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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금 정련기술, 유럽보다 수 세기 앞섰다

금과 은을 추출하는 데 현재도 널리 쓰이는 물질인 수은아말감이 잉카제국 이전부터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 미국지질조사국에서 활동하는 지질학자 윌리암 브룩스는 16세기에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잉카제국을 침범했을 때 빼앗아 온 금박 장식품들에서 수은아말감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은이 검출됐다고 10월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린 연례 지질학회회의에서 발표했다.

브룩 박사가 콜롬비아와 페루에 있는 그의 동료들과 분석한 7개의 금박 장식품들 가운데에서 3개는 잉카제국 시대 전인 750~1375년경 안데스 산맥에서 발달한 고대 도시인 시칸에서 제작된 것이고, 나머지 4개는 스페인이 침공했을 당시 콜롬비아에서 가져온 것이다.

브룩 박사팀은 이 장식품들의 박막에서 수은이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시칸의 토착민들이 금과 은의 원광석을 잘게 부숴 액체 수은과 섞는 방법으로 수은아말감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아말감을 끓여서 수은을 증발시키면 거의 순수한 금과 은만 남는다. 고대 로마인들이 1세기경부터 수은아말감으로 금과 은을 정제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된 건 12세기가 지나서였다.

잉카제국 이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의 토착민들이 금과 은을 추출하고 정련하는 기술이 있었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제기돼왔다. 1552년 스페인 정복자들은 잉카제국을 침범했을 당시 납치한 황제의 몸값으로 11t의 금과 은을 가져갔다.

브룩스 박사는 “페루 해변을 따라 강바닥에서 발견되는 미세한 금 조각들 또한 사금에서 금을 채취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시칸에서 가져왔다는 증거들은 부유층의 무덤에서 캐낸 약탈품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뿐”이라고 주장한다.

또“시칸에선 장례를 치를 때 사체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수은의 원광인 진사를 칠했다”며 “그 때문에 증거라고 알려진 장식품들에 수은이 묻는, ‘오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진사로 만든 물감에는 수은과 황의 화합물이 들어 있어 밝은 주홍빛을 띤다.

브룩 박사는 “설사 장식품들에 진사 오염물질이 묻었다고 해도 이를 제거하면 고대인들이 진짜 사용했던 수은이 드러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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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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