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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보다 10배 빠른 플라스마엔진

1백15일만에 화성에 도달한다

인류가 화성으로 가는 길은 현재 알려진 시나리오대로라면 3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플라스마엔진을 이용하면 이 기간을 꽤나 줄일 수 있다. 기존 엔진보다 10배 빠른 플라스마엔진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람이 화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주선의 성능이 중요하다. 화성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단축된 시간으로 인해 우주비행사들이 사용할 물품이 줄어들고 우주비행사들의 수고와 위험이 덜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중력의 당김을 경험하지 못하고 유해한 빛에 노출되면 사람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우주선의 성능 가운데서는 엔진의 성능이 가장 중요하다. 적은 연료가 들고 추진력이 강한 엔진이 좋은 엔진이다. 최근 장거리 우주여행에 적용될 차세대추진기관으로 이온엔진, 플라스마엔진, 우주범선 등이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NASA 존슨우주센터 차세대우주추진연구소에서는 플라스마엔진을 활발히 연구중이다.


사람이 화성에 다녀오기 위해서는 화성 표면에 착륙한 후 다시 이륙하는 우주선과 화성 궤도에서 기다리는 궤 도선이 도킹할 필요가 있다. 그 후 도킹한 우주선은 지 구로 귀환한다.


3년 걸리는 기존 시나리오

현재 수준에서 사람이 화성으로 가는 아이디어는 어떤 내용일까. NASA에서 개략적으로 제시한 화성여행을 살펴보자. 화성과 지구는 보통 26개월에 한번씩 거리가 매우 가까워진다. 이를 이용한 방법이다.

화성으로의 유인 우주비행은 먼저 우주공간의 지구저궤도(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이 위치한 고도 4백km 근처)로 화성탐사선의 부품들을 실어 나르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단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조립된 화성탐사선은 화성과 가장 가까울 때 화성으로 발사된다. 탐사선은 두대의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한대는 화성 궤도를 돌면서 후에 지구로 귀환하는데 사용될 우주선이고, 또 한대는 화성 표면에 화물을 싣고 내리며 후에 다시 화성궤도로 진입하는데 사용될 우주선이다.

26개월 후에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화성탐사선이 국제우주정거장을 떠나 화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탐사선의 여행은 추진시스템이나 지구와 화성의 배치에 따라 4-6개월 걸린다. 탐사선은 화성에 도착한 후 화성 대기에 진입하고 이전에 화물을 싣고 내린 우주선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착륙한다.

우주비행사는 약 18개월 동안 붉은 행성에서 화성기지를 준비하고 다양한 과학실험을 수행한다. 물론 주요 임무는 과거에 살았거나 지금 살고 있는 화성생명체를 찾는 일이다. 또 인류의 첫 화성여행은 화성에 의존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주비행사는 화성에 있는 각종 원재료를 이용해 연료, 음식, 산소와 같은 유용한 산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다.

화성에 머무는 말기에 우주비행사는 그동안 모아놓은 화성 샘플을 챙기고 화성 표면에서 만들어진 추진연료를 이용한 화성궤도 진입선을 타고 화성을 떠난다. 화성궤도 진입선은 우주비행사가 지구를 떠나기 전에 화성으로 발사된 것이다. 화성궤도 진입선은 우주비행사가 화성 표면을 떠나 화성 궤도에 있는 지구귀환선으로 옮겨 탈 수 있도록 해준다. 우주비행사는 지구귀환선을 타고 4-6개월 후에 지구로 돌아온다. 인류가 도전한 이 웅장한 화성탐험은 거의 3년이 걸린 것이다.


NASA 존슨우주센터 차세대우주추진연구소 소장이자 우주비행사인 창-디아즈 박사. 지난 7 월 초 동아사이언스 과학강연에서 창-디아즈 박사는 플라스마엔진을 국내에 소개했다.



초전도자석과 원자로 동원

기존 우주선으로는 화성에 다녀오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현재의 화학엔진은 연료의 효율이 매우 낮아 연료를 엄청나게 많이 싣고 가야 한다. 예를 들어 NASA의 우주왕복선만 보더라도 전체 무게의 95%가 연료다. 하지만 최근에 적은 연료로 기존보다 더 빨리 갈 수 있는 엔진의 우주선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마를 이용한 엔진이 주목받고 있다.

플라스마는 물질의 새로운 상태다. 물질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가 변한다. 물질은 온도가 기체상태에서보다 더 높아지면 원자핵과 전자로 분리되는 상태가 된다. 이 상태가 바로 플라스마다. 뜨거운 플라스마는 움직이는 속도 또한 빠르다. 따라서 플라스마가 우주선의 연료로 사용되면 빠르게 분출되면서 우주선의 속도도 빨라진다.

보통 화학엔진은 연료를 수천℃의 기체 상태로 분출하지만, 플라스마엔진은 연료인 수소를 수백만℃의 플라스마 상태로 분출한다. 플라스마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은 기존의 우주선보다 10배나 빠른 초속 30-1백km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다.

수소를 플라스마 상태의 높은 온도로 달구려면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때문에 플라스마로켓에 작은 원자핵반응장치가 달려있고, 여기에서 발생한 전기를 이용해 안테나에서 강한 전파를 발사함으로써 플라스마 상태로 가열한다. 가둬둘 용기가 따로 없을 만큼 엄청나게 높은 온도의 플라스마는 플라스마로켓의 초전도자석을 이용한 자기장 속에 가뒀다가 빠른 속도로 분출하게 된다.

지난해 말 NASA 존슨우주센터 차세대우주추진연구소에서는 수소를 이용한 플라스마엔진(VASIMIR)의 온도를 진공 상태에서 1백만℃를 넘어서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플라스마엔진은 2004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험할 계획이다. 또 2018년에는 화성에 보낼 유인우주선에도 탑재될 전망이다.


자동차 기어처럼 변속 가능

인류가 VASIMR로 어떻게 화성에 갔다올 수 있을까. 창-디아즈 박사가 제안한 방법을 살펴보자. 플라스마엔진 3대와 핵반응장치가 장착된 우주선을 이용한다. 수소가 든 연료통은 우주선을 빙 둘러싸기 때문에 유해한 빛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지닌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18년 5월 6일 우주비행사를 포함한 61t의 탑재물을 싣고 총 무게 1백88t의 우주선이 지구에서 발사된다. 먼저 지구에서 나선형 궤도로 30일 동안 우주선은 가속된다. 우주선은 태양을 중심에 둔 궤도로 움직이며 1백31일 간격을 두고 화성과 두번 만난다. 처음에는 85일만에 화성에 도달하는데, 이때 우주비행사가 탄 착륙선을 화성에 착륙시킨다. 우주비행사는 1백31일 동안 화성에서 여러 가지 탐사활동을 벌인다. 모선은 지구에서 발사된지 2백46일만에 화성 저궤도로 나선형으로 진입한다. 7일 후 모선은 화성 저궤도에 안착한 뒤 우주비행사가 표면 탐사를 마치고 돌아오길 기다린다.

지구로 되돌아오는 방법도 비슷하다. 먼저 화성에서 나선형으로 빠져나온다. 이때는 우주선도 가벼워지고 화성의 중력도 약하기 때문에 4일만 필요하다. 우주선은 태양을 중심에 둔 궤도로 85일만에 지구에 도착한다. 지구에 도착하면 우주비행사가 탄 진입선은 지구 대기에 돌입하고, 모선은 지구 궤도에 남겨진다. 화성 왕복우주여행에 총 3백40여일이 걸린다.

VASIMR의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의 기어처럼 우주선의 추진력이나 플라스마의 분사 속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마엔진은 가속시키는데 오래 걸리지만 일단 가속되면 기존의 화학엔진보다 훨씬 빠르고 연료를 적게 쓰기 때문에 화성으로의 장거리 여행을 실현시킬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다.

2002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만화

    박찬영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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