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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에서보다 빠른 빛, 상대성이론에 어긋날까 ?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 상대성이론에 어긋날까?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에서 어떤 것도 진공에서의 빛보다 빠를 수 없다고 얘기했다. 이는 물리학의 대표적인 불문율에 해당한다.

그런데 2000년 7월 이 불문율에 도전장을 던지는 듯한 연구가 네이처에 소개됐다. 미국 프린스턴에 위치한 NEC 연구소의 리준 왕 박사 연구팀이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이제 틀린 것일까.

사실 느린 빛 연구와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의 연구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다.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이라고 하면 느림보 빛과 마찬가지로 사인파가 아니라 펄스다.

두 연구 모두 원자가 공명을 일으키는 빛을 대상으로 속도를 늘리고, 줄였다. 이 빛의 영역에서 진동수에 따라 물질의 굴절률이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점은 이 변화값, 진동수에 대한 물질의 굴절률의 미분값 부호가 서로 다를 뿐이다. 느린 빛의 경우 이 미분값이 양으로 수백만쯤 된다. 반대로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을 얻으려면 이 부호가 음이 돼야 한다.

진공에서보다 빠른 빛을 만들기 위해서는 느린 빛에서 필요했던 2가지 빛 외에 하나 더 보태진다. 이때 추가되는 빛은 제2의 Ωc로, 느림보 빛 연구와 달리 강력한 연적이 둘 있는 셈이다. 그러면 Ωp가 진공에서보다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

진공보다 빠른 빛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대다수 물리학자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와 인과율(원인이 되는 사건이 결과보다 먼저 일어난다)에 위배되느냐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NE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펄스의 위상이 가장 높은 지점이 물질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반대편에서 그 물질로부터 나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즉 원인이 일어나기도 전에 결과가 먼저 반대편 문을 열고 나온 셈이다.

이 연구가 발표된 뒤 물리학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결과가 상대성원리와 인과율에 어긋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때 펄스가 진공에서보다 빠른 까닭은 펄스를 구성하는 사인파들이 물질을 통과하는 동안 위상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어서 펄스가 진공보다 빨리 진행하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인파의 각 지점들이 빛보다 빨리 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펄스가 진공에서의 빛보다 빠르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고 말한다.

정보는 펄스로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보는 빛보다 빠를 수 있을까. 이에 따르면 물질을 지나면서 펄스가 새롭게 형성됐기 때문에 물질에 들어가기 전 펄스와는 다른 것이고, 따라서 정보는 손실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펄스가 정보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은 펄스 모양이 0과 1을 구분하는 파형을 형성하기 때문이 아닌가. 펄스가 파형이 변하지 않고 물질을 통과했을 때 진공에서보다 빨리 전달됐다면 정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종결되지 않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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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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