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日 독도 수로측량 계획

해저지형도 자기네 땅?

지난 4월 14일, 일본 해안보안청이 국제수로기구(IHO)에 ‘수로측량계획’을 통보하면서 동해에 긴장감이 돌았다. 수로측량의 범위 안에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독도 주변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수로측량을 통해 찾아낸 해저지형에 일본 이름을 붙이겠다는 속셈이다.

우리나라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본 해상보안청은 해양지형도를 작성할 수 있는 관측장비를 실은 탐사선 메이요(明洋, 621톤)와 가이요(海洋, 605톤)를 사카이항에 입항시켰다. 우리나라는 독도 해역에 경비정 20여척을 배치해 진입저지에 나섰고 유명환 외교부차관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차관이 외교협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수로측량이 왜 그렇게 문제되는 걸까. 일본이 해저지형을 발견해 이름을 붙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수로측량은 해상 교통안전과 해양 개발에 이용하기 위한 탐사활동으로 주로 수심, 중력, 지자기, 지형, 지질을 측량하고 조사한다. 좁은 의미로는 배들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수면 아래 장애물은 없는지, 배가 지나갈 수 있는 충분한 수심이 되는지, 해수의 특성과 해양환경이 어떠한지를 조사하는 것이고, 넓은 의미로는 해양 개발이나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해저지형이나 해저지층, 중력이나 지자기 등 지구물리학적 자료를 얻는 조사활동을 말한다.

수로측정에 사용하는 ‘에코사운더’(EchoSounder)라는 음향측심기는 소리를 해저 바닥에 쏘아 돌아오는 시간으로 깊이를 측정해 해저지형을 손금 들여다보듯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지층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탄성파 탐지기’를 사용한다. 에코사운드와 원리는 같지만 수심이 아닌 지층을 파악해야 하므로 더 강한 음파를 사용한다.

그밖에도 중력의 변화를 측정하는 중력계와 지구의 자력을 관측하는 장비인 자력계 등을 사용한다. 중력계와 자력계는 해저광물과 석유 탐사에 이용된다. 관측된 데이터는 입체영상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지도를 만들 수 있다.

일본 탐사선의 수로측량은 학술 목적보다 영유권 확보의 의미가 크다. 독도 인근 해저지형이 일본 이름으로 정해져 있다면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굉장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해양지명은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지명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고 정부 고시를 통해 정식 명칭으로 사용한다. 2005년 11월 제9차 해양지명위원회는 강원도 앞바다에서 울릉도와 독도 남쪽에 이르는 수심 1000~1200m의 해저분지를 ‘울릉분지’라고 이름 붙이고 다른 18군데의 해저지형에 이름을 붙였다.

올해 6월에는 독일에서 IHO 해저지명소위원회가 열려 울릉분지를 포함한 18개 지명에 대해 국제공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외교협상 과정에서 IHO에 한국명으로 해저지명을 등록하지 않으면 수로측량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름 뒤에 따라오는 해양 자원

우리가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라고 주장하고 실제로 관리하고 있어도 외국 지도에 일본의 ‘다케시마’라고 표시된 것이 많다. 일본은 국제사회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각인시키고, 동해를 일본해로 만들려고 외교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남쪽에 있는 아주 조그만 산호섬인 오키노토리시마에 산호초를 복원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이 이 작은 산호섬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것이 일본 영토가 되면 이를 기준으로 일본이 가질 수 있는 200해리 EEZ의 면적은 일본의 육지면적보다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독도를 차지하게 되면 그로 인해 늘어나는 바다영토 면적은 어마어마해진다.

해양영토가 넓어지면 그 안에 속한 해양자원은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이다. 독도 주변에는 굉장한 양의 생물자원과 에너지자원이 있다. 특히 광물자원으로 메탄하이드레이트와 해양심층수가 주목된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이 얼음처럼 굳은 고체 상태로 그 자체가 에너지원이 되며 석유가 묻혀 있는지를 알려 주는 지표가 되는 중요한 광물이다. 수심 200m 지역에 있는 해양심층수는 의약용 물질이나 식품, 화장품 따위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부터 독도의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조사를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소 없는 외양간은 의미가 없다. 일본의 ‘도발’에 대응하기 보다는 ‘선점’하는 대비가 필요한 시기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수로측량을 통해 그려낸 울릉도·독도의 해저지형.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원섭 기자

🎓️ 진로 추천

  • 해양학
  • 국제학
  • 정치외교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