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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붉은악마 열광시킨 대형 전광판 LED

반도체로 총천연색 구현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리로 몰려나온 수많은 인파들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총천연색을 자랑하는 대형전광판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과 흥분에 젖어들게 하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대형전광판이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광화문 동아일보사 건물에 설치된 대형전광판은 형광램프를 이용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형광램프 안에 바르는 형광물 질을 적절하게 선택하면 빨강, 초록, 파랑색의 빛을 내는 미 니 형광램프들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전체화면 크기에 맞춰 조 합하면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이 탄생한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수많은 인파가 참여한 거리응원에는 단연 대형 전광판이 중심이었다. 붉은 색으로 물든 수십만의 관중들이 광화문, 시청, 여의도 등의 광장에 모여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은 전세계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 많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한없이 열광하게 하는데는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찬란한 빛깔을 뽐내는 대형 전광판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을까.


에너지 효율 좋고 반영구적인 LED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초창기에는 워낙 값이 비싸서 잠실 스타디움 같은 곳에 설치되다가 최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시내 중심가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추세다. 대형 전광판은 크게 세가지 방식을 이용해 제작된다. 미니 브라운관, 미니 형광램프(p.81 설명), 그리고 발광다이오드(LED)가 그것이다.

세가지 기술 모두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을 만드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런데 최근 만들어지는 대형 전광판은 반도체로 만든 LED를 이용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 대형 전광판이 형광램프에서 LED 전광판으로 대체됐다. 수명이 반영구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LED의 장점 덕분이다.

미니 브라운관과 미니 형광램프는 수명이 약 5천시간 정도로, 장시간 사용할 경우 계속 교체해줘야 한다. 또한 이들은 전력 소모가 많고 단위 소자의 값이 비싸다. 이에 반해 LED 기술은 발광소자의 수명이 수만 시간이 돼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도 좋아 운영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LED는 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로 발광다이오드라고도 불린다. 1923년 반도체에 전압을 가할 때 생기는 발광현상을 관측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1960년대 말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적색 계통의 LED만 개발됐으나, 현재에는 새로운 반도체 재료가 개발된 덕분에 청색과 녹색의 LED가 개발됨으로써 총천연색뿐 아니라 백색의 빛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과연 어떻게 생긴 것이 LED일까. 지금 주변에 있는 컴퓨터를 보라. 컴퓨터의 전원램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작동 램프, 모니터의 표시 램프가 바로 LED다. 물론 작고 빛이 난다고 다 LED는 아니다. 주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에 사용되는 아주 작은 꼬마전구는 필라멘트가 있는 일반 전구이며, 필라멘트가 없고 두 전극만 있으며 빛을 발하는 작은 전구 모양의 것은 네온 램프이므로 구별해야 한다.

초기의 LED는 밝기(전문용어로는 휘도)가 떨어지고 색깔에 한계가 있었다. 색깔을 띠는 작은 램프인 LED 가운데 저휘도의 종류는 주로 표시용 램프로 사용됐으며, 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표면에 빨강이나 초록의 색깔을 입히기도 했다. 새로운 첨단 반도체 재료가 개발되자 초기 LED의 낮은 휘도와 색깔의 한계는 극복됐다. 이렇게 등장한 종류가 바로 고휘도 LED다. 고휘도 LED는 순수한 적색, 녹색, 청색의 밝은 빛을 발하게 됐고, 조명용이나 디스플레이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LED 전광판은 34만 화소로 구성돼 있는데, 한 화소 안에 빨강 3개, 녹색 2개, 파랑 2개 등 모두 7개의 LED가 들어있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대형 전광판에는 무려 238백만개의 LED가 숨어있다는 말이다.
 

반도체의 종류에 따라 발광하는 빛의 색깔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다.



반도체가 내는 빛
 

(그림1) LED의 구조^외부는 주로 투명한 몰드로 싸여 있다. 에폭시 수지로 된 몰드는 내부를 보호하는 동시에 발생된 빛을 모으는 렌즈 역할을 한다. 아래에는 전극 역할을 하는 두 발이 나와있는데, 짧은 쪽이 음극, 긴 쪽이 양극에 연결된다. 내부에는 빛을 내는 반도체칩이 들어있고, 금으로 된 얇은 전선인 골드와이어가 반도체칩과 각 전극을 이어준다.
 

지금부터 LED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분해해보자(그림1).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LED의 외부는 주로 투명한 몰드(mold)로 싸여져 있으며, 그 내부에는 반도체가 들어있다. 몰드에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가 사용된다. 몰드는 내부를 보호하고 동시에 발생된 빛을 모아주는 렌즈의 역할을 한다. LED 아래에는 발 두개가 달려 있는데, 짧은 쪽이 음극(-), 긴 쪽이 양극(+)에 연결돼 있다. LED의 본체인 머리부분을 자세히 보면 반도체칩을 발견할 수 있다. 반도체칩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음전극과 양전극이 있으며, 반도체칩은 그 중 한 전극에 올려져 있다. 이 전극과 반도체칩을 연결하기 위해 금으로 된 아주 얇은 전선이 사용된다. 이같이 간단한 구조를 가진 LED는 기존의 전구 필라멘트가 가열되며 얻어지는 빛과는 다른 방식으로 빛을 낸다.

즉 전기가 직접 반도체를 통해 빛으로 바뀐다. 따라서 효율이 높다. 또한 반도체의 종류에 따라 발광하는 빛의 색깔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왜 반도체에서 빛이 나오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빛의 색을 조절할 수 있을까. 이 해답은 백과사전이 말하는 어려운 LED의 정의 안에 들어있다. 백과사전에는 LED란 ‘반도체의 p-n 접합구조를 이용해 주입된 소수 캐리어(전자 또는 정공)를 만들어내고 이들의 재결합에 의해 발광시키는 것’이라고 나와있다. 오랫동안 반도체를 연구해온 필자가 이 정의를 볼 때 틀린 말은 하나도 없지만, 솔직히 말하면 필자가 보기에도 알아듣기는 힘든 정의인 것 같다. 어렵더라도 신비한 반도체와 빛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도체의 발광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반도체 원자의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원자핵 주변을 전자가 돌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아무 곳이나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달려야 할 길이 정해져 있다. 이 길을 전자궤도라 한다. 안쪽의 궤도는 비교적 낮은 에너지를 갖는 반면, 바깥쪽의 궤도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다. 이것은 단지 한개의 원자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실제로 보고 있는 물질이 되려면 몇 개의 원자가 모여야 할까. 탄소 12g이면 이 안에 들어있는 원자의 수는 6×${10}^{23}$개(아보가드로수)나 된다. 이게 얼마나 되는 숫자인지 감이 오질 않겠지만 정말 많은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원자가 많아지면 전자들의 길이 쉽게 이 길이 내 길, 저 길이 네 길하고 나눠질리 만무하다. 그래서 대충 비슷한 길(궤도)에 있는 전자들을 모아 띠 모양으로 표현하는데, 이것을 전문용어로 ‘에너지 띠’(energy band)라고 한다. 좀더 쉽게 말하면 에너지 띠란 ‘에너지(힘)가 비슷한 전자들이 모인 방’인 것이다. 전자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없다면 그 방안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다. 이 개념을 이해한다면 물질이 도체, 부도체, 반도체로 구별되는 원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만들어지는 대형 전광판은 반도체로 만든 LED를 이용 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수명이 반영구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장점 덕분이다. 사진은 LED로 만든 대전 월드 컵경기장의 전광판.



에너지 차이 따라 색깔 변화

도체의 띠 구조에서는 방(에너지 띠)에 전자가 반 정도 차있기 때문에 이 방 안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이런 경우 전기가 물질 안에서 잘 흐르게 되고 이런 물질이 바로 도체다. 부도체나 반도체는 이와는 좀 다른 구조로 돼있는데, 아래에는 전자들이 차 있는 방과 위에는 비어있는 방이 있다. 또 그 중간에는 전자들이 있을 수 없는 ‘통행금지구역’이 존재하는데, 이 구역을 ‘밴드 갭’(band gap)이라 한다. 부도체는 아랫방이 전자로 꽉 차 자기 방안에서는 돌아다닐 수 없는데다가 그 윗방은 높아(밴드 갭이 너무 커) 전자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반면 반도체는 자기 방은 꽉 찼지만 위에 빈 방이 가까이 있어(밴드 갭이 작아) 빛이나 열, 그밖에 다른 자극에 의해 아랫방 전자가 비어있는 윗방으로 올라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면 반도체에서 빛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도체의 에너지 띠(방) 구조를 살펴보면 여기에 비밀이 숨어있다. 자극을 받아 위로 올라간 전자는 아랫방에 정공(hole)이라는 분신을 하나 남기게 된다. 전자와 정공은 매우 친하기 때문에 같이 합치려는 경향이 있다(모든 물질은 낮은 상태의 에너지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위의 방에서 돌아다니던 전자는 아래로 내려와 정공과 합치는데, 이때 위에서 높은 에너지를 지니던 전자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낮은 에너지 상태로 변한다. 전자는 이 에너지 차이를 여러가지 다른 에너지로 바꿔 내보내는데, 그 중 한가지 방법이 바로 빛을 내보내는 것이다. 이때 빛의 색깔은 전자가 뛰어내린 높이의 차이, 즉 밴드 갭의 크기로 결정된다. 밴드 갭이 클 경우 단파장의 빛, 즉 파란색 계통의 빛이 나오고, 작을 경우에는 장파장을 갖는 빨간색 빛이 나오게 된다. 물론 가시광선 영역을 벗어나면 자외선이나 적외선이 나온다.

LED가 내는 빛의 색은 적색, 녹색, 청색 등으로 여러가지가 있다. 반도체의 전자가 뛰어내린 높이(밴드 갭)를 조절하면 발생하는 빛의 파장, 즉 색을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밴드 갭은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물질의 밴드 갭 에너지는 물질의 고유 성질이므로, LED에서 나오는 빛의 색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반도체 물질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다.

대표적인 반도체 물질은 4족(최외각 전자가 4개) 물질인 실리콘과 게르마늄이다. 이 물질이 빛을 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들은 빛을 낼 수는 없다. 그 대신 4족 양 옆에 있는 3족의 알루미늄(Al), 갈륨(Ga), 인듐(In)과 5족의 질소(N), 인(P), 비소(As), 안티몬(Sb)을 조합해 만든 반도체 물질은 빛을 낼 수 있다. 비소화갈륨(GaAs), 인화갈륨(GaP), 질화갈륨(GaN), 질화인듐(InN), 비소화인듐(InAs), 인화인듐(InP) 등이 그것이다.

이같이 두가지 이상의 원소가 만나 만들어진 반도체 물질을 화합물 반도체라 한다. 화합물 반도체는 최근 광소자를 만드는 기본 물질로 사용되며 미래 통신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의 가장 큰 장점은 원소 조합을 변화시킴으로써 밴드 갭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에서 나오는 빛의 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현재 적색 LED에 사용되는 물질은 인듐-갈륨-인(InGaP)이고, 청색 LED는 인듐이 조금 포함된 인듐-갈륨-질소(InGaN), 녹색 LED는 인듐이 많이 포함된 인듐-갈륨-질소(InGaN)를 사용하고 있다.


(그림2) LED의 발광원리^물질에는 전자로 차있는 에너지 띠(방)와 비어있는 에너지 띠가 있다. 반도체의 경우 이 두 방 사이의 간격인 밴드 갭이 작기 때문에 빛이나 열, 다른 자극에 의해 아랫방 전자가 비어있는 윗방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때 윗방의 전자는 다시 아랫방의 정공(hole)과 합쳐지면서 빛을 내보낸다.



전원 표시에서 교통 신호등까지

LED는 기존 백열전구에 비해 효율성이 높다. 또 전력 소모가 1/12 정도로 매우 적으며, 수명은 1백배 이상으로 길고, 전기에 대한 반응 속도는 1천배 정도 빠르다. 백열전구는 필라멘트에 전류를 흘려 필라멘트에서 나오는 빛을 사용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에너지는 열로 바뀌고 가시광선(빛)으로 나오는 에너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백열전구는 매우 뜨겁다. 반면 LED는 열이 거의 나지 않는다. LED는 흘려준 전류의 상당부분이 바로 빛으로 바뀌며, 그만큼 같은 전류에 대해 빛으로 바뀌는 효율이 높다. 수명의 경우 백열전구는 5천시간 정도인 반면, LED는 거의 반영구적이다. 거리의 신호등이 가끔 꺼져 있는 이유가 바로 그 안에 백열전구가 쓰이기 때문이다. 이런 신호등이 현재 LED로 바뀌고 있는데, 앞으로 LED 신호등을 많이 사용하면 먹통이 된 신호등을 보기 어려워질 것이다. 또 LED의 경우 반응속도가 빠른데, 끄고 켜는 속도를 빨리 해도 작동한다는 말이다. 반면 백열전구는 고속으로 켰다 껐다 반복하기 어렵다. 이같은 특징을 가진 LED는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예상 외로 특별한 곳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사용된다. 밝기가 그리 밝지 않은 저휘도 LED는 컴퓨터, 모니터 등 각종 전자기기의 전원표시에 쓰이며, 자동차 내부의 속도계나 디지털 숫자를 나타내는 표시기에도 쓰이고 있다. 또한 지하철이나 약국, 병원, 공항 등의 안내판, 도로의 교통상태를 알려주는 표지판 등도 모두 LED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발하는 LED는 TV나 VTR 같은 전자제품의 리모콘에 주된 쓰이는 부품이다.

최근 조명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밝은 고휘도 LED가 등장하고 있다. 적색, 청색, 녹색의 삼원색이 구현되면서 더욱 많은 곳에 LED가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총천연색 전광판이다. 대형 전광판은 수백만개의 적색, 청색, 녹색의 LED로 구성되며, 이 LED의 조합으로 색을 나타내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LED는 전력소모가 적고 수명이 길며, 눈에 훨씬 잘 보인다는 장점 때문에 이미 선진국에서는 교통 신호등을 대치하고 있다. 파란 갓을 쓴 신호등이 아닌 파란빛을 내는 신호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보행 신호등에서도 모래시계라는 이름으로 보행신호의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표시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 모래시계도 바로 LED로 만들어진 것이다. 요즘 최고급승용차의 미등(브레이크등) 또한 빨간 LED로 대치되고 있다. LED는 반도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필라멘트가 빛을 내는 전구에 비해 진동에 강하고 전력소모가 적다. 따라서 자동차 같이 움직이는 곳에 적당하다. 아울러 LED는 안전용품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야간에 도로에서 일하는 인부나 경찰관을 위한 안전복, 표시등 등에 고휘도의 LED가 장착돼 안전성을 높인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LED의 가장 큰 용도는 미래의 실내 조명이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전자제품의 사용이 급증하고 에너지 소비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에너지 문제는 심각하게 됐다. 최근의 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전력난이 있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전력 소모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것이다. 백색 LED는 적색·녹색·청색 LED를 조합하거나, 청색이나 자외선 LED를 이용해 형광물질을 빛나게 하면 제작할 수 있다. 현재 백색 LED는 개발이 거의 완료됐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아직 생활에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량 생산으로 단가가 싸질 경우 곧 우리 생활에서 LED로 만든 전구를 보게 될 것이다.


브라운관과 형광램프 이용한 광화문의 전광판들

빛의 삼원색은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이다. 컬러 브라운관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RGB 모니터라고 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잠깐 RGB 모니터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컬러 브라운관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빨강, 초록, 파랑색을 내는 작은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패턴들은 각각 빨강, 초록, 파랑색을 내는 발광물질로, 전자총에서 가속돼 높은 에너지를 지니는 전자들이 이 부분과 충돌하면 각각의 색을 내게 되고 이 빛의 삼원색을 조합하면 총천연색이 얻어지는 것이다. 컬러 브라운관 안에는 이런 패턴들이 무수히 많고, 이들을 이용해 화면 전체의 이미지를 구성하게 된다. 대형 전광판에도 이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총천연색 브라운관 전면을 스캐닝하는 전자총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그 대신 빨강, 초록, 파랑색만 내는 조그만 브라운관을 만들어서 이들을 전체화면 크기에 필요한 양만큼 조합하면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이 만들어진다. 현재 조선일보사 사옥에 걸려 있는 전광판은 바로 이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빛의 삼원색을 내기 위해 형광램프를 사용할 수도 있다. 가정에서 쓰는 형광등의 원리를 잠깐 생각해보자. 형광등 내에는 불활성 가스가 들어 있고 이들을 방전시키면 높은 에너지를 갖는 이온들이 만들어진다. 이들이 형광등 한쪽에 발라 놓은 백색을 내는 형광물질과 충돌해 백색을 내게 되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조그만 형광램프를 만들어놓고 이 안에 바르는 형광물질을 적절하게 선택하면 빨강, 초록, 파랑색의 빛을 내는 미니 형광램프들을 만들 수 있고 역시 이들을 전체화면 크기에 필요한 만큼 조합하면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이 가능하다. 현재 동아일보사 사옥에 걸려 있는 전광판은이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에 처음 설치됐던 총천연색 대형전광판은 바로 형광램프를 이용한 대형 전광판이었다.

2002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박현정
  • 윤의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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