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긴수염고래가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웹사이트에 6월 19일 보도됐다. 이번 연구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해양 생물학자인 도날드 크롤과 산타 크루즈를 비롯한 동료들.
연구팀에 따르면 수컷 긴수염고래는 깊은 선율이 흐르는 사랑의 노래를 불러 암컷 수염고래에게 구애의 신호를 보낸다. 연구팀은 배에 1백20m 길이의 줄을 장착하고 멕시코 연안과 캘리포니아만을 훑어갔다. 줄에는 16개의 수중용 마이크로폰을 장착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노래하는 고래와 노래를 하지 않는 고래를 구분하고, 작은 화살로 각각의 피부 샘플을 얻었다. 샘플의 유전자를 분석해 그들의 성을 알아본 결과, 수컷 긴수염고래가 저주파의 노래를 큰 소리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영국 세인트 앤드류스대의 음성학 전문가인 빈센트 야닉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수컷 긴수염고래가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면서 “이 노래는 암컷 수염고래를 유혹하거나 다른 수컷 고래로부터의 접근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또한 야닉 교수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음이 점차 증가하면서 고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업용 배, 군사용 수중음파탐지기, 탄성파탐사 등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소음이 고래가 보내는 저주파 신호와 섞여 왜곡될 경우 긴수염고래의 목소리를 통한 ‘구애작전’은 실패하게 된다는 말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소음이 고래들의 신호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알아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