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처음 보는 재료를 가공해 도구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알렉스 카셀니크 교수팀은 실험실에서 까마귀가 먹이를 낚기 위해 갈고리 모양의 도구를 만드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했다고 ‘사이언스’ 8월 9일자에 커버스토리로 발표했다.
도구를 쓰는 까마귀는 남서태평양 누벨 칼레도니아 제도에서 사로잡힌 수컷 ‘아벨’과 암컷 ‘베티’. 연구팀은 긴 시험관에 아주 작은 양동이를 넣고 그 안에 먹이를 놓았다. 부리만으로는 도저히 먹이를 꺼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 까마귀는 옆에 높인 갈고리 모양의 철사를 부리에 물고 양동이에 걸어 먹이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아벨이 베티의 갈고리 철사를 빼앗자 베티는 일직선 모양의 철사 끝을 구부려 새로운 갈고리를 만들었다. 계속된 10번의 실험에서 베티는 9번이나 갈고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칼레도니아 제도에 사는 까마귀들은 나무나 돌 틈의 벌레를 잡기 위해 나뭇잎이나 가지 등 갈고리 모양의 도구를 이용하곤 한다. 그러나 철사처럼 처음 보는 물건을 재가공해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