로젝트 참여는 관련 기술의 발달뿐 아니라 공동연구에서 나온 연구결과물을 함께 활용하는 국제적 협력체계 구축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게놈 연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국제일배체형지도 프로젝트 참여는 올해 11월 초 콜린스 박사와 더불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일본의 유수케 나카무라 박사의 방문과 함께 논의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2002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박경수 교수
  • 김규찬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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