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인쇄물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색은 어떻게 구현된 것일까. 19세기 점묘법을 만들어낸 프랑스 화가, 쇠라로부터 그 답을 찾아보자.
모험이와 슬기는 모처럼 미술관을 찾았다. 사실은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 쇠라와 모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엄마가 재촉하셨기 때문에 끌려 나왔다. 둘은 그림에 큰 관심이 없이 건성으로 보고 있었다.
그때 어떤 그림 앞에서 멈춘 엄마는 모험이와 슬기에게 저만치 멀리 가서 그림을 보고 다시 가까이 와서 보라고 했다. 둘은 멀리서 볼때는 몰랐지만 가까이서 그림을 본 순간 그림이 점으로 이뤄져있는 것을 알고 무척 신기했다.
전시회 구경을 마친 후 어머니는 바깥일이 있다면서 모험이와 슬기에게 먼저 집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 배가 고팠던 모험이와 슬기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종이한장만 있었다.
그 종이에는 어머니의 글씨로 몇개의 문제가 적혀져 있었다.
「모험이와 슬기가 오늘 미술관 전시회를 잘 구경했는지 모르겠구나. 그 기억을 되살리면서 다음의 문제를 해결해보도록.
■쇠라의 그림을 표현하려면 적어도 몇개의 색이 필요할까?
■ 컬러 인쇄물과 컴퓨터 모니터는 어떻게 다양한 색을 나타낼까? 그리고 둘의 차이점은?
■ 마지막으로 컬러 그림 한장을 컬러 인쇄물용으로 최소한의 색으로 쪼개서 투명용지에 출력할 것.
이 문제를 풀면 엄마에게 핸드폰으로 연락하기 바란다. 그러면 너희들이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사줄게.」
모험이와 슬기는 엄마에게 황당해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야 할지를 생각하는데….
■ 왜 그럴까?!
▶▶▶ 쇠라와 모네 그림의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
쇠라(1859-1891)와 모네(1840-1926)는 동시대를 살았던 프랑스 화가다. 그러나 둘의 그림은 확연히 다르다. 쇠라는 햇빛이 만드는 자연 그대로를 화폭에 담고자 노력했고, 모네는 사람의 감정을 중시했다.
둘 사이의 가장 다른 점은 그림의 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모네는 여러 물감을 섞거나 덧칠해서 원하는 색깔을 얻었다. 하지만 쇠라는 물감을 직접 섞지 않고 작은 점을 찍어 원하는 색깔을 만들어냈다. 쇠라의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면 여러 색의 작은 점이 찍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깔로 보인다. 이렇게 작은 점을 찍어 표현하는 방법을 점묘법이라고 한다.
쇠라는 이 점묘법으로 유명하다. 점묘법은 선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점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다. 원색의 물감을 색 점으로 캔버스에 옮겨 놓음으로써 그런 색 점들이 하나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점묘법으로 그린 작품은 무수히 많은 색 점들이 감상자의 눈에서 섞이는 원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감상해야 한다.
쇠라는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과 헤르만 폰 헬름홀츠의 빛과 지각에 관한 이론에 영향을 받아 점묘법을 만들었다. 즉 점묘법은 과학을 토대로 만들어진 화법인 것이다.
쇠라의 점묘법은 오늘날 인쇄나 텔레비전, 컴퓨터 모니터에서 여러 색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 파랑+노랑 체스보드와 빨강+노랑 체스보드를 멀리서 볼 때 각각 무슨 색으로 보일까?
파랑+노랑 체스보드는 녹색으로 보이고 빨강+노랑 체스보드는 주황색으로 보인다. 녹색은 사실 청록색(파랑)과 노란색이 혼합된 것이고, 주황색으로 본 것은 빨간색과 노란색이 혼합된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의 눈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두색을 구분하지 못하고 한 색으로 인식한다.
▶▶▶ 루뻬로 보면 컬러 인쇄물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이 어떻게 보일까?
컬러 인쇄물은 여러 색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 여기에 사용되는 색깔은 네가지에 불과하다. 청록(cyan), 자홍(magenta), 노랑(yellow), 검정(black)이 그것이다.
청록, 자홍, 노랑의 색깔을 합성하면 우리가 원하는 어떤 색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색료의 삼원색(CMY)이라고 한다. 원리상으로 이 세가지 색깔만 있으면 사람이 느끼는 색깔을 모두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은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색을 모두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색소 잉크가 완벽하지 못하므로 불필요한 영역의 빛도 반사시킨다. 따라서 세가지 색료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모든 빛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검은색이 아닌 짙은 갈색이 만들어진다. 때문에 컬러 인쇄물에 검정이 사용된다. 글씨와 같은 검은색을 내기 위해서 따로 검은 잉크가 필요하다. 또한 인쇄 시에 세가지 색료를 모두 섞어 검은색을 만들어낼 경우 잉크가 유난히 많이 사용돼야 한다. 잉크를 절약하기 위해서도 검정 잉크가 따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컴퓨터의 경우 여러 색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기본적인 색은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의 세가지다. 이 세가지 색을 빛의 삼원색(RGB)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합성하면 모든 색깔의 빛을 만들 수 있다. 컴퓨터에는 이 세가지 색의 작은 점, 픽셀이 있어 여러 색을 표현할 수 있다. 루뻬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컬러 텔레비전의 브라운관를 자세히 보면 작은 점들의 집합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